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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해외 ESG채권 발행 타이밍 '절묘했네' [Deal Story] 대외악재 여파 전에 발행…백색국가 제외 3주 전에 마무리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19 08:04:5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4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으로 한국 신용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이 상승세로 접어들자 신한금융지주의 5억달러 ESG 채권 발행 타이밍이 회자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 사태가 터지기 딱 3주 전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내부적으로는 사태를 관망한 뒤 발행하는 것도 고민했으나 스케줄대로 진행했던 게 호재가 됐다. 만약 발행시기를 늦췄으면 조건이 더 안 좋아졌을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금융이 외화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후순위채권 발행을 본격화한 것은 지난 5월쯤의 일이다. 앞서 신한은행이 해외 ESG를 발행한 적은 있지만 금융지주회사는 처음이었다. 신용도 측면에서 지주사는 은행보다 낮은 편인 만큼 은행이 발행하는 게 유리한 탓이다.

그럼에도 신한금융이 지주 차원에서 해외 ESG채권 발행을 추진한 이유는 비은행 계열사 지원을 위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전 계열사 차원에서 친환경 경영비전 '에코(ECO) 트랜스포메이션 20·20'을 제시하고 ESG사업을 후원 중이다. 이번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본도 비은행 계열사들 지원에 사용된다.

기획단계부터 미국시장 역내 발행을 염두에 뒀다. 무디스와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역내발행을 위해선 복수의 국제신용등급이 필요했다. 로드쇼(Road Show)는 6월 마지막 주부터 진행했다. 유럽, 아시아, 미국 시장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발품 팔고 다녔다.

하지만 7월 초부터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무역규제 움직임이 불거지자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졌다. 해외 ESG채권은 사회적 책임투자(SRI)를 준수하는 글로벌 투자자 수요를 확보해야 발행에 성공할 수 있는 증권이다. 수출주도 경제구조를 가진 한국이 무역마찰에 휘말리면 그곳에서 사업하고 있는 신한금융에 대한 글로벌 투심도 악화될 수 있어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ESG채권 발행을 스케줄대로 진행할지, 아니면 사태를 관망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서둘러 진행하기로 했다"며 "화이트리스트 발표가 터지기 딱 3주전에 관련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이 발행을 공식화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한 것은 지난달 29일. 발행금리는 벤치마크(미국 5년 국채수익률)에 가산금리 150bp를 더한 3.34%로 좋은 조건이었다. 발행예정 물량의 9배에 달하는 수요를 모집한데다 당시 CDS 프리미엄도 28~29bp로 낮은 밴드에 형성된 덕분이다. 이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20~30bp)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달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공식화하면서 CDS 프리미엄은 33~34bp대로 오른 상태다. 만약 지금 발행을 하려 했다면 투자자 모집과 발행조건이 더 안 좋았을 가능성이 크다. 금리는 하락세지만 CDS 프리미엄은 상승세라 현재 외화 후순위채 발행금리는 보합권에서 약간 위에 형성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경우 화이트리스트 사태 여파에 영향 받기 전에 발행해서 타이밍이 좋았다"며 "더구나 환율도 상승세라 부수적인 효과가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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