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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업체 두올산업이 '빗썸'에 엮인 과정은 김병건 BK그룹 회장 인수추진 시기 대주주 변경 시작, 주주 바뀌자 사업 다각화

임경섭 기자공개 2019-07-11 09:01:4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0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고 있지는 않지만 두올산업이 공시한 내용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두올산업은 빗썸을 인수할 예정인 SG BK그룹의 자금 조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빗썸 인수전의 향방도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됐지만 동시에 두올산업이라는 생경한 자동차부품회사가 어떻게 빗썸 인수판에 엮이게 됐는지, SG BK그룹의 자금조달과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됐는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두올산업은 지난 9일 SG BK그룹(SG BKGroup PTE. LTD.) 지분 57.41%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취득 금액은 두올산업의 자기자본 대비 9배에 이르는 2357억원에 달한다. SG BK그룹은 싱가포르 국적의 회사로 김병건 BK그룹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김 회장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인수하려 하는 인물로 이미 유명해진 인사다.

차량용 카페트를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회사 두올산업이 SG BK그룹 인수판에 엮인 시기는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시기 때부터였던 것으로 보인다. 두올산업은 조인회 두올 사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IHC의 종속회사로 있었다. 지난해 6월 기준 IHC는 두올산업의 지분 34.74%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외 두올물산이 1.26%, 조 사장의 모친인 정용자씨가 1.15%를 가지고 있었다. 특수관계자들의 지분율 합계는 37.14%였다.

두올산업 지배구조

그러다 IHC 등은 두올산업 지분을 지난해 10월 위드윈투자조합37·38호에 매각한다. IHC와 두올물산, 정용자씨 등 특수관계자는 보유한 주식 483만4782주를 총 160억원에 매각했다. IHC는 보유한 두올산업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90억원의 처분이익을 올렸다. 위드윈투자조합38호는 이후 1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지분율 최대주주로 올라섰고 위드윈투자조합 38호와 37호는 각각 두올산업의 지분 26.33%와 21.72%를 확보했다.

IHC 등 대주주가 두올산업 지분을 매각했던 시기는 김병건 회장이 빗썸 인수를 추진하던 시기와 엇비슷하다. 다만 이 당시까지만해도 두올산업과 빗썸 사이의 M&A 인연은 전혀 감지되지도 않았고 시장에 알려지지도 않았다.

사모펀드에 팔린 이후 두올산업은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탈피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대주주(위드윈투자조합37·38호)는 두올산업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을 인수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위드윈투자조합37·38호의 운용사인 위드윈베스트먼트는 지난해 9월 모매체를 통해 "카메트 부품 사업 역량 강화와 함께 바이오 분야에 신규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두올산업 등기임원

위드윈투자조합37·38호가 여기에 더해 보폭을 넓혀 SG BK그룹 인수를 구체화 한 시점은 올해 초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초부터 두올산업의 주요주주이자 경영진으로 이창현 대표이사와 신재호 사내이사 합류했다. 지난해 10월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직후 취임했던 변태웅 대표이사가 사임했고 2명의 사내이사를 비롯해 총 5명의 임원이 새로 합류하는 등 경영진에 큰 폭의 변화가 생겼다.

올 3월 새로 부임한 이 대표이사는 두올산업의 SG BK그룹 인수를 결정한 핵심 인물로 파악된다. 두올산업은 2357억원에 달하는 SG BK그룹 인수 공시를 하면서 자금조달 계획도 밝혔는데, 이 대표가 지분 50%를 출자한 발해컨소시엄이라는 업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두올산업은 공시에서 발해컨소시엄이 150억원 가량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전환사채로 100억원을 투입해 두올산업 최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라고 함께 공시했다.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발해컨소시엄은 두올산업의 지분 23.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대표이사직을 맡은 데 이어 최대주주로 등극한다는 것은 두올산업의 SG BK그룹 인수 결정의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증거다.

신 사내이사 역시 두올산업의 의사결정에 확실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어 보인다. 신 사내이사는 제이디알에셋의 대표이사로, 이 회사에 100%를 출자했다. 제이디알에셋은 올해 2월 말부터 위드윈투자조합38호에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한 최대출자자다. 더불어 제이디알에셋은 오는 9월까지 두올산업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50억원을 추가 납입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경영진의 부임 시기는 SG BK그룹의 빗썸 인수 계획이 변경된 시기와 맞물린다. 당초 김병건 BK그룹 회장은 BK컨소시엄을 통해해 올해 2월까지 4억달러의 인수대금 지급을 완료하고 빗썸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2월까지 잔금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이후 납입 계획을 9월로 변경했다.

두올산업이라는 낯선 자동차부품회사는 이렇듯 최대주주가 연이어 바뀌는 과정을 거쳐 지금은 빗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김병건 회장의 SG BK그룹 인수를 추진하는 주체가 됐다. 김병건 BK그룹 회장, 이창현 두올산업 겸 발해컨소시엄 대표이사, 신재호 두올산업 이사 겸 제이디알에셋 대표이사, 나아가 조인회 두올 사장 등의 인물 연관성은 아직 알려진게 없다. 정황상 확실해 보이는건 김병건 회장이 빗썸을 추진하기 시작한 시기 두올산업의 대주주 변화가 시작됐고 약 1년 3개월여가 지난 최근 그 변화의 구체적 모습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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