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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번 2개' 안근영 전무, 인연이 만든 '성공 방정식' [LB인베스트를 움직이는 사람들]③17년차 배테랑 심사역, 메가스터디·하이즈항공 등 잭팟

신상윤 기자공개 2019-06-27 08:05:04

[편집자주]

대기업 계열사로 출발한 LB인베스트먼트는 어느새 그 꼬리표를 떼고 '벤처투자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신뢰와 투명성, 도전과 성과, 인재를 중시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단순 투자자가 아닌 기업 성장에 없어서는 안 될 정통 벤처캐피탈(VC)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가 글로벌 VC로 도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이들의 철학과 비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6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근영 LB인베스트먼트 벤처2그룹장(전무·사진)은 유일하게 사번 2개를 가진 임직원이다. 그는 2005년과 2009년 LB인베스트먼트에 두 번 입사했다. 투자한 기업의 경영진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면 LB인베스트먼트에서만 10년 넘게 자리를 지켰다. 안 전무는 콘텐츠와 커머스, 엔터테인먼트, 모바일 등 투자를 통해 '벤처투자 명가' LB인베스트먼트를 있게 한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인연'을 중시한 투자 '성공 방정식'

안근영 LB인베스트먼트 전무(new)
안 전무는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투자 심사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가 투자한 기업의 성공 방정식은 사람에게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VC업계 17년 차 배테랑 안 전무는 사람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산업에 관한 통찰력을 얻고 투자의 성공을 만들어 낸다. 대표적인 사례가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과의 인연이다.

안 전무는 2001년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에서 VC업계 첫발을 뗐다. 그의 대표적인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메가스터디도 이 시기에 투자가 진행됐다. 당시 메가스터디는 온라인 교육 시장 태동기에 맞물려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었다. 안 전무는 투자를 검토하던 중 사무실을 청소하던 직원의 자녀가 메가스터디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한다는 얘기에 투자를 결심했다. 시장의 잠재력과 더불어 손 회장이 사회공헌에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투자의 결실은 원금의 11배 회수라는 화려한 성적표로 돌아왔다.

손 회장과의 인연도 끝이 아니었다. 메가스터디는 학원 수준에서 교육 영역의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인사와 재무, 기획 등 다방면으로 총괄할 사람이 필요했다. 손 회장은 안 전무를 기업의 기본적인 틀을 잡을 사람으로 낙점했다. 특히 메가스터디는 코스닥 상장 후 경영 측면에서 많은 손길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가 2007~2008년 LB인베스트먼트를 떠나 메가스터디에서 전략기획팀 상무로 길을 걸은 이유다. 안 전무는 2년 뒤 2009년 LB인베스트먼트에 복귀해 다시 VC의 길을 걷는다. 하지만 현재도 메가스터디 사외이사를 맡는 등 손 회장과 20년 가까운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성공한 투자는 또 다른 성공으로 이어졌다. 안 전무가 단독으로 투자를 주도해 7배에 달하는 수익을 안겨준 하이즈항공이다. 2001년 설립된 하이즈항공은 원래 현대우주항공의 납품업체였다. 하지만 항공산업 구조조정으로 납품이 끊기며 생존 여부도 불확실했다. 그나마 국내외에서 팔리던 장난감 비행기가 유일한 매출원이었다.

이런 상황에 있던 하이즈항공을 안 전무에게 소개한 사람은 손 회장이다. 그는 2004년 손 회장만 믿고 하이즈항공을 찾았다. 당시만 해도 VC업계에서 하이즈항공은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었다. 안 전무는 투자가 아닌 경영컨설팅과 함께 회사가 엔젤투자 등을 유치할 방법을 소개했다. 2010년 하이즈항공이 보잉 B787 부품 납품 기회를 얻으며 재도약의 기회가 생겼다. 하이즈항공은 안 전무에게 LB인베스트먼트가 50억원을 단독으로 투자할 기회를 줬다. 결국 하이즈항공은 코스닥에 상장해 7배에 달하는 수익으로 되돌아왔다.

◇2005년 구본천 부회장에 '자원'…"10년 이상 직접 발로 뛸 것"

안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사를 마쳤다. LG전자와 PwC컨설팅에서 근무하며 세상의 변화를 이끌어 시장에서 평가받고 싶다는 희망을 품었다. LG전자 근무 당시 선임이었던 윤건수 DSC인베스트먼트 대표 제안으로 VC업계에 발을 디뎠다. LB인베스트먼트에는 2005년 대학 동문 모임에서 만난 구본천 부회장이 심사역을 추천해달라는 제안에 자원해 합류했다.

컨설팅업계 재직 경험은 투자기업의 경영전략 등을 세우는 데 유용했다. 특히 사업구상은 좋지만 인사 및 마케팅 등에 부족함이 있는 벤처기업은 안 전무가 구체적인 컨설팅을 통해 투자를 성공으로 이끌기도 했다. LB인베스트먼트가 추진하는 신규 사업도 그의 담당이었다. 2005년 마이크로스케일(현 LB세미콘) 인수와 2010년 첫 PEF 펀드 결성 등을 통해 LB인베스트먼트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안 전무의 투자 성과는 대표 펀드 매니저를 맡은 '미래창조LB선도기업투자펀드20호(약정총액 1195억원)'를 통해 엿볼 수 있다. 2014년 결성된 이 펀드는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 툴젠, 바디프랜드 등을 비롯해 마켓컬리와 모비릭스 등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포트폴리오들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카카오게임즈와 모비릭스 등은 각각 투자원금의 5배가 넘는 규모를 회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IRR 13%가량에 청산한 'LB 제미니 신성장펀드 16호'도 안 전무가 전체 성과보수의 45%에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LB인베스트먼트는 심사역의 기여도에 따라 성과보수를 책정한다.

안 전무는 VC가 기업에 투자해 간접적으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사역에 대한 평가도 투자한 회사가 성장한 가치만큼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를 위해 안 전무는 많은 사람을 통해 산업 동향과 트랜드를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그가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여전히 수십 페이지에 달하는 투자심의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는 이유다.

안 전무는 "앞으로 10~15년 이상은 트랜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공부하며 발로 뛰는 심사역이 되고 싶다"며 "LB인베스트먼트가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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