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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현장직서 대표까지' 최광호, 건설사업 키맨⑩22세 입사해 40년 이상 근무…이라크 사업 이끌며 두각

김성진 기자공개 2019-07-23 08:45:37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2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광호(사진) 한화건설 사장은 40년 넘게 한 번의 이동 없이 한 직장에서만 근무해온 정통 건설맨이다. 한화건설(옛 태평양건설) 공채로 입사한 후 현장직부터 시작해 사장 자리까지 올랐다. 최 사장에게는 '야전 사령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사원 시절부터 현장을 중심으로 실무 경험을 쌓아왔다는 특징이 있다.

그는 이라크 주택사업 현장을 총괄하면서 한화그룹에서 주목받았다. 적자가 계속된 한화건설을 살리기 위한 돌파구로 여겨졌던 이라크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신임을 얻었다. 현재 최 사장은 해외사업 정상화라는 임무를 맡고 있다.

◇국·내외 현장 두루 거친 전문가…사상 최대 수주 BNCP 이끌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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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호 사장은 1956년생으로 1977년 한화건설에 입사했다. 이후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면서도 서울과학기술대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최 사장은 입사 초기부터 해외에서 근무하며 해외시장 전문가로서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가 입사한 당시 한화건설은 중동 진출을 개시하며 한창 해외시장 진출에 드라이브를 걸던 때였다. 최 사장은 198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다란공항과 리야드학교 공사 현장에 투입됐다.

그는 다시 국내로 돌아와 기술부장을 시작으로 건축부장, 공무부장, 공무팀장 등을 역임하며 여러 분야의 실무를 익혔다. 이후 김포 고촌 꿈에그린, 명일동 오피스텔, 경희대 제2의료원 등 굵직한 사업의 현장 소장을 맡았다. 최 사장은 이어 건축기획팀장 자리에 올랐고 2년 뒤인 2007년에는 상무로 진급하며 건축사업본부장을 담당했다.

최 사장은 2012년 이라크 비스마야뉴시티프로젝트(BNCP) 건설본부장을 맡으면서 그룹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 사업은 국내 건설사가 단일 수주한 해외 사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공사대금이 9조원에 달했다. 특히 김승연 회장이 해당 사업 수주를 진두지휘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각별한 관심을 보인 사업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이 정도 큰 규모의 사업 본부장에 선임됐다는 것은 리더십, 추진력, 전문성 등을 모두 갖춘 인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변수가 많은 이라크 현장을 관리하며 김 회장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라크 정부를 상대로 협상 능력도 보였다. 공사 관련 규제개선을 요청해 공사 진척 속도를 높였고, PC플랜트 준공방식을 도입해 공정기간도 단축했다. 이에 따라 중도금 2조1000억원을 예정대로 수령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사업 정상궤도 주력…외형 성장보다 안정 우선

2012년 당시 전무로 이라크 BNCP 사업을 맡았던 최 사장은 2년만인 2014년 말 해외부문장 겸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6개월만인 2015년 6월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라크 사업을 성공적으로 지휘한 덕에 2년 6개월만에 전무에서 사장까지 오르는 초고속 승진을 이룬 셈이다. BNCP 사업에 공을 들이는 김승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파격인사였다. 김 회장은 2014년 복귀 이후 첫 행보로 이라크를 찾아 2조원이 넘는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는 등 직접 발로 뛰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국내로 돌아와 한화건설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은 최 사장은 해외사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다. 앞서 한화건설은 2014년과 2015년 연속으로 플랜트 부문 해외사업에서 6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BNCP 사업은 오랜 기간 정부와 IS간 내전으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의 영업이익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적자와 흑자를 오갔다.

최 사장은 외형 성장보다 안정화에 주안점을 두고 회사를 이끌고 있다. 부임 이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부진한 해외사업들을 정리하는 데 주력했다. 이는 최 사장이 당장 실적개선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운 데 따른 선택이라는 평가다. 또 그룹 내 신임도가 높다는 방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 사장의 내실경영에 따라 지난해부터 해외사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한화건설은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사업에서 1000억원의 이익을 냈고 BNCP 사업도 탄력을 받으며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BNCP 사업의 2018년 말 기준 공적률은 주택사업이 38%, 인프라사업이 19% 수준이다. 한화건설은 오는 2021년 12월까지 BNCP 사업을 모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올해 초 본격화하기 시작한 국내 대형 복합개발 사업도 호재로 작용하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 사장은 한화건설 한 직장에서만 오래도록 근무한 만큼 누구보다 조직과 구성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실적 개선을 위해 무리수를 두지 않고 질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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