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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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줄이려는 증권사, '책임'까지 줄여서야 [thebell note]

김진현 기자공개 2019-10-07 08:33:5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2일 07: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얼마 전 한 증권사 리테일전략 담당 임원이 투자자문사 대표를 한 자리에 불러모았다. 자리에 모인 투자자문사는 모두 투자권유대행인을 고용해 사업을 펼치는 곳이다.

그가 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건 점차 줄어드는 내점 고객 때문이다.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조차도 내점 고객이 줄어 지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앞으로는 투권인을 활용해 개인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것이란 이야기를 덧붙였다.

리테일전략 임원이 자문사 대표를 불러 투권인에 관심을 보인 건 피하기 어려운 변화를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다. 고령층이 아니고서야 '5G 시대'에 지점을 방문해 금융 상품에 가입하는 건 사치스럽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여유의 방증일 뿐이다.

당장 '희망퇴직' 같은 인력 감축 이슈가 뒤따르는 탓에 지점을 줄여야 함을 알면서도 섣불리 행동에 나서지 못할 뿐이다. 취업난이 국가 과제인 상황에서 인력 감축을 이야기하기란 더더욱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권인을 눈여겨보는 건 조금씩이라도 몸집을 줄이면서 미래를 준비하려는 시도다.

앞서 저금리, 고령화를 겪은 일본에서도 2003년 금융상품중개업자 제도를 도입하며 증권사 몸집 줄이기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투자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거나 자문 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증권사에 계좌개설이나 주문 등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등록투자자문(RIA) 제도나 독립투자자문(IFA) 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이들이 가정을 방문해 투자상품 권유와 자문을 제공하는 '금융집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해당 리테일전략 담당 임원 역시 이러한 모델을 검토한 뒤 자문사 대표들을 불러 모았을 것이다.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만 하면 증권사는 몸집을 줄일 수 있어 좋고 자문사 역시 새로운 수입원을 얻게 되는 셈이다.

증권사에 바라는 점은 단순히 고정비용을 줄이겠다고 모든 걸 자문사에만 떠넘기지 말라는 거다. 지금이야 자문사들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투권인 교육 등에 투자하고 있지만 증권사가 지점을 유지할 때처럼 고정비용이 되는 순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비용 부담으로 자문사들이 투권인 관리에 소홀해지는 순간 불완전판매와 같은 사고는 피하기 어려워진다.

판매 채널이 바뀔 뿐 증권사를 통해 판매되는 금융상품이라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지점 축소로 확보된 비용 일부는 자문사에도 투자해 판매 채널을 관리에 힘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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