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차이나 쇼크' 우려만큼 크지 않았다 [Company Watch]2분기 '중국 생산량' 반토막 불구 '우호적 환율'덕 수익 개선
고설봉 기자공개 2019-07-24 08:32:52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3일 10: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 중국 현지공장들은 2017년 사드사태 이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중국시장의 충격파를 그대로 받고있다. 베이징과 쓰촨 두곳의 현대차 공장의 생산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현대차가 올 2분기 예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등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면서 현대차의 중국시장 대응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현대차는 올 2분기 글로벌 완성차 공장에서 총 113만4355대의 완성차를 생산했다. 이 가운데 도매판매를 통해 110만4916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7.3% 줄어든 수치다. 권역별로 국내와 중남미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판매량이 감소했다. 특히 중국권역은 지난해 동기 대비 35.02% 줄었다. 권역별 판매량 감소는 곧바로 각 권역별 핵심 생산공장의 가동률 저하로 이어졌다. 올 2분기 글로벌 공장의 생산량은 지난해 동기대비 4.05% 감소했다.
특히 중국에 설립한 베이징공장(BHMC)과 쓰촨공장(CHMC)의 사정은 심각하다. 오히려 사드사태로 고전하던 2017년보다 생산량이 더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올 2분기 생산량은 베이징공장(BHMC) 14만3734대, 쓰촨공장(CHMC) 596대로, 지난해 2분기 대비 각각 33.91%, 81.71% 감소했다. 사드사태 여파에도 20만대 수준을 유지하던 베이징공장의 생산량은 올해들어 14만대 안팎에서 머물고 있다. 쓰촨공장의 경우는 2017년 2분기를 정점으로 매 분기마다 생산량이 감소했고, 급기야 올 2분기에는 1000대 아래로 떨어졌다.
|
그럼에도 현대차는 올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끌어올리는 등 최소한 수익성 측면에서는 중국 여파에서 자유로웠다. 현대차는 올 2분기 매출 26조9664억원, 영업이익 1조2377억원, 순이익 99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2017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찍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2017년 3분기 이후 영업이익률 4%를 넘긴것도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물론 현대차의 중국사업은 현지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와의 합작법인 형태로 운영된다. 별도 투자회사로 분류해 놓은 만큼 합작법인들의 실적이 그대로 현대차 연결 실적에 계상되지는 않는다. 다만 합작법인의 순이익은 지분법손익 계정으로 현대차 순이익에 영향을 준다. 중국 합작법인의 실적 악화가 현대차의 순이익에 직접 계상되는 만큼 중국 시장에서의 고전은 그대로 현대차의 순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현대차는 올 2분기 1조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 1분기 이후 3번째로 이익 규모가 크다. 현대차 중국 합작법인이 계속해서 판매 및 생산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오히려 현대차 연결 실적은 개선된 셈이다. 이는 중국 합작법인의 실적이 현대차 연결 실적에 미치는 파장이 크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만약, 중국 합작법인의 영향력이 크다면, 생산 및 판매가 반토막난 만큼 현대차 연결 순이익 달성에도 악영향이 끼쳤어야 한다.
|
현대차 지분법손익에 영향을 주는 중국 합작법인은 총 4곳이다. 완성차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는 베이징현대(Beijing-Hyundai Motor Company, BHMC)와 자동차금융을 담당하는 북경현대기차금융유한공사(BHAF), 자동차부품 제조 및 판매를 위한 현대위아기차발동기(산동)유한공사(WAE), 변속기 제조 및 판매를 위한 Hyundai Powertech(Shandong) Co., Ltd (PTS) 등이다.
실제 이들 4개 합작법인의 지분법손실액은 현대차의 연결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2017년 사드사태로 고전하던 와중에도 중국 합작법인 4곳의 지분법손실은 28억원에 그쳤다. 당시 현대차는 총 2251억원의 '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손익(이하 투자손익)'을 회계상 인식했다. 지난해에는 지분법이익 527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차는 투자손익 4045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까지 현대차는 중국 합작법인 4곳의 지분법이익 143억원을 계상하고 있다. 같은 기간 투자손익은 총 2867억원을 거뒀다.
올 2분기부터 중국 베이징1공장의 가동 중단과 중국 내 판매량 감소 등으로 위기감이 고조됐지만, 실제 중국에서의 부진이 현대차 글로벌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주지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공장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가운데서도 중국 합박법인 지분법손익 변동폭이 크지 않은 점은 현대차 입장에서 베이징1공장 처리 문제를 여전히 결론 짓지 못하는 한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오히려 현대차의 실적 및 회계에서 투자손익보다 더 큰 이슈는 금융손익과 기타손익이다. 현대차는 금융비용으로 2017년 1조1204억원, 2018년 6009억원, 올 1분기 1333억원을 지출했다. 같은 기간 기타비용으로 1조3675억원, 1조4870억원, 3063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현대차의 금융수익은 2017년 9729억원, 2018년 8235억원, 올 1분기 2465억원을 거둬들였다. 같은 기간 기타수익은 1조1537억원, 9673억원, 2983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올 1분기 두드러진 특징은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이익 증가로 기타비용 대비 기타수익이 증가한 것이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법인의 손익 달성에 직접 타격을 받기 보다, 오히려 환율에 따른 영향에 더 민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원화 약세 등 환율의 우호적 움직임이 2분기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중국 법인의 경우 직접 매출 및 영업이익에 영향을 주지는 않아 수치적으로 영향의 정도를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대기업 프로스포츠 전술전략]전북현대, '돈방석' 기회 끝내 놓쳤다
- 골프존, 주가 하락에 발목잡혔나…GDR 분할 '무산'
- [Art Price Index]시장가치 못 찾은 퍼포먼스 작품
- 이익률 업계 톱인데 저평가 여전…소통 강화하는 OCI
- 대외 첫 메시지 낸 최창원 의장의 속내는
- KG모빌리티, 라인 하나로 전기차까지
- [이사회 분석]갈 길 바쁜 LS이브이코리아, 사외이사 없이 간다
- [캐시플로 모니터]현금창출력 저하 SK케미칼, 3년째 '순현금' 유지 배경은
- 발전 자회사 관리 맡은 윤병석 SK가스 사장, SKMU 의장 겸직
- [LG화학의 변신]배터리 사업 분할 이후 4년, 뭘 얻었을까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서 자본력 강화 비결은
- 신한은행, 5년만의 가족초청 행사…'일류신한 초석은 신한가족'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부채 줄였다…건전성 회복 발판 마련
- [은행권 신경쟁 체제]‘기업·농협·산업’ 시중은행 위협하는 특수은행들의 선전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킥스 도입으로 한층 더 탄탄해진 적정성 지표
- [은행권 신경쟁 체제]신한은행, 영업극대화·경영효율화 전략 통할까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흥국생명, 'IFRS17' 도입에도 자본 우려 못 지웠다
- [은행권 신경쟁 체제]KB국민은행, 리딩뱅크 관건은 '충당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