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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디스플레이]삼성 QD디스플레이는 '이재용의 특명'⑥8월 공장 방문해 신기술 개발 당부…이동훈 사장 의지도 영향

김장환 기자/ 윤필호 기자공개 2019-10-10 08: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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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LCD 강자로 글로벌 시장을 오랜 기간 누벼왔던 LG와 삼성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의 매서운 추격에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TV용 LCD는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준지 오래다. 삼성과 LG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전환을 본격화했다. 산업 전반의 '대격변'이 불가피하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겪고 있는 위기의 실체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 유기발광다이오드 투자 검토에 본격 돌입한 이면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특별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몇 달 사이 이 부회장이 보인 행보를 보면 이미 두 달여 전 삼성디스플레이 경영진에 사업 타당성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의 지속적인 의지 표명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말도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QD디스플레이 조기 투자에 회의적인 인사들도 다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QD디스플레이 사업이 본격화되면 이를 전면에서 이끌게 될 삼성디스플레이 내부 인사는 과연 누가 될지도 관심을 끈다. 남효학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이 앞장서 QD디스플레이 사업 전반을 끌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남 부사장은 현재 대형 디스플레이(QLED) 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아울러 대형 LCD 사업에서 QD디스플레이로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는 사업부 인력 전반의 전면 재편도 이뤄질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 '대형 LCD+신기술 개발' 직접 언급

이재용
이재용 부회장(사진)은 지난 8월 26일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 사업장을 방문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수차례 이어진 일상적인 시찰 일정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날 자리는 무언가 달랐다. 이 부회장이 현장 경영진 회의 자리에서 특별한 말을 꺼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하면 안된다"며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더해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LCD와 신기술을 조합해보면 결국 QD디스플레이 사업 투자를 이 시점에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미 오래 전부터 QD디스플레이 사업을 시작해야 할 필요성을 그룹 경영진들에게 적극 표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내부, 특히 TV 사업부에서 대형 OLED 시장이 열릴 시기가 아직 멀었다고 보는 시선이 많아 이를 설득해야 했다.

현존하는 OLED 기술은 화질 구현력이 월등하지만 LCD보다 뒤쳐지는 단점도 분명 있다. 영상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과 짧은 수명 등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조한 중소형 OLED 패널을 탑재해 생산해온 갤럭시 시리즈를 두고 삼성전자는 번인 현상을 오랫동안 잡지 못해 골치를 앓아왔다. 삼성전자 CE 사업부가 대형 LCD 패널을 적용한 QLED TV를 지속해 고집해온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에 시간이 보다 더 걸릴 수밖에 없는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OLED가 아닌 QD디스플레이에 집착한 것 역시 이 때문으로 보인다. QD디스플레이의 단점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구현 기술로 알려져 있다. 청색 유기발광물질을 광원으로 사용하고 그 위에 적색 및 녹색 QD 컬러필터를 입혀 색을 재현하는 방식이다.

이 사장이 QD디스플레이가 아닌 일반적인 OLED를 들고 삼성전자 경영진 설득에 나섰다면 오랫동안 투자 계획을 실현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아울러 업계 예상처럼 삼성디스플레이가 수조원대 QD디스플레이 투자 발표를 이달 중 하게 된다면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침내 마무리한 상태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QLED 8K TV 화질 문제를 제기하며 전면전을 펼치게 된 것도 삼성이 QD디스플레이 패널 투자 시기를 앞당기는 검토에 돌입한 핵심 사유 중 하나로 평가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TV 시장의 패러다임이 LCD에서 OLED로 넘어가는 시기를 맞이해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LG전자 자신감의 근원은 전 세계 대형 OLED 패널 유일 제조사인 LG디스플레이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행보를 보였지만 향후 QD디스플레이 전환 투자에 돌입한 시기에 맞춰 디스플레이 품질 전쟁을 본격 지원사격할 것으로 점쳐진다.

◇OLED 중심 조직재편 단행, 남효학 부사장 전진배치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 단행한 조직개편을 봐도 QD디스플레이 투자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란 예측이 가능했다. 기존 LCD와 OLED 큰 틀로 나눠 운영했던 사업부를 대형과 중소형으로 변경했다. 대규모 투자를 고려 중인 대형 OLED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이에 맞춘 조직 개편을 조기에 단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과정에 대형 OLED 사업을 이끌 최적임자로 꼽히는 인사를 사내이사로 올렸다. 남효학 부사장이다. 올 3월 15일 사내이사로 오른 남 부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제조팀장, 삼성디스플레이 OLED제조센터장 등을 역임했다. OLED 사업 베테랑으로 향후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QD디스플레이 기술 개발과 사업 등 전반을 그가 이끌 전망이다.

QD-OLED 투자가 이달 결정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1년부터 패널 양산을 본격 시작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 대형 LCD 생산라인은 자연스럽게 퇴출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본사 LCD 사업부 직원들을 비롯해 관련 생산인력들도 OLED 라인으로 전면 전환배치해야 한다. 인력 전원 전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여서 희망퇴직 등 감원 절차 역시 동시에 단행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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