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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이 파는 헤지펀드가 필요하다 [thebell note]

최필우 기자공개 2019-07-15 13:26: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린 그런 위험한 거 안팝니다."

얼마 전 기자가 관심을 둔 헤지펀드를 시중은행 상품담당자에게 문의했다가 들은 말이다. 이 펀드를 낸 운용사는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와 자산가에게 나름 실력을 입증한 곳이다. 마침 해당 운용사도 은행 채널에 상품을 걸고 싶은 눈치였다. 고객 성향을 감안해 보수적인 구조를 취했으나 은행에선 헤지펀드라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

은행원 사이에는 알게모르게 헤지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밖 대다수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다. 한 넷플릭스 드라마에 나오는 헤지펀드처럼 불법으로 내부 정보를 활용하고 투기와 공매도를 일삼는 세력으로 여겨진다. 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먹튀' 이미지를 남긴 것도 부정적 평가에 한몫한다.

최근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30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성장했다. 역시 은행은 기여도가 높지 않다. 잘 모르고 위험해 보이는 상품을 판매했다가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일 것을 걱정해서다. 같은 금융그룹에 속한 증권사가 상품 전략을 총괄하는 IPS본부를 통해 헤지펀드를 소개하고 있지만 은행이 주도적으로 판매한 경우는 드물다.

그사이 몇몇 헤지펀드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매년 10% 안팎 수익률로 '절대수익 추구'라는 헤지펀드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롱(Long) 위주 전략으로 연 두자리수 수익률을 거뜬히 낸다. DS자산운용은 프리PO(상장전 지분투자)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 모두 은행에서 팔리지 않은 펀드다.

변화 조짐은 있다. 몇몇 시중은행은 최근 공모운용사 전환을 준비 중인 헤지펀드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라임자산운용 상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펀드를 처음 가판대에 올렸다. 향후 두 운용사가 공모펀드를 낸다면 은행을 통한 펀드 판매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은행 고객에게 헤지펀드가 필수는 아니다. 공모펀드를 활용해도 경쟁력 있는 자산관리가 가능하다. 다만 최근 두각을 나타낸 펀드가 대부분 헤지펀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은행의 상품 외연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시중은행은 투자자 저변이 가장 넓은 판매 창구다. 은행원이 이해하고 판매하는 헤지펀드가 많아져야 고객 선택지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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