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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삼성전기, 도레이 손잡고 세운 스템코…5배 성장화학 기술 확보 위한 합작법인 설립…삼성전자, 드라이버 IC 패키징 일원화 가능

이정완 기자공개 2019-09-18 08:30:48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07: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기가 일본 화학회사 도레이와 함께 세운 스템코의 장부가치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폭 성장했다. 삼성전기와 도레이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합작회사를 통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도레이는 삼성전기뿐 아니라 삼성전자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도레이가 삼성전자와 합작해 세운 법인의 이름은 스템코와 유사한 '스테코'다. 삼성전기-도레이 합작법인인 스템코에서 생산한 디스플레이 구동칩(드라이버 IC) 패키징용 필름은 삼성전자-도레이 합작법인인 스테코에서 패키징돼 삼성전자로 향한다. 이 덕에 삼성전자는 드라이버 IC 패키징을 일원화할 수 있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지분 30%를 보유한 관계기업 스템코의 장부가액은 391억원으로 삼성전기가 회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지분 30%에 대한 최초 취득원가인 72억원과 비교하면 5배 넘게 지분가치가 성장한 셈이다. 스템코는 삼성 기업집단에 속한 삼성경제연구원을 제외하면 삼성전기가 투자한 유일한 관계기업이기도 하다.

스템코 장부가치

삼성전기는 1995년 스템코가 설립될 때에는 회사 지분 50%를 들고 있었다. 당시 취득원가는 120억원이었다. 1999년 12월 도레이가 삼성전기가 보유하던 지분 20%를 인수하면서 회사 주식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랐고 삼성전기의 지분은 줄었다. 스템코는 기판 사업을 하는 회사로 삼성전기는 당시 도레이의 기술력을 얻기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도레이는 이병철 삼성전자 선대 회장 시절부터 삼성과 관련이 깊은 회사이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기는 스템코 지분만 가지고 경영에는 적극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다.

삼성전기의 스템코의 장부가치는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0년대 초반 100억원대 초반에서 머물던 지분 30%의 가치는 2015년 200억원대로 진입하더니 2017년 300억원대 벽을 넘어섰다. 스템코는 반도체 부품인 TAB 테이프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COF(Chip On Film)를 주로 생산하는 회사다.

스템코가 생산하는 TAB(Tape Automated Bonding type)는 테이프를 이용한 패키징 방식을 뜻하는데 일본 도레이가 화학회사로서 테이프 기술력이 뛰어나 삼성전기가 합작을 결정했다. 현재는 TAB 방식보다 미세화된 기술인 COF가 널리 쓰여 스템코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COF는 드라이버 IC처럼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반도체 칩과 디스플레이 패널, 회로 부품을 기판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디스플레이용 필름이다. 2000년대 들어 TV,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스템코 실적도 덩달아 증가했다.

특히 최근 디스플레이 베젤리스·슬림 트렌드에 따라 COF의 사용 빈도가 많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스템코 매출은 1388억원, 총포괄손익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 1085억원, 총포괄손익 29억원 대비 각 28%, 100%씩 높아졌다.

실적 상승에 따라 스템코에서 삼성전기로 향하는 배당금도 함께 증가하는 상황이다. 올해 1분기 말 삼성전기가 스템코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22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배당금인 24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2014년 4억원이던 스템코의 배당금은 2015년 13억원, 2016년 21억원 기록 후 꾸준히 연간 20억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스템코 배당금

스템코에서 만든 부품은 상당 수가 스테코로 향한다. 이름이 비슷한 두 회사는 삼성과 도레이의 또 다른 합작법인이다. 스템코가 삼성전기와 합작한 법인이라면 스테코는 삼성전자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삼성전자는 스템코 지분 70%를 가지고 있다. 지난해 스템코의 스테코향 매출은 1056억원으로 스템코의 연간 매출 2690억원의 40%를 차지할 정도였다.

스테코는 삼성 기업집단에도 속한 회사로 스테코 매출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스테코의 삼성전자향 매출은 3354억원으로 전체 매출 3471억원의 97%를 차지했다. 스테코는 스템코에서 만든 필름을 바탕으로 드라이버 IC 패키징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드라이버 IC칩 패키징을 스템코-스테코-삼성전자로 일원화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스템코·스테코의 합작사가 일본 도레이라는 점을 우려해 향후 한일 관계 악화 시 사업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레이가 일본 수출 규제 대상 품목에 포함됐던 화학 산업에서 강점을 지닌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만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스템코와 스테코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전략 물자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우려는 현실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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