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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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 유증, BBB급 전락 방어 '글쎄' [Credit & Equity]1500억 조달, 일시적 유동성 확충…전력기기 실적 부진, 신용도 위협

양정우 기자공개 2019-09-19 14:39:2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A-, 부정적)이 대규모 유상증자로 신용등급을 방어할 수 있을까. 일단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수하면 단기적으로 유동성 확충과 차입구조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유상증자만으로는 'BBB'급 전락의 압박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주력인 전력기기 사업의 침체로 적자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크게 후퇴한 만큼 일시적 자금 확충에도 차입금의존도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와중에 증설 투자도 예고돼 있어 잉여현금흐름(FCF) 적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실적악화 누적, 1500억 유증 단행…FCF 적자 기조, 조달 효과 한계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이하 현대일렉트릭)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1500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미 매각을 공시한 용인 연구소 용지(597억원)와 울산 공장용지를 팔아 1500억원을 추가 확충한다는 복안이다.

현대일렉트릭이 유상증자를 완수하면 당장 유동성 확보와 차입구조 개선에 보탬이 된다. 지난 2017년 유상증자(2489억원)를 단행한 후 꾸준히 악화된 차입 부담이 완화된다. 순차입금 규모(올해 2분기 말 5861억원)가 1년 전 수준인 3000억원 대로 감소한다. 조달 재원을 모두 상환에 활용하면 차입금 만기구조(1년 내 비중 50% 이상) 역시 개선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용등급 하락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올 들어 영업실적이 크게 주저앉은 탓이다. 올해 상반기 112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1006억원)보다 한층 더 실적이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EBIT마진 2% 하회)와 차입금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EBITDA 6배 초과)는 이미 신용평가사의 등급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지 오래다.

그나마 현금 유입으로 안정성 지표가 강화되지만 안도할 수 없는 수준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차입금의존도 35% 초과'를 등급하향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40.7%에 달하고 있다. 1500억원 유증 대금을 모두 상환에 투입할 경우 차입금의존도는 34.3%까지 낮아지지만 역시 등급하향 트리거에 육박한 수치다.

결국 실적 개선으로 현금창출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자금조달의 약발도 빠르게 사라질 전망이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신설 이후 한차례도 FCF 연간 흑자를 거두지 못했다. 2017년엔 변전소 건설의 특성상 운전자본 부담(매출채권 급증)이 컸고 지난해는 해외법인 인수 이벤트가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는 영업활동현금흐름 자체가 적자로 전환돼 FCF도 역시 적자 상태에 놓여있다.

유상증자 뒤에도 FCF의 흑자 전환이 요원하면 차입금의존도는 또다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변압기 스마트공장 구축(790억원)과 중저압차단기 공장 신설(975억원) 등 각종 설비투자가 예고돼 있다. 현금창출력이 극적으로 강화되지 않으면 FCF의 적자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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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은 지난 2017년 4월 옛 현대중공업에서 분할 신설.

◇전력기기 부문, 국내외 악재 중첩…비상경영·자산매각도 추진

현대일렉트릭의 실적 위축은 핵심 사업인 전력기기 부문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전력기기 파트는 주요 수출국(중동 지역)의 수요 감소와 국내 발전시장의 침체로 외형이 꾸준히 축소돼 왔다. 판매 부진과 고정비 부담이 중첩되면서 결국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미국의 반덤핑 고관세 부과와 에너지저장자치(ESS) 발주 부진 등 악재가 쌓이고 있다.

이런 배경 탓에 본업인 전력기기 부문의 극적인 회복은 쉽지 않다는 게 크레딧업계의 시각이다. 그보다 유상증자와 함께 발표된 고강도 비상경영 체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현대일렉트릭은 외부 경영진단을 통해 연간 500억원의 비용 절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부서별 통폐합과 임원을 40% 줄이는 조직 개편도 시도한다. 향후 비상경영 체제의 가시적 성과가 부정적 아웃룩을 뗄 수 있는 활로인 셈이다.

자산 매각을 통해 추가로 1500억원을 확보하는 방안도 지켜볼 대목이다. 용인 연구소 용지는 이미 597억원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울산공장 내 신설 공장용지를 매각하는 계획의 성사 여부가 관건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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