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LGD, 투자손실 안긴 인베니아…장비 국산화 '일등공신'취득액 대비 지분가 30% 하락…'드라이에칭' 등 안정적 활용은 긍정적
이정완 기자공개 2019-09-04 08:21:59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인베니아에 투자한지 10년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인베니아 주가는 등락을 거듭했고 지분 가치를 기반으로 한 이익은 사실상 기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초기 지분 투자비 대비 30% 넘게 가치가 빠졌다.다만 LG디스플레이는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한 것이 아닌, 드라이에칭 장비 국산화를 성공한 인베니아와 협업 강화를 위한 투자이기에 가치 변동에 큰 의미가 없다고 강조한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매년 인베니아로부터 장비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생산에 돌입한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공장에도 인베니아 장비를 들여왔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LG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인베니아 지분가치는 44억4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분을 최초로 취득한 시점인 2009년 초에 비해서는 지분가치가 30% 하락했다. 최초 취득금액은 63억3000만원이었다. 인베니아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매입 후 주가 등락을 반복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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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는 2009년 2월 인베니아(당시 에이디피엔지니어링) 주식 300만주(12.93%)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취득했다. 당시 주당 2110원에 주식을 매입해 지분가치는 63억3000만원이었다. LG디스플레이의 인베니아 지분율은 20%에 못 미치나 이사 선임권을 보유하고 있어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판단해 지분법 적용 투자 기업에 해당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인베니아의 주가 등락에 개의치 않는 양상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베니아 투자로 시세 차익을 노린 것이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베니아는 일본 기술을 국산화한 회사이기도해 LG디스플레이 입장으로선 생산 원가를 낮출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의 설명처럼 인베니아는 도쿄일렉트론(TEL) 등 일본 업체에 집중된 건식 식각(Dry Etching) 장비를 국산화한 업체다. 건식 식각 장비는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에 회로가 형성된 후 남은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 제거하는 장비다. LG디스플레이가 인베니아로부터 가장 많이 구입하는 장비이기도 하다.
지분 투자 후 LG디스플레이는 인베니아로부터 매년 수백억원의 장비를 매입하고 있다. 매입액 추이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인베니아로부터 장비를 매입한 금액은 369억원이다. 2013년 125억원, 2014년 178억원으로 100억원대 수준이던 것이 2017년 707억원까지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 7월 2020년까지 국내와 중국에 2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인베니아도 이에 따라 수혜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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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분 투자 후 특정 회사와 거래가 크게 늘어 일각에선 일감 몰아주기가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으나 양사가 협업하다 보니 거래가 늘 수밖에 없었다"며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강조했다.
양사의 협업은 인베니아에 파견된 LG디스플레이의 임원이 주도한다. 지난 3월부터는 LG디스플레이에서 전략팀장을 맡고 있는 이민형 인베니아 기타비상무이사가 등기임원으로서 인베니아 임원진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 이사는 인베니아 경영에 주도적으로 참여한다기보다 두 회사 사이에서 의견을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와 인베니아의 협력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 중국 광저우개발구와 합작해 설립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생산법인(LG Display China High Tech)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2월 말까지 인베니아로부터 688억원 어치의 디스플레이 제조 장비를 매입하기로 했다. 인베니아의 올해 상반기 매출인 727억원의 95%에 해당하는 수치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을 시작하면서 광저우 올레드 공장 장비의 70% 이상이 국내업체 제품이라고 설명했는데 인베니아도 이에 기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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