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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서 이미 각자의 길…SKC코오롱PI 예고된 결별 투명 PI필름 분야 수년전부터 독립 개발 움직임

박시은 기자공개 2019-07-16 08:25:06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5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합작설립한 SKC코오롱PI의 매각 결정을 두고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선 SKC코오롱PI의 주력 생산제품인 폴리이미드(PI) 필름의 수요 감소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사업정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PI 필름은 접는 스마트폰(폴더블 스마트폰)과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첨단소재다. 높은 내구성이 특징으로 꼽히며 현재는 스마트폰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SKC코오롱PI는 현재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점하고 있는 1위 업체다.

2000년대 초반부터 PI 필름 개발에 착수했던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가 각 사의 PI 필름 사업부를 떼어낸 후 합작설립한 것이 SKC코오롱PI다. 설립 초기 지분을 50% 씩 나눠가졌던 양사는 2014년 회사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각각의 지분율이 27.03%로 줄어들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와 SKC 지분의 합은 54.06%로 이번에 이 지분 전량이 매물로 나온 것이다.

두 회사가 동일한 지분을 보유했기 때문의 SKC코오롱PI의 임원진도 4대4 동수로 맞춰 구성됐다. 대표이사는 SKC 출신, 부사장은 코오롱 출신 인사가 맡아왔다. 지난 2015년과 2016년 실적부진의 책임을 물어 3년 동안 두 차례나 대표이사를 교체했지만 모두 SKC 출신으로 채워졌었다.

SKC코오롱PI가 생산하는 PI 필름은 갈색을 띤 유색 필름으로 디스플레이 기판 하단부에 베이스 필름으로 쓰인다. SKC코오롱PI의 공급사 비중은 삼성 35%, 애플 25%, 화웨이 13%정도다. 다만 최근 시장 수요는 기존 유색 필름에서 투명 PI 필름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투명 PI 필름은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커버 윈도우에 주로 쓰인다. 기존 유리로 제작됐던 디스플레이가 폴더블 기능이 요구되면서 접히면서도 내구성이 뛰어는 투명 PI필름으로 소재가 바뀐 것이다. 시장에선 이 투명 PI 필름이 결국 유색 PI 필름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기업들도 이 투명 PI 필름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이 코오롱인더스트리다. 9년 전부터 관련 사업을 준비해온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 2016년 국내 최초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해 CPI(Colorless PI)라는 상표명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2018년에는 구미공장에 양산 설비를 완료하고 이미 폴더블 스마트폰 고객사에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SKC 역시 TPI(Transparent PI)라는 이름으로 현재 특허를 출원 중이다. 2017년 12월부터 진천공장에 투명 PI 필름 양산을 위한 설비에 들어갔고, 올해 하반기 완공 후 곧바로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관계사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특히 국내 투명 PI 필름 시장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쟁관계에 있는 일부 첨단소재에 대해 한국으로의 수출을 제한하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수출 제한 품목 중 하나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바로 투명 PI 필름이다.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선보인 삼성전자는 일본 스미모토 화학에서 투명 PI 필름을 공급받았는데, 이번 수출규제로 국내 양산시설을 갖춘 코오롱인더스트리나 SKC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는 이미 PI 필름 회사를 공동 운영하고 있음에도, 투명 PI 필름 분야에 대해선 각자 대응해왔다. 매각을 염두에 두고 각 사가 신사업 전략을 독립적으로 짜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 회사는 매각을 공식화하기에 앞서 일찌감치 SKC코오롱PI 지분을 모두 정리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2017년 초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은 2014년 기업공개(IPO) 때 취득했던 소수지분 전량을 처분한 바 있다.

그럼에도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이번 매각에 관심있는 건 PI 필름 자체의 성장성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외에 전기차 배터리 절연소재로도 사용되기 때문에 친환경차 확대에 따른 수혜도 기대되는 등 SKC코오롱PI의 납품처가 더 다양화되고 확대될 것으로 잠재 투자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편 지분 54.06%에 대한 매각가로 7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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