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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루브리컨츠와 닮은 꼴…공모구조 '고심' 5조 밸류에 1조 내외 자금 조달 예상…바이오 투심 악화 등 변수

강인효 기자공개 2019-08-26 08:14:46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08: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유가증권 시장 상장 추진을 공식화했다. SK바이오팜의 상장 추진은 지난해 진행된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시도와 비교된다. 당시 SK루브리컨츠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에서 수요 부족 탓으로 공모를 철회한 바가 있다.

바이오산업을 둘러싼 투자 심리가 악화된 상태인데다 최소 5조원에 달하는 밸류에이션이나 발행주식 수 등이 부담요인이다. SK는 어느때보다 조심스럽게 IPO를 준비한다는 복안이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SK㈜는 지난 7월 23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인 SK바이오팜 상장 추진 안건을 가결했다. 회사 측은 "IPO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SK바이오팜이 연내 IPO를 진행할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판매 허가가 결정되는 오는 11월 21일 이후 상장하는 것이 유력하다.

SK㈜는 SK바이오팜 발행 주식 총수인 6500만주 전부를 보유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SK바이오팜의 2개 핵심 파이프라인(솔리암페톨·세노바메이트)을 기반으로 최소 5조원의 밸류에이션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SK바이오팜의 보통주 1주당 가격은 최소 7만5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SK㈜는 작년말 기준으로 SK바이오팜 장부가액이 4787억200만원(주당 가격 7365원)이라고 밝혔다. SK가 산정한 SK바이오팜의 밸류에이션은 장부가액 대비 10배 이상 높다.

SK바이오팜이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추진하면서 SK㈜는 구주매출 형태로 보유 지분 25% 이상을 일반 주주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할 예정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을 위한 주식 분산 요건은 일반 주주가 보통주식 총수의 100분의 25 이상을 소유하며, 그 주주 숫자가 700명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이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SK㈜는 보유 중인 이 회사 주식 1625만주를 구주매출로 시장에 내놓으면 된다. 5조원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계산했을 때 SK㈜가 구주매출로 확보하는 금액은 최소 1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추진했던 SK루브리컨츠도 25%의 구주매출을 통해 1조원 가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루브리컨츠의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으로 이 회사 지분 4000만주(지분율 100%)를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당시 SK루브리컨츠의 IPO를 추진하면서 구주매출로 1021만2766주(지분율 25.53%)를, 신주 255만3191주를(지분율 6.38%) 발행한다는 계획이었다. SK루브리컨츠가 IPO를 통해 성공적으로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면 SK이노베이션 지분율은 68%까지 낮아지게 됐다.

SK루브리컨츠의 공모가액 하단은 주당 10만1000원이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보면 SK루브리컨츠는 구주매출과 신주발행을 통해 최소 1조2894억원을 조달한다는 구상이었다. 이는 5조원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해 계산한 SK바이오팜의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 조달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4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수요 예측을 진행했는데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만족할 만한 수요를 모으지 못했다. 기관투자가 상당수는 공모가 밴드(10만1000원~12만2000원) 하단 밑에서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공모가 밴드 기준으로 SK루브리컨츠의 밸류에이션은 5조원 안팎이었다.

투자자들은 증권신고서에 기재된 SK루브리컨츠의 밸류에이션을 과도하다고 평가했을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윤활유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의문이 한몫을 했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SK 측은 주관사단 내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5조원 이상의 가격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종은 다르지만 SK루브리컨츠와 SK바이오팜은 밸류에이션이 5조원대로 유사하고, 구주매출을 통해 조달하려는 금액도 1조원대로 비슷한 수준이다. SK루브리컨츠가 수요 예측 과정에서 기대 이하의 기관 수요가 들어오면서 공모를 철회한 만큼 SK바이오팜의 신주 발행 여부 및 그 규모도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SK바이오팜의 IPO 성공 관건은 구주 매출 외에 신주를 발행하면서 수요 예측에서 흥행을 몰고 올 수 있느냐는 점이다. 현재 시장에선 SK바이오팜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어서 기대감도 크다.

업계 일각에선 SK그룹이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하는 과정에서 투자대금을 회수하면 주주를 대상으로 특별배당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만큼 SK㈜가 지배구조 개편 자금 확보와 특별배당을 위해 SK바이오팜의 구주매출 비중을 최대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국내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심이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구주매출 비중을 최대화해 신주 물량이 적을 경우 IPO가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주 발행 규모를 두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SK바이오팜은 시장에서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받고 있지만, 수요 부족에 따른 공모 철회로 IPO가 무산된 SK루브리컨츠의 전례가 있는 만큼 신중한 분위기다.

게다가 올들어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품목 허가 취소와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 글로벌 임상 3상 목표치 달성 실패, 신라젠의 '펙사벡' 글로벌 임상 3상 실패 등 부정적인 대외 이슈가 겹치면서 IPO 흥행 여부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다. 회사 측은 "구주매출 규모와 신주 발행 여부 등은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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