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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구조 개선 압박까지…이스타항공 '사면초가' 항공법 개정으로 면허 취소 요건 완화…재무불안 '여전'

유수진 기자공개 2019-09-04 14:57:37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올 초 불거진 B737-MAX8 사태와 항공업황 악화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에 재무구조 개선 압박까지 더해지면서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공포된 항공사업법 개정안에는 재무상태가 좋지 않은 항공운송사업자에 대한 면허 취소 요건을 기존보다 완화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동안 항공사업법 제28조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부실 항공사에 면허 취소나 사업 정지를 명할 수 있는 자본잠식 기간 요건을 3년으로 규정해왔으나 이번에 2년으로 1년 단축됐다.

정리하면, 국토부 장관은 항공운송사업자가 1년 이상 자본잠식률 50% 상태에 머물거나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명할 수 있다. 또한 개선 명령 후에도 50% 이상 자본잠식이 2년 이상 지속돼 소비자의 안전이나 피해가 우려될 땐 면허 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사업을 중단하게 할 수도 있다. 즉, 이전보다 쉽게 항공사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 셈이다.

개정안을 제안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항공운송사업자의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면허 취소 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 등은 "자본잠식이 지속되는 부실 항공사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도록 유도해 항공산업 전반의 건전성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제안 이유를 밝혔다.

이번 법안 공포로 이스타항공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됐다.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이 재무구조 개선을 명령 받을 수 있는 기준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 486억원, 자본총계 253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48%인 것으로 집계됐다. 누적 결손금도 266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같은 내용은 이스타항공이 최근 2년간 단기차입금 188억원과 관련 미지급비용 44억원 등을 채무재조정하고, 23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하는 등 꾸준히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실제로 2017년 말과 2018년 말 사이 1년 동안 이스타항공의 부채비율과 자본잠식률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여전히 재무불안을 떨쳐내진 못한 상태다.

이스타항공 재무지표

특히 올 상반기엔 재무상태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타항공은 비상장사여서 정확한 실적을 파악할 순 없지만 2분기에 대한항공을 포함, 상장 6개 항공사가 줄줄이 적자전환하는 등 항공업황 자체가 안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LCC들은 여객 수요가 공급을 따라잡지 못하며 탑승률 및 운임 하락을 겪었고, 환율 상승 등의 영향까지 겹치며 크게 고전했다. 이스타항공도 이같은 흐름을 피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부터 B737-MAX8 사태의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적사 최초로 들여온 MAX8 기종은 두차례 추락사고가 발생하며 전세계에서 운항 중단된 상태다. 때문에 이스타항공은 6개월째 MAX8 2대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가만히 세워두고 있다. 항공기는 멈춰있지만 운용리스료와 주기료, 관련 금융비용 등은 꾸준히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MAX8 운항 중단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아직 추산해보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직접비용과 간접비용, 이미지 훼손 포함 여부 등 어떤 기준에 따를 것인지에 따라 금액이 달라질 것"이라며 "상황이 모두 마무리 되면 그때 추산할 것이다. 지금은 해외 항공사의 소송 등 업계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이 리스료와 주기료 등 직접비용만 매달 10억원 가량 떠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누적 손실이 100억원을 웃돌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해당 항공기를 다시 노선 운항에 투입할 수 있는 시점은 아직 불확실하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항공업계에서 "올해는 3분기가 진짜 보릿고개"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올 정도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여름 휴가철이 포함돼 극성수기로 분류돼 왔지만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분석이다. 일본여행 보이콧 움직임과 중국 신규 취항 금지, 홍콩 시위 등 최근 국제선 여객 수요를 끌어내리고 있는 이슈들이 모두 3분기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스타항공은 지난 5월 중국 운수권 배분 당시 6개 노선을 확보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최근 중국정부의 입장 변화로 인천-상하이 노선에만 비행기를 띄운 상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지금은 항공시장 상황이 너무 안 좋다"며 "일단 하반기 실적을 최대한 방어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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