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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갑작스런 CFO 교체…친정복귀한 '차동석' 정호영 사장 후임 인사…세무통 평가, 서브원 분할 성공 경험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19 08:58:1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09: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이 LG화학의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정호영 사장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로 이동시키고, 그 자리에 차동석(사진)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옛 서브원) 전무를 선임했다. 차 전무는 전임 정 사장의 뒤를 이어 32조원 규모의 LG화학 살림을 총괄하게 됐다.

차 전무는 LG화학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커리어를 쌓아올린 인물인 만큼 정 사장의 빈자리를 빠르게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 사장의 인사가 꽤 갑작스럽게 이뤄진 만큼 '안정성'에 방점을 두고 차 전무를 낙점했는 평가다.

LG화학_CFO_차동석_전무
LG그룹은 지난 16일 LG화학의 신임 CFO로 차동석 에스엔아이코퍼레이션 전무를 선임했다.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던 한상범 부회장이 사임하고 그 자리에 LG화학 CFO였던 정호영 사장이 신임된 데 따른 후속인사다. LG화학은 지난 2016년 정 사장을 CFO로 신임한 지 4년만에 새로운 인물을 맞이하게 됐다.

차 전무의 CFO 선임 인사는 퇴근 무렵인 오후 6시께 게시판에 공지되면서 알려졌다. 일반 직원들은 물론 임원들조차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차 전무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지 못했던 것도 물론이다. 한 부회장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연쇄적인 인사가 급박하게 진행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LG그룹에 있어 LG화학은 핵심 주력 계열사이다. 특히 LG화학이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면서 그룹 내 거의 유일한 성장동력이라는 기대감에 따라 무게감이 더욱 커졌다. LG화학의 그룹 내 기여도 역시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자산과 매출액 측면에서는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에 뒤지는 약 25% 비중에 불과하지만, 순이익으로 따지면 전체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처럼 중요도 높은 계열사의 CFO를 갑작스럽게 교체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회자된다. 더욱이 '인화'를 중시하는 경영철학에 따라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하던 그간의 전략을 감안할 때 이번 인사는 꽤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에서 그만큼 LG디스플레이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빠르게 인사를 추진했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한편으론 구광모 회장 방식의 성과에 기반한 액티브(Active) 한 인사 스타일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정 사장이 긴급 구원투수로 이동한 데 따라 후임으로 낙점된 차 전무는 이번 인사로 친정에 복귀하게 됐다. 차 전무는 1963년생으로 경북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후 LG화학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2년간 재무회계부서를 돌며 관련 역량을 쌓았다. 한창 실무를 활발하게 할 차장 직급 시절인 2000년 지주사 ㈜LG로 이동해 그룹 안살림을 맡았다. 9년만에 차장에서 상무로 진급하면서 나름 탄탄대로를 걸었다. 당시 차 전무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그를 무난하고 유쾌한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차 전무에게 중책이 맡겨진 건 지난 2011년부터다. 당시 정도경영 태스크포스팀(TFT)을 맡으면서 그룹의 체질개선을 이끌었다. LG실트론과 같이 상장이나 매각 등 중요한 이슈가 있는 계열사를 들여다보고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서브원을 중심으로 한 LG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이슈가 불거지면서 차 전무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원투수로 급파됐다.

당시 대기업의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를 활용한 일감몰아주기에 대해 정부가 증여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된 데 따라 재무 및 조세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차 전무가 낙점됐다. 차 전무는 재무분야 가운데서도 특히 조세 분야에 탁월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차 전무는 서브원을 분할 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일감몰아주기를 해결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LG그룹이 급하게 공석이 된 핵심계열사인 LG화학의 CFO를 차 전무에게 맡긴 이유는 오랜 화학업 경험과 해결사 면모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G화학이 갖는 그룹 내 기여도와 무게감을 감안할 때 업의 특성을 잘 알고 빠르게 자리에 안착할 인물이 필요했을 것이란 의견이다. 이런 관점에서 12년간 LG화학에서 몸 담으며 관련 역량을 쌓아온 차 전무가 안정적으로 안살림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더해 일감몰아주기 이슈, 서브원 매각 등 그룹 내 굵직한 안건을 해결했던 차 전무의 경험으로 LG화학이 현재 처한 재무악화 부담을 돌파내 나갈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됐다. 현재 LG화학은 2차전지 배터리 사업에 수조원의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 데 따라 차입금이 역대 최대치로 치솟는 등 재무재표가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차 전무의 선임에 대해 그룹 안팎에서는 모험이 아닌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갑작스럽게 공석이 된 자리를 빠르게 채울 수 있는 적임자가 차 전무였다는 얘기다. 그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나 학연이나 지연과 같은 연줄도 따로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내에서 크게 조명받던 인물은 아니지만 역량을 인정받으며 꾸준히 성장해오던 인물로 평가된다.

재계 관계자는 "차동석 전무는 세무통으로 평가되는 인물로 유쾌하고 무난한 스타일로 평판이 좋은 인물로 회자된다"며 "서브원 분할 및 매각의 성공, LG화학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 등을 높이 평가하며 LG화학의 신임 CFO로 내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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