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구도 정리 마무리 들어간 SK디스커버리 [지배구조 분석]SK건설 매각, 신텍·이니츠 합병…'플라즈마·케미칼·가스' 삼두체제로
박기수 기자공개 2019-09-17 09:54:09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라는 명칭을 쓰고는 있지만 SK그룹과는 지분 관계가 없는 기업 집단이 있다. 바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사진)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그룹이다. 2017년 말 지주사 전환을 전후로 법인 분할과 합병을 거듭한 SK디스커버리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하반기가 돼서야 뚜렷한 사업 구조를 잡는 모습이다.◇지주사 전환·사업 분할, '전문화'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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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 분사는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SK케미칼의 자회사 SK가스는 윤활유 탱크터미널 사업을 물적 분할해 '지허브'를 출범시켰다. 독자적인 탱크터미널 회사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성장기회를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2014년에는 SK종합화학 소속이었던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업체인 SK유화가 6년여 만에 SK케미칼로 되돌아왔다. 당시 SK케미칼은 SK종합화학으로부터 SK유화의 지분 100%를 290억원에 사들였다.
2015년에는 SK케미칼에서 변화가 감지된다. 당시 그린케미칼부문(Green Chemicals Biz.)과 라이프사이언스부문(Life Science Biz.)을 양대 사업 축으로 두고 있었던 SK케미칼은 라이프사이언스부문의 혈액제 사업부를 분사해 'SK플라즈마'를 세웠다.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기 전 SK케미칼은 SK네트웍스의 소수 지분과 SK건설, 엔티스, 이니츠, SK플라즈마, SK신텍, SK가스의 지분을 모두 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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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은 2017년 말의 일이었다. 당시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존속 법인)와 SK케미칼(신설 사업 법인)로 인적 분할됐다. 이후 최창원 부회장이 보유한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 출자하면서 '최창원 부회장→SK디스커버리→SK케미칼'의 구도를 확립했다.
지주사 전환 직후 SK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백신사업부 분할 계획을 밝힌다. 이후 5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세웠다.
업계는 매각 목적이 아닌 자회사 물적 분할은 통상 사업의 전문화를 노린 결정이라고 해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 그룹은 그룹 성장 축으로 케미칼과 바이오 사업을 낙점했던 상태"라면서 "세부 사업의 분할은 매각 목적이라기보다는 전문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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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전환 이후 '합병 또 합병'
지주사 전환 후 SK디스커버리그룹은 분할했던 계열사를 포함해 자회사를 하나 둘씩 합병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SK가스가 5년여전 분할했던 지허브를 다시 재합병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단독 법인 입장에서 사업을 넓히려 해도 기업 규모가 작아 사업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올해 2월에는 SK케미칼이 자회사인 SK유화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코폴리에스터(PETG)의 안정적 원재료를 확보한다는 차원이었다.
두 달 뒤 4월, SK케미칼과 SK디스커버리는 한 번 더 주요 경영판단을 내린다. SK케미칼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자회사 '이니츠'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 100% 자회사를 만들었고, SK디스커버리가 SK신텍을 합병하기로 했다. 6월과 7월에는 '처리 대상 지분'으로 언급되던 SK건설과 SK네트웍스의 지분을 매각했다. SK디스커버리 밑에 주렁주렁 달려 있던 자회사들이 보다 간결해졌다.
여기에 이 달 초 SK케미칼이 이니츠를 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SK케미칼에 힘이 더 실리게 됐다.
현재 SK디스커버리그룹의 지배구조는 크게 세 줄기(SK플라즈마·SK가스·SK케미칼)로 뻗어나가는 구도다. 몇 년간의 지배구조 정리 작업 끝에 그룹의 정체성이 바이오·에너지·화학 사업으로 정리되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 그룹은 현재 혈액제(SK플라즈마), 에너지(SK가스), 바이오·화학(SK케미칼)로 사업 구도가 압축됐다"면서 "지주사 전환 이후 최창원 부회장의 사업 환경의 정리 작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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