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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원매자들, 이번에도 관심 보일까 3년전 매각 당시 인수전 참여…전망은 부정적

최익환 기자/ 노아름 기자공개 2019-09-02 08:05:45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1: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생명의 매도자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에 관심을 나타낼 원매자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국내 원매자를 구하기 힘들다고 보고 해외로 눈을 돌릴 것으로 전망한다. 직전 매각 당시 인수전에 뛰어든 중국계 원매자들의 참여 여부가 이번 매각작업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지만, 중국정부의 보험업 구조조정과 자본반출 규제 등은 부정적 요인이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의 매도자 실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매도자인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PwC를 선정했고, 법률자문사에는 법무법인 광장을 선임했다. 계리자문사인 밀리만(Milliman)에게도 맨데이트를 부여했다. 매도자 실사작업이 끝나면 이르면 9월 말 매각공고가 게재될 전망이다.

◇ 국내 원매자 찾기 힘들어…금융지주도 다른 곳에 관심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KDB생명의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선 세 차례의 매각에선 원매자들과의 가격인식차로 인해 거래에 실패한데다, 최근 국내 생명보험업 환경이 각종 자본규제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강화된 지급여력비율(RBC) 규제가 시행되는 데 이어, 오는 2021년부터는 신 회계기준 IFRS17과 K-ICS가 적용될 예정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생명보험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며 "운용자산이익률이 떨어지고 보험영업 수익성이 정체된 상황이라 규제까지 적용되면 경영이 불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원매자들은 비은행 분야 외형 확장이 필요한 일부 금융지주를 제외하고는 검토할만한 곳이 없는 상황이라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나 이들 금융지주 역시 KDB생명 이외에도 매물가치가 더 높은 동양·ABL생명 등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신주발행거래 등 원매자들을 유인할만한 매각방식 역시 아직 내부에서 거론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 CS·삼일PwC 역할분담 눈길…과거 중국 원매자 유치 사례도

이러한 상황에서 매각주관을 주도할 것으로 전해진 크레디트스위스(CS)의 선정배경에는 해외 원매자들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산업은행과 다수의 거래에서 손발을 맞춰온 CS는 인센티브까지 내걸린 KDB생명 매각주관사로 선정됐다. 거래에 참여하는 관계자들은 CS가 삼일PwC 등 타 자문사를 이끌며 해외 원매자들과의 소통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2016년 매각작업에서도 CS는 KDB생명의 매각주관사로 역할했다. 당시 CS는 중국계 원매자 수 곳을 인수전에 끌어들이며 본입찰까지 매각작업을 수행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의 KDB생명 소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자, 산업은행이 과거 중국 원매자들을 유치한 바 있는 CS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당시 해당 원매자들과 가격협상에 성공하지 못해 매각은 좌절됐지만, 중국 등 해외 원매자들은 그간 지속적으로 KDB생명에 관심을 드러내온 것으로 전해진다. 가격 이슈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번에도 KDB생명에 대한 중국계 원매자들의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다시 KDB생명 매각에 나선 이유엔 매각적기라는 내부 판단이 있었겠지만 그간 관심을 보여온 중국 원매자들의 의사도 어느 정도 투영된 것"이라며 "국내 금융지주에 대한 네트워크가 풍부한 삼일PwC와 CS가 국내와 해외로 나누어 원매자를 유치하는 구상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규제 변수…보험업 통제 심화

중국 원매자들의 KDB생명 인수전 재참여가 현실화된다면 매각작업에는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지만, 변수는 중국 내부의 사정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적격국내유한책임투자자(QDLP) 제도를 중단하는 등 해외로의 자국 자본유출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데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리스크가 중국 국내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최근 금융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점도 변수다. 지난 7월 안방보험을 해체 및 구조조정할 다자보험을 출범시키는 등 중국 정부의 관리감독이 강화하고 있다. 그간 중국 내 금융기업들은 소위 ‘태자당 재벌'로 중국 공산당의 감독대상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원매자들이 KDB생명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은보감회 등 중국 기관들과도 사전교감이 있어야 한다"며 "금융기업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자본유출도 막는 상황에서 KDB생명 인수를 다시 추진하기에는 어느 정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9년 12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에게 인수된 KDB생명(옛 금호생명)은 지금까지 총 세 차례 매각시도가 모두 불발됐다. 2017년엔 RBC 비율이 108.5%까지 하락하고 767억원의 적자까지 기록했으나, 최근 RBC가 200% 이상으로 개선되는 등 영업이 개선됐다. 이에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매도자 실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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