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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미국 크레이튼 해외 폴리머사업 인수 불발 숏리스트 불구 우협 탈락…추가 M&A 시도할 듯

박시은 기자공개 2019-08-06 08:23:1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05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림그룹이 거래 규모 5000억원대에 이르는 대형 폴리머(Polymer) 사업체 인수전에 뛰어들었으나 거래 완주에는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림그룹은 제한적 경쟁입찰에 참여해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까지 올랐으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선정되지 못했다. 올초 이해욱 회장의 승진으로 3세 경영체제를 갖추게 된 대림그룹이 폴리머를 신규 육성사업으로 선정해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던 차여서 아쉬움이 남는다.

5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대림그룹은 최근 미국 화학회사 크레이튼 코퍼레이션(Kraton Coporation)의 브라질 법인 매각 입찰에서 최종 탈락했다. 매도자 측은 해외 동종업계 기업을 최종 인수후보로 낙점해 현재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그룹에선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대림코퍼레이션 또는 주력계열사인 대림산업이 인수주체로 나설 것으로 관측됐었다. 대림그룹은 최근 폴리머사업을 신규 성장사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 아래 대림코퍼레이션의 석유화학사업부 중 폴리머 부문을 분할해 신규 법인인 '대림피앤피'를 설립한 바 있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사업 부문은 크게 석유화학, 해운물류, ITC로 구분되는데, 석유화학사업부는 국내외 시장을 대상으로 트레이딩(Trading)을 담당하는 사업부다. 여기에서 떼어내 신설법인을 설립한 것이 폴리머 판매를 담당하는 조직이다.대림코퍼레이션은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지분 5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사업 연관성과 M&A 등 투자 추진 이력을 고려할 때 대림산업 내 석유화학사업부도 인수주체로 활용될 것이란 예측이 제기됐었다. 대규모 딜에 뛰어들었다가 좌절된 이력도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7년 2조원 규모인 미국 최대 에탄 분해시설(ECC) 인수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으나 거래가 무산됐었다. 당시에도 경쟁입찰에 참여했다가 승기를 잡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에는 태국 최대 석유화학회사 PTT글로벌 케미칼과 미국 석유화학단지 개발 투자계약을 성사시켰다.

대림그룹은 이후에도 폴리머 관련 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는 신설법인 대림피앤피가 중추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림그룹은 사실상 지주사이자 이해욱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을 지배하고, 주력계열사인 대림산업이 다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다만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대림산업 지분은 23%에 불과하다. 때문에 대림피앤피를 활용해 부족한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100% 자회사가 된 대림피앤피와 대림산업 간에 소규모 주식교환 혹은 소규모 합병을 통해 대림코퍼레이션의 대림산업 지분을 늘려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대림코퍼레이션은 대림피앤피 설립 당시 "폴리머사업을 신규 성장사업으로 육성하고 독립경영을 통한 책임경영체계 확립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회장은 폴리머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폴리머 부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코퍼레이션과 대림산업 M&A를 위한 자금여력은 충분하다. 올 1분기 기준 대림코퍼레이션의 현금성자산은 1283억원, 대림산업은 2조5071억원이다. 이 외에도 현금화 가능한 자산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대형 M&A를 위한 실탄 마련에는 문제가 없어보인다.

이번에 대림그룹이 인수를 추진했던 매물은 미국 휴스톤 소재 크레이튼 코퍼레이션의 브라질 생산법인이다. 세계 최대 첨단 열가소성 탄성중합체(SBC: Styrenic Block Copolymers)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50여년간 화학제품 분야를 개척해온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에서 생산한 폴리머는 접착제와 라텍스, 도료, 윤활제, 의료, 포장재 등 광범위한 제품에 사용된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등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올초 크레이튼 코퍼레이션은 브라질 생산시설(Kraton Polymers do Brasil)을 M&A 시장에 매물로 내놨으며 글로벌 IB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했다. 해당 법인은 브라질 폴리니아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생산시설과 개발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매도자는 이 법인에 대한 가치로 최소 5000억원 수준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석유화학 회사뿐 아니라 정유회사들도 폴리머 관련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M&A를 시도한 것"이라며 "폴리머 사업 강화를 타이틀로 내건 이번 대규모 해외기업 인수 추진은 이 회장의 새로운 오너십 구축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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