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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홍 회장, JB금융 내부등급법 도입에 사활 [내부등급법 이슈 진단] ①기존 작업 전면 백지화, 광주은행 모형 이식...자본비율 제고 절실

김현정 기자공개 2019-07-22 10:55:4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9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김한 전 JB금융 회장 체제에서 진행했던 내부등급법 작업을 전면 백지화하고 기존 광주은행의 모형을 JB금융과 전북은행에 이식하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지지부진했던 내부등급법 구축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JB금융은 고질적 문제인 자본건전성 악화를 해결하는 한편 급성장한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내부등급법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부등급법이란 은행 자체 내부 신용평가 시스템에 의해 산출된 리스크 측정 요소를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내부등급법 기준으로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면 각 회사들은 위험가중자산을 이전보다 낮출 수 있어 자본비율 상승효과를 얻게 된다. 내부등급법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자체적으로 이를 구축하지 않은 곳은 감독당국이 제시한 표준등급법을 사용하게 된다.

JB금융 계열사 가운데 현재 광주은행만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아 사용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2012년부터 자본비율 산정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해왔다. 사실 광주은행의 내부등급법 승인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였던 시절에 이뤄진 것이다. JB금융은 2014년 광주은행을 인수했다.

JB금융의 기존 계열사인 전북은행은 광주은행이 JB금융에 편입된 뒤에도 내부등급법을 구축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은행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표준등급법만으로도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JB금융이 광주은행을 인수했던 2014년 당시 전북은행의 자산 규모는 13조원으로 지방은행들 가운데 가장 작았다. 부산은행 자산 규모는 46조원, 대구은행 40조원, 경남은행 32조원, 광주은행 19조원 수준이었다. 현재 전북은행을 제외한 모든 지방은행들이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아 쓰고 있다.

내부등급법을 구축하려면 돈과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한다. 모형을 만들어 금감원에 승인 신청을 하기 전까지 2~3년가량의 시간이, 금감원이 모형을 돌려보며 테스트하는 데만 1~2년이 필요하다. 전북은행 입장에선 이런 비용을 투입하면서까지 내부등급법을 만들 실익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전북은행이 자산규모를 18조원(2019년 1분기 말 기준)까지 끌어올리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김한 전 JB금융 회장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를 두 축으로 삼는 '투 뱅크' 체제의 안착을 목표로 세우며 두 은행 사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전북은행을 빠르게 성장시켰다.

2018년에는 전북은행 순이익이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54.5%나 증가한 수치였다. 당시 광주은행의 순이익은 1533억원. 전년보다 13.5% 증가한 수준이었다.

두 은행의 모회사인 JB금융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JB금융은 2011년 JB우리캐피탈과 JB자산운용, 2014년 광주은행,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산 규모가 크게 불어났고 더불어 리스크 관리 능력을 키워야할 필요성이 커지게 됐다.

현재 J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위험 신호를 알리고 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보통주자본'으로 이 수치가 낮다는 것은 위기에 대응할 내부 자본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1분기 기준 J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은 9.3%로 금융당국의 권고치(9.5%)를 밑돌고 있다. 이는 같은 지방 금융지주사인 BNK금융지주(9.68%), DGB금융지주(9.91%)와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이다.

지방금융지주사 보통주자본비율

금융당국은 리스크가 있는 자산을 끌어 모을 것이면 그에 맞는 자본을 키우거나 자본이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면 리스크 대응력이 떨어질 것이므로 공격적으로 자산을 늘리지 말라는 뜻으로 권고치를 정하고 있다.

실제로 JB금융은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7년부터 리스크가 있는 자산은 디마케팅을 통해 축소해왔다. 다만 그 영향으로 현재 자산 역성장 국면에 직면해있다. JB금융은 1분기 말 기준 자산이 46조527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지난해 1분기 말보다 2.9% 줄었다. JB금융을 제외한 다른 7개 금융지주사들은 같은 기간 모두 자산이 증가했다.

내부등급법이 도입될 경우 JB금융의 자본비율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분화된 등급 분류로 위험가중자산 규모가 줄어들어 보통주자본비율이 0.6~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JB금융은 내부등급법 전환 시점을 2021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이승국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이 온 뒤 내부등급법 도입을 업무우선순위에 두고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외부업체에 따로 프로젝트를 주지는 않고 내부 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유관부서가 그때 그때 협력하는 방식으로 모형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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