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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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 회장, 오뚜기라면 지분 매각 나설까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타깃 가능성…지분율 32.18%→20% 미만 낮춰야

박상희 기자공개 2019-09-18 08:51:02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16: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사진)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오뚜기라면 지분 매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자산총액 5조원 이하 중견기업의 부당한 거래를 감시하고 제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오뚜기라면은 지난해 말 기준 매출의 99%가 계열사인 오뚜기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등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기업에 해당한다. 오뚜기라면의 최대주주는 함영준 오뚜기 회장으로, 32.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뚜기그룹은 최근 몇 년간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오뚜기와 풍림피앤피지주, 상미식품지주의 흡수합병이 시작이었다. 모두 일감 몰아주기 지적이 있었던 회사들이다.

함영준 회장님
지난해 4월 함 회장은 오뚜기라면·오뚜기제유·오뚜기물류서비스 등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주식을 지난 4월 초 오뚜기에 매각했다. 구체적으로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전량(16.97%)을 넘기면서 지분율이 제로(0)가 됐다. 오뚜기제유는 지분율이 기존 26.52%에서 13.19%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따르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는 상장사·비상장사 모두 오너 지분율 20% 이상이 기준이다.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던 오뚜기제유와 오뚜기물류서비스는 이번 거래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해소된 셈이다.

지배구조 개편 핵심은 오뚜기다. 오뚜기가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오뚜기의 이같은 계열사 편입은 2017년부터 가속화됐다.

2016년 말 오뚜기 국제회계기준연결 대상법인에는 오뚜기를 비롯해 오뚜기냉동식품과 오뚜기삼화식품 등 국내법인은 3개만 포함됐다. 2017년 말 기준으로는 오뚜기에스에프지주, 오뚜기에스에프, 알디에스, 애드리치, 오뚜기물류서비스 등이 추가되면서 연결 국내법인이 7개로 늘었다. 오뚜기삼화식품은 오뚜기로 흡수합병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상미식품과 풍림피앤피, 오뚜기제유가 추가돼 국내법인은 모두 10개가 됐다.

오뚜기 종속으로 편입되지 않은 주력기업은 오뚜기라면뿐이다. 오뚜기라면 최대주주인 함 회장이 보유한 지분 32.18%를 오뚜기로 넘기는 게 핵심이다. 오너 지분율을 20% 아래로 낮추기 위해서는 최소 13% 가량을 매각해야 한다. 오뚜기는 오뚜기라면 지분 27.65%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종속기업으로 편입된 관계기업과 달리 기업규모가 커서 분할 및 흡수합병하는 카드를 쓸 수가 없다. 지분을 오뚜기로 넘기는 등 오너 일가의 결단이 필요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함 회장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줄곧 오뚜기라면에 대한 지분율을 24~25%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2015년 말 기준 24.7%였던 지분율은 이듬해 아버지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의 지분(10.93%)을 물려 받으면서 35.63%로 올라갔다.

지난해 함 회장은 오뚜기제유와 오뚜기물류서비스 지분을 대거 오뚜기에 넘길 당시 오뚜기라면 지분도 일부 매각했다. 지분 3만주(2.96%)를 오뚜기에 넘기면서 현재 보유 지분율은 32.18%다.

지난해 말 기준 오뚜기라면 매출 6459억원 가운데 6417억원이 오뚜기를 대상으로 발생했다. 내부거래 비중이 99%를 넘는다. 오뚜기는 라면을 직접 제조해서 판매하지 않고 오뚜기라면에서 매입해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이슈 해소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섰지만 정작 함 회장 보유 지분율이 높고 특수관계자 거래 비중이 높은 오뚜기라면은 지분율 측면에서 거의 변화가 없다. 계열사 가운데 오뚜기라면 덩치가 가장 크기 때문에 오뚜기가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견기업을 타깃으로 일감 몰아주기를 감시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오뚜기 매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달 10일 열린 취임식에서 "대기업 집단뿐 아니라 자산총액 5조원 이하 중견 집단의 부당한 거래 행태도 꾸준히 감시하고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오뚜기그룹 자산총액은 2조원을 웃돈다.

오뚜기그룹은 앞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취임한 후 오뚜기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밝히자 적극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한 전력도 있다. 오뚜기는 2017년 10월 함 회장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을 당시 일감 몰아주기 지적이 잇따랐다. 당시 김 전 공정거래위원장은 뚜기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몇 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왔고, 현재 남은 건 오뚜기라면뿐"이라면서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 함 회장이 오뚜리라면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지분을 오뚜기에 넘길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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