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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해결사' 차남규, 금융계열사 난제 푼다⑤갈등봉합·조직관리 등 다양한 역할 수행…8년째 한화생명 수장

김성진 기자공개 2019-07-16 09:17:36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2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사진)은 보험사 장수(長壽) 최고경영자(CEO)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그룹 내 평가는 다방면에 걸쳐 재능을 보유한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로 통한다. 한화그룹에 몸담은 40년동안 한화기계·한화정보통신·여천NCC 등을 두루 거치며 성과를 쌓은 데 따른 평가다.

특히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당면 과제를 풀어내는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입지를 다졌다. 현재 차 부회장은 금융사업 총괄 책임자로서 금융 계열사 수직 계열화, 신회계기준(IFRS17) 대비 등의 난제들을 풀어가고 있다.

◇기계·보험·조직관리·해외진출 등 다양한 업무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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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한화기계(옛 한국베어링)로 입사했다. 20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한 그는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 한번도 승진인사에서 누락된 적 없이 이사까지 올라갔다.

그룹 내에서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1년 여천NCC 상무이사로 선임되면서다. 여천 NCC는 한화그룹과 대림그룹이 공동 출자해 세운 합작법인으로, 노조의 파업이 심화하면서 합작사끼리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당시 차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 이를 봉합했다. 당시 차 부회장은 여천NCC의 관리담당으로 갈등 상황을 매끄럽게 처리하며 해결사로서 역량을 드러냈다.

이후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이 보험업에 뛰어들기 위해 인수한 한화생명(옛 대한생명)의 초대 지원총괄 자리에 선임됐다. 인수 후 어수선한 조직분위기를 수습하고 안정시키는 역할이 부여됐다. 그는 단 한번도 금융업을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여천NCC에서 보여준 조직운영역량을 인정받아 중책을 맡게 됐다.

차 부회장은 이후에도 그룹 내 다양한 분야에서 해결사 역할을 했다. 2005년 한화생명이 중국시장 진출을 추진할 때 중국 주재원으로 가서 직접 실무업무를 했다. 중국 진출을 무사히 성공시킨 그는 2007년 친정인 한화테크엠(옛 한화기계)의 대표인사로 발탁됐다. 당시 한화그룹은 구조조정본부를 해체하고 계열사 6곳의 대표인사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인사를 발표했다. 계열사의 자율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전문인력들을 주요경영진으로 선임했다. 이 과정에서 차 부회장이 친정으로 복귀했다.

2년간 한화테크엠을 안정적으로 이끈 차 부회장은 2009년 다시 한화생명으로 이동했다. 신설부서인 '보험영업총괄' 임원으로 자리하며 영업맨으로 활약, 업계 상위권 입지를 확고히 하는 실적을 거뒀다. 제조와 금융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로서의 면모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수직계열화 등 난제 산적…차 부회장 해결사 역할 주목

차 부회장은 지난 2011년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8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핀테크 도입과 동남아 시장 진출 등이 공적으로 평가되며 2017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에 존재하는 단 3명의 부회장 중 한 명으로 금융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차 부회장은 여러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을 수직계열화하는 작업을 수행하는 동시에 지난해부터 악화하기 시작한 실적도 신경써야 한다. 오는 2022년 새로 도입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도 개선해야 한다. 차 부회장의 해결사로서의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차 부회장은 올해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새로 합류한 여승주 사장과 업무분담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여 사장은 한화그룹의 경영기획실에서 금융팀장을 맡던 인물로 손꼽히는 재무전문가다. 여 사장이 IFRS 도입과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맡고, 차 부회장이 금융계열사 수직계열화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은 현재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그 아래 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 순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단순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계열사 간 시너지 측면에서 중요할 뿐 이나리 한화그룹의 승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룹 구석구석을 경험하고 난제를 풀어나가던 차 부회장의 경륜과 전문성을 등에 업은 여 사장이 한화생명의 당면 과제를 풀어나가는 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차 부회장은 한화그룹에서 오래도록 고위직을 맡으며 중요 결정을 내리는 역할을 맡아왔다"며 "구석구석 미세한 부분을 관리한다기보다는 큰 틀에서 경영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계속 수행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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