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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SCM 점검]일본 수출규제에 국산화율 높이는 국내 배터리사2차전지 핵심소재 공급망 조정, 포스코케미칼 약진

구태우 기자공개 2019-07-24 08:34:46

[편집자주]

우리 경제가 일본의 일부 품목 무역 제한 조치로 갑작스러운 비상 상황에 들어가게 됐다. 정부와 삼성전자는 물론 아직 일본의 수출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대기업마저도 파장 확산에 촉각을 세운다. 정치적 갈등이 이유가 됐지만 대외의존형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의 취약함도 근본 원인으로 거론된다. 수십 년간 누적돼온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더벨이 부품·소재·장비 산업 대외의존도가 높은 업종·기업을 꼽아 공급망관리(SCM) 현황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2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가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2차전지 소재의 국산화 비중을 확대한다. 이전부터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려고 국산화율을 높였는데, 이번 수출규제가 이를 부채질하는 분위기다.

2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제품 전지업체와 소재 업체 간 수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 국내 업체 중 한 곳을 고르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자체 생산하는 양극재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양사는 배터리 소재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있어 업체별로 공급 물량을 조정할 계획이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는 일본 업체의 물량을 줄이고, 국내와 중국 및 유럽 업체의 물량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가 공급망을 조정하는 이유는 한일 간 외교적 이유보다 배터리 수요 때문이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안정적인 공급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전부터 핵심 소재 위주로 공급망을 다양화했는데,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경각심을 갖게 됐다. 소재 시장의 판도가 이전과 달라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 소재 시장은 일본 업체가 주도했는데, 국내 업체가 기술력과 캐파면에서 빠르게 뒤쫓고 있다.

배터리 필수 소재 중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분리막은 일본 기업의 의존도가 크지 않다. 전해액은 엔켐 등 국내 기업이 공급하고 있지만, 미쓰비시 케미컬과 센트럴 글라스 등 일본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전해액 원료인 리튬염과 전해액 첨가제는 일본 기업의 의존도가 높다.

2차전지

이외에 비핵심 소재인 바인더는 일본 기업인 쿠레하와 제온이 대표적으로 생산해 의존도가 상당하다. 바인더는 양극재와 음극재를 용매에 분산시키고 접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알루미늄 파우치는 일본의 DNP와 쇼와덴코가 전세계 7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다. 중대형 배터리 시장에서 일본산 파우치 제품의 대체재가 없는 실정이다.

이를 제외한 필수 배터리 소재는 국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배터리 시장에서 확보 경쟁이 치열한 건 양극재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성능과 수명과 연관돼 핵심 소재로 꼽힌다. 양극재 제조사 중 포스코케미칼이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4월 음극재 제조사인 포스코켐텍과 양극재 제조사인 포스코ESM이 합작해 출범한 회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제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2단계 투자 계획을 확정하고 339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총 6134억원을 투자해 캐파를 대대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양극재 부문에 3451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캐파를 5만7000톤으로 확대한다. 현재 캐파는 1만5000톤인데, 증설 후 280% 늘어난다. 현재 구미공장(캐파 9000톤)에서 생산되는 양극재는 주로 IT기기와 모바일 제품에 들어간다. 광양공장은 전기차 배터리용 생산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광양공장은 3분기부터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이 생산하는 양극재 중 전기차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앞으로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는 대부분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게 된다.

음극재 2공장은 천연흑연 음극재를 생산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부터 2단계 증설에 들어간다. 2022년까지 7만4000톤의 캐파를 갖출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20년부터 인조흑연을 시범 생산한다. 532억원을 우선 투입한 뒤 2022년 21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생산공정을 구축한다. 인조흑연은 천연흑연보다 배터리 출력이 높고 수명이 길어 전기차용 소재로 적합하다는 평이다.

포스코케미칼이 SK이노베이션에 양극재를 공급하게 되면 국내 모든 배터리 업체의 공급사가 된다. 업계는 포스코케미칼이 소재 부문의 후발주자임에도 포스코그룹의 자금력과 R&D 개발을 통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달 포스코케미칼과 포스텍, RIST가 참여하는 이차전지 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연구 개발을 통해 2차전지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양극재 제조사 중 에코프로비엠을, 삼성SDI는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를 낙점했다. LG화학은 엘앤에프의 양극재를 납품받고 있다. 그럼에도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를 공급받거나 수주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기술격차와 캐파에 따라 주요 양극재 공급사는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이 국내 배터리 업체로부터 이미 상당량을 수주해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는 업체가 요구하는 스펙에 맞으면 되는 만큼 공급업체는 언제나 조정될 수 있다"며 "포스코케미칼이 포스코그룹의 대대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케미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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