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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환골탈태' 롯데, 조성욱號 타깃 비켜서나 금융계열사 매각 10개월 만에 마무리…공익법인·일본 계열사 출자 해소 '남은 과제'

박상희 기자공개 2019-09-24 07:47:00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가 23일 롯데캐피탈 지분 매각을 이사회에서 의결하면서 지난해 11월 말 금융 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한 지 약 10개월 만에 사실상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등의 행위제한 요소 충족을 마무리했다. 시기적으로 신임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취임과 맞물리면서 롯데그룹이 공정거래법 행위 제한 해소 데드라인을 준수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는 분석이다.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온 롯데그룹은 국회에 계류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갑을관계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거래행태와 대기업집단의 일감몰아주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주요 타깃에선 비켜서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공익법인이 출자한 계열사 수가 많다는 점과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해외 계열사가 많다는 점이 롯데그룹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외 계열사 대부분은 일본 롯데 관련 계열사라는 점에서 호텔롯데 상장이 힘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금융 계열사 매각 공표…10개월 만에 3개 금융 계열사 매각 마무리

롯데지주는 2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보유중인 롯데캐피탈 지분을 일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보유중인 롯데캐피탈 지분 25.64%를 매각하는 것으로,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다. 총 매각금액은 3332억원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말 금융 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했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금융 계열사 매각 이야기는 계속 나왔지만 시한 약 1년 여를 남기고 금융 계열사 매각을 공식화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2년 내(2019년 10월)에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후 롯데지주는 롯데카드 지분 일부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했고, 잔여 지분은 롯데쇼핑에 넘겼다. 롯데손해보험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매각된다. 롯데캐피탈 매각 이사회 의결도 이뤄지면서 금융 계열사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비계열 금융회사인 BNK금융 지분도 부산롯데호텔에 블록딜 형태로 매각했다. 신한금융지주 지분도 가까운 시일 내에 비슷한 방식으로 매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롯데캐피탈 등 금융 계열사 매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신한금융지주 지분 매각도 10월 안으로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총수 계열사 지분율 2.7%, 사익편취 타깃 해당 안돼…해외 계열사·공익법인 출자 계열사 '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달 초 발표한 2019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에 따르면 롯데는 총수 2세의 지분율이 전혀 없는 15개 기업집단에 속했다. 롯데그룹 총수는 신동빈 회장(사진)이다.

신동빈
51개 총수 있는 집단 소속 계열회사의 평균 지분율은 50.9%인데, 롯데는 넥슨(93.9%)에 이어 두번째로 지주가 보유한 계열회사 지분율(78.0%)이 높았다. 총수일가가 보유한 계열회사 지분율은 2.7%에 그쳤다.

롯데는 사익편취규제 대상 회사를 보유했지만 사각지대 회사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익편취규제 회사는 에스디제이,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 등 2곳이다.

에스디제이는 신 회장의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내부거래는 없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신영자 전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5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매출 등의 내부거래는 없다. 공정위가 최근 눈여겨보고 있는 내부거래를 활용한 사익편취 규제 타깃은 아닌 셈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015년 경영권 분쟁 이후 경영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순환·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지주사를 출범했다"면서 "이후 계속된 지배구조 개선 작업으로 인해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에선 한 발 비켜서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그룹은 해외 계열사 등을 활용한 우회적 계열 출자가 많은 곳으로 손꼽힌다. 롯데는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해외 계열사(15개)가 가장 많았다. 공익법인이 지분을 보유한 피출자 계열사 수(11개)도 가장 많았다.

롯데장학재단, 롯데문화재단, 롯데삼동복지재단 등이 15개 계열사 지분 총 31.44%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계열사를 보유한 해외 계열사는 광윤사, 롯데홀딩스 등 일본 계열사가 대다수다. 그 중심에 일본 롯데 측이 9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롯데가 자리한다는 점에서 상장 작업이 수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익법인 및 해외계열사를 활용한 우회 출자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를 통과해서 시행에 들어간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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