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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못따르는 민평수익률…왜곡 심화 국고채-크레딧물, 장단기 스프레드차 뚜렷…평가 체계 미비 지적

피혜림 기자공개 2019-09-20 09:06:2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사채 장단기 스프레드가 국고채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민평금리가 시장 지표를 왜곡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 격차가 벌어지고 있지만 민간 채권평가사가 제시하는 크레딧물의 장단기 금리 격차는 좀처럼 간극을 넓히지 못는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 채권시장 호황에 힘입어 상반기 장기물 발행에 성공한 발행사의 경우 장단기 스프레드가 대폭 좁혀진 상태라 민평금리가 투심에 부담을 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민평 평가 체계 특성 상 유통물량이 적은 크레딧물의 경우 금리 반영 속도가 더딘 탓에 이 같은 지표 왜곡이 나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A급 이하 크레딧물의 경우 유통물량이 적을 경우 민평금리가 대폭 치솟기도 한다. 채권평가사가 인프라 구축과 시장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명확한 평가시스템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벌어지는 국고채 스프레드…변화 더딘 민평금리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고채 3년-5년물, 3년-10년물 스프레드는 각각 8.7bp, 17.7bp 수준이었다. 같은날 동일 만기의 AAA등급 금리차는 3년-5년물과 3년-10년물 각각 4.4bp, 10.1bp에 머물러 있었다. 민평 장단기 금리차가 채권 평가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지 못한 셈이다.

이같은 현상은 올 상반기 장기물 발행에 나섰던 AA급 기업 민평금리에서도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10년물 발행에 나섰던 AA+ 발행사 에쓰오일과 롯데케미칼, SK에너지, SK㈜의 3년물과 10년물 민평금리 차이는 17일 기준 각각 7.3bp, 10bp, 13bp, 7bp로, 같은날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스프레드 대비 최고 10bp이상 낮았다.

국고채 장단기 스프레드는 지난 8월말을 기점으로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1년전(2018년 9월 17일) 18.5bp 수준으로 격차를 넓혔던 국고채 3년-5년물 스프레드와 3년-10년물 스프레드 차이는 지난 5월 한자리수 대에 진입한 후 지난달 3bp까지 격차를 좁혔다. 이후 격차를 벌려 지난 16일 100bp 수준에 진입하는 등 장단기 스프레드가 정상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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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KIS채권평가

반면 민평금리는 이같은 시장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크레딧물의 경우 유통물량이 적은 탓에 올 상반기 회사채를 찍을 당시 대거 낮춘 발행금리 영향이 민평금리 산정에 여전히 우세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10년물 발행에 나서 해당 만기물 민평금리를 낮췄던 AA+등급 발행사의 장단기 스프레드 격차가 시장의 변화만큼 빠르게 바뀌지 않는 이유다.

문제는 지난 8월 반기 보고서 제출 이후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기업들이 다시 늘었다는 것이다. 발행사의 경우 수요예측 시 민평수익률을 기준으로 발행금리를 결정한다. 민평 금리가 시장 변화를 적극 반영하지 못 하는 탓에 국고채 스프레드 대비 여전히 낮은 장기 크레딧물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국고채 장단기물 스프레드가 붙는 양상이었으나 최근 다시 벌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평가사들이 민평금리 스프레드를 현재 국고채 금리차보다도 지나치게 붙여놓은 탓에 금리 왜곡 현상이 일어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민평금리 무용지물 지적…체계 마련 시급

이같은 민평금리의 시장 왜곡 현상 앞서 A급 이하 기업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채권 시장 호황에 힘입어 발행금리를 낮춰 조달한 A급 이하 기업들의 내재등급(BIR) 상승세가 뚜렷해졌다.

NICE P&I 기준으로 'A+' SK머티리얼즈와 SKC·국도화학·대상, 'A0' 크라운제과·광동제약, 'BBB0' 중앙일보 등은 실제 신용등급보다 2~3노치(notch) 이상 높은 내재등급으로 올라서기도 했다. 'A+' 매일유업의 내재등급은 실제 신용등급보다 4단계 뛰어오른 'AAA'수준을 부여받기도 했다.

채권 유통물량이 적을 수록 민평금리의 왜곡 현상은 두드러졌다. 10년물 민평금리가 시장 변화를 즉각 따라가지 못한 것 역시 장기물 주요 투자층인 보험사가 채권을 장기보유해 유통물량이 드문 영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금리 왜곡 현상이 지속되다보니 평가사가 독자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유연한 민평금리 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유통물량 부족 등의 문제를 떠나 평가사는 자기만의 평가체계를 통해 채권 가격을 적절히 산정하는 게 주요 역할"이라며 "등급민평 산정 모델이 평가사가 방법론 개선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인력이나 규모면에서 여력이 없어 유사한 문제점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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