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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지배구조 개편]다음타깃 유통? 한화케미칼, 유통지분 정리할까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지분 보유…시너지 차원 수직계열화 구도 관측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6 07:25: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방산·화학·금융 계열사에 이어 유통계열사의 지배구조도 손 볼 것으로 관측된다. 한화그룹의 대표적인 유통계열사로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있다. 두 회사 모두 한화케미칼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며 각각 최대주주와 2대주주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전혀 연관이 없지만 이들 회사를 인수할 당시 자금력 보강 역할을 하면서 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한화그룹이 승계와 사업 시너지 등을 고려해 지배구조를 유사 업종별로 정리하고 나선 데 따라 유통계열사도 타깃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주요주주인 한화케미칼이 태양광 사업을 하던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을 추진하는 등 경영 효율성에 방점을 둔 개편을 진행하고 있고, 그룹 내 유통업의 위상이 크게 저하되면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유통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매출비중 3% 불과…면세점 철수·리조트 매각 사업개편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은 크게 백화점·리조트·호텔·푸드서비스로 압축된다. 계열사로 따지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꼽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리조트와 호텔 그리고 푸드서비스를 담당한다. 한화그룹에 지난 2009년 인수된 후 한화개발과 63시티 식음·문화사업 등을 양도하며 지금의 골격을 갖췄다. 한화갤러리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자회사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를 두고 있다. 지난 1986년 한양그룹으로부터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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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유통 계열사의 총 자산규모는 5조원, 매출액은 2조원 안팎이다. 한화그룹 전체 자산규모의 약 7.5%, 매출액은 3% 비중이다. 주력사업인 화학·태양광과 금융업의 매출액이 각각 15조원, 25조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화그룹 내 유통업의 입지는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통사업은 오너일가가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지켜온만큼 그룹 내 존재감은 주력사업 못지 않다는 평가다.

과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의 동생 김호연 빙그레 회장과 재산다툼을 벌일 당시 한화갤러리아(옛 한화유통)를 뺏기지 않기 위해 대표이사직에 있던 김호연 회장을 강제사임시켰던 일화는 여전히 회자된다. VVIP를 위한 명품에 초점을 맞춘 한화갤러리아백화점의 경우에는 김승연 회장의 아내 서영민 여사가 직접 인테리어까지 챙길 정도로 애착을 갖고 공을 들이고 있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한화그룹의 유통사업은 최근 실적부진과 재무구조 악화라는 악조건 속에 사업개편을 단행하며 기여도가 더욱 쪼그라들었다. 지난 6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하던 면세점 사업을 약 4년만에 철수한 데 이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던 사이판 월드리조트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백화점 중심의 유통사업을 다각화 하는 차원에서 제주공항점을 시작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까지 진출했다. 한화그룹의 3세 중 막내인 김동선 한화건설 전 팀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힘이 실렸다. 그러나 사업을 한 4년동안 단 한번도 흑자를 낸적이 없을 정도로 부진했다. 이 기간동안 발생한 누적 적자는 1300억원을 웃돈다. 면세점 사업으로 한화갤러리아 실적까지 타격을 입고, 이는 곧 모기업인 한화케미칼의 실적 저하 요인으로 번질 우려가 생긴 데 따라 결국 면허기간을 다 채우지도 못하고 자진반납을 결정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운영하던 사이판 리조트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다. 지난 2016년 이후 현금창출력을 의미하는 에비타(EBITDA)가 축소되고 호텔부문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순차입금이 증가하고 부채비율이 300%를 웃도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사이판 리조트 매각이 마무리 되면 약 15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되면서 재무구조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관없는 케미칼 지배력…시너지 위해 수직계열화·지분정리 관측

일련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유통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꾀한 한화그룹은 신성장 동력 발굴과 시너지 창출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도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사업 개편으로 경기 민감도가 높은 백화점과 리조트 사업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가운데 이에 대한 변동성을 상쇄할 새로운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특히 연관성 없는 계열사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사 업종별 정리 차원에서라도 유통계열사의 지분관계 정리가 요구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한화케미칼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경우에는 ㈜한화가 지분 50.6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한화케미칼이 48.7%를 보유한 2대주주이다. 두 회사 모두 유통과 연관없는 한화케미칼의 지배력 하에 놓인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한화케미칼이 유통계열사 지분을 줄이거나 아예 매각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한화케미칼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가 영위하던 태양광 사업을 인수하면서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관련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는만큼 불필요한 자산에 대한 가지치기에 돌입할 것이란 주장이다. 그간 한화케미칼은 한화갤러리아에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지원을 하며 사실상 자금줄 역할을 했다.

다만 한화그룹 오너일가의 유통사업에 대한 애착 등을 감안할 때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보다는 내부적으로 지분관계를 정리하는 수준에서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건설·유통 등 레저사업을 김동선 전 팀장의 지배력 하에 편제한다는 관점에서 볼 때 이를 한 묶음으로 정리하는 수순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한화그룹에서 유통·레저로 분류되는 한화에스테이트를 한화63시티의 자회사에서 한화건설 자회사로 정리한 것 역시 이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 오너일가에게 유통사업은 상당한 애착을 갖고 있는 계열사인만큼 외부매각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다만 유통사업에 대한 전략을 새롭게 구상해야 하는 상황에서 지분관계 정리는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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