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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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화이트리스트 제외 파장]삼성전자·SK하이닉스, 해외기업 '노크' 통할까대체 거론 벨기에 소재도 원천 '일본'…개정안 통용 범위 지켜봐야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13 08:09:5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16: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주요 업체들이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 강화 조치로 제3국 대체 생산품 찾기에 사활을 기울이고 있다.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가지 소재가 그 대상이다. 이 중 우려가 가장 높은 품목은 일본산이 세계 시장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포토레지스트다.

제3국을 활용한 반도체 주요 소재 조달 방안도 곧 발효되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법령 개정안의 적용 범위에 따라 쉽게 풀릴 수도, 힘겹게 모색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일본의 수출우대국 제외 법령 개정안은 내국 기업에 국한해 적용할 사안일지, 아니면 자국 회사들의 해외 법인까지 통용되는 사안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전문 매체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최근 삼성 임원 출신인 박재근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교수를 출처로 삼성전자가 벨기에 소재 기업으로부터 포토레지스트를 조달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놨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제조할 때 소자의 특정 패턴을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소재로, 일본의 포토레지스트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90%에 육박한다.

박 교수 측은 즉각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일본 매체와 개인적인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인터뷰 요청에 일부 언론의 소재 대체 가능성을 제3자를 통해 해당 매체에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삼성전자 측도 "거래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벨기에 쪽 업체를 접촉한 것은 사실이다. 일본은 지난달 4일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에칭가스(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3가지 소재를 한국 수출시 개별허가품목으로 삼았을 뿐 아니라 오는 28일부터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법령 개정안을 발효하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소재 수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다른 루트를 찾아둬야 한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해외기업들을 지속해 만나고 있다.

한국 반도체 기업이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와 별개로 수출 규제 품목으로 미리 삼아 둔 3개 소재 납품 라인을 확보하는 가장 손쉬운 방안은 일본 내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생산하는 기업들 중 해외에 법인을 둔 곳을 접촉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대체 수입처로 거론된 곳인 벨기에 업체는 EUV레지스트로, 일본 화학기업 JSR과 벨기에 연구센터 IMEC가 합작해 2016년 설립했다.

JSR은 글로벌 전체 포토레지스트리 공급량 중 24%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신에츠화학과 도쿄오공업(TOK)이 22~23%, 스미토모화학 17%, 후지필름이 10% 가량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일본 현지에서 생산하는 포토레지스트라면 국내 수입이 쉽지 않을 수 있으나 이들이 해외에 설립해둔 자회사를 통한 수입은 이전처럼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일본 소재 생산 기업들의 해외 법인을 '노크'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변수가 생겼다. 일본은 한국을 3개 소재 품목에 더해 화이트리스트 제외 국가로 삼겠다고 최근 공표했다. 오는 28일부터 개정안이 발효되면 한국 기업은 3종 반도체 소재 뿐 아니라 나머지 화학 소재도 수입이 어려워지게 된다. 반도체 주요 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의 해외 법인으로부터 이를 대체 수입하려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구상안도 이로 인해 완전히 꼬일 수 있는 상황이 열렸다.

관건은 화이트리스트 적용 범위가 과연 일본 기업들의 해외 법인까지 그 대상으로 할 것일지 여부가 거론된다. 법률 개정안 발효 후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법인의 공급처들까지 일일이 들여다본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체 수입 방안은 불가능한 일이 된다. 최근 소문의 중심에 선 벨기에 JSR 합작사를 보면 일본 정부가 공급처 '끝단(한국 기업)'까지 검열할 경우 삼성전자의 공급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는 셈이다.

일본 정부가 이 정도로 규제를 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세계 포토레지스트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자국 회사의 해외 법인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기업에 소재를 납품하기 위해 이를 수입하는 것인지를 일일이 따져야 한다. 특히 자국 기업의 해외 공장까지 검열 대상에 올릴 경우 관련 회사의 경영환경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 국제법상 소송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수출 허가는 예를 들면 한국 반도체 업체가 일본 생산 업체에 납품을 요청하면, 일본 당국이 수출 허가를 해주는 구조"라며 "일본이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법률 개정안을 냈지만 이게 과연 국내 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해외 계열사까지 대상으로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소식이 알린 후 장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업계 우려와 달리 단기간인 30일 내에 포토레지스트 수출 허가를 최근 내줬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이 우회 수입 등 돌파구를 마련하기 쉬운 상황이란 점을 일본 정부가 의식해 포토레지스트 허가를 손쉽게 내려준 것이란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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