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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 리포트]무너지는 2조 시장…불황 돌파구 찾아 '삼만리'① 저출산·소비 감소에 시장 축소…사업다각화·고급화로 승부수

정미형 기자공개 2019-09-03 08:57:55

[편집자주]

국내 출산율이 '0명대' 시대에 접어들었다. 분유와 우유 등의 주 소비층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유(乳)업계는 사업 다각화, 제품 고급화 등을 통해 나름의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위기에 봉착한 유업계의 현재를 들여다보고 업체별 대응책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조원대 유업계 시장이 무너지고 있다. 출산율 저하와 우유 소비 감소로 매년 업계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흰 우유 판매량이 급감하며 성장 한계에 다다른 업체들은 돌파구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kg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26.6kg으로 줄었다. 소비가 줄며 시장 규모도 자연스레 쪼그라들었다. 흰 우유 시장 규모는 2013년 1조100억원을 기점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는 상태다. 원유와 분유 재고량도 대폭 늘었다. 올해 상반기 원유 재고량은 9만7000톤, 국산 분유 재고량은 9554톤에 이른다.

유업계 위기의 본질은 출산율 저하다. 저출산 기조에 출생아 수가 감소하면서 유·아동이 주 소비층인 분유와 우유 소비가 급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15년 44만8000명에서 지난해 32만5000명으로 줄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은 유업계 전망을 더욱 흐리게 하고 있다. '2018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1970년 출생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출생아 수가 한 명에도 못 미친다는 이야기다.

출생아 수 감소에 따라 주 소비처인 우유 급식도 줄었다. 전국 초·중·고 학생 수는 올해 557만명으로 지난해보다 2.5% 감소했고, 자연스레 군병력도 줄며 올해부터 국방부도 흰 우유 공급 횟수를 연 26회 줄였다.

합계출산율 추이

◇저출산의 그늘…사업 확장 사활

위기에 맞서 업체들도 저마다의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전통적인 매출원인 흰 우유에서 벗어나 실버푸드나 가정간편식(HMR) 등 대체 식품 시장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거나 품질을 개선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디저트 시장 진출이다. 기존 유제품을 활용한 사업 중 하나로 사업 연관성도 가장 밀접하기 때문이다. 매일유업은 2009년 카페 '폴바셋'을 론칭하고 자사 우유를 사용한 프리미엄 커피와 밀크 아이스크림을 내세웠다. 이어 2014년 남양유업도 아이스크림 카페인 '1964 백미당'을 선보이며 현재 자리를 잡은 상태다. 이후에도 관련 시장 진출 러시가 이어지며 빙그레 '옐로우 카페', 서울우유 '밀크홀 1937', 롯데푸드 '파스퇴르 밀크바'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대체 식품 시장으로의 확장도 이어졌다. 매일유업은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을 활용한 HMR 브랜드인 '슬로우키친'을 지난해 8월 출시했다. 한국야쿠르트도 '잇츠온'을 2017년 출시해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HMR 시장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업계 역시 출사표를 던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품질 개선을 앞세워 정면 승부하에 나선 곳도 적지 않다. 서울우유는 2016년 1등급 원유만을 사용한 '나100%'를 선보이며 오히려 판매량이 반등했다. 남양유업도 신사업에 적극 뛰어들기보다는 신제품 론칭, 제품 리뉴얼 등을 통한 품질 개선으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유 소비가 주는 사회적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유가공제품은 매출이 늘고 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변화된 환경에 맞춰 업체마다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1인당 우유소비량

◇불황 속 업계 판도 변하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유업계 시장을 둔 경쟁은 치열하다. 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하 서울우유)은 시장 침체 속에서도 2개월 연속 4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선두 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서울우유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 4월 40.2%로 첫 40%대에 진입한 데 이어 지난 5월 40.6%까지 상승했다.

업계 2위 차지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업계 2위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과의 차이는 1% 안팎으로 좁혀지면서 치열한 점유율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3사에 이어 시장점유율은 빙그레, 동원F&B, 푸르밀, 부산경남우유, 롯데푸드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원F&B는 최근 우유와 치즈 등 유가공 사업에서 성과를 올리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유제품 유통 채널을 편의점에서 대형마트 등으로 다변화시키며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오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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