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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한 깃든 퓨처스랩, ‘디지털 전초기지’ 발돋움 [금융권 핀테크랩 전략] 조용병 회장 손길 곳곳, 육성·발굴·투자 선순환… 글로벌 교두보 목표

진현우 기자공개 2019-10-14 09:39:00

[편집자주]

금융권 핀테크랩은 의무에서 전략이 되고 있다. 혁신 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확보하는 것이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시작했던 핀테크랩은 이제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에 들어섰다. 출범 5년차를 맞은 금융권 핀테크랩의 성과와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08: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퓨처스랩은 국내 시중은행들이 자체 핀테크랩을 구축하기 전에 사전 방문할 정도로 스타트업 문화와 정서가 잘 묻어나는 공간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개성 있는 내부 인테리어는 입주 기업들은 물론 사업 파트너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무실 한 편에 놓여 있는 2층 침대는 밤샘 작업이 잦고 업무 시간이 자유로운 스타트업 특성을 반영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건 미니 축구 골대와 큼지막한 샌드백이다.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용도 뒤엔 입주 기업들이 목표(Goal)를 달성하고 혁신금융을 위해 기존의 틀을 깨부수라는 조 회장의 중의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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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퓨처스랩 내부공간

신한퓨처스랩은 2015년 설립된 신한금융그룹의 국내 스타트업 육성·발굴 프로그램이다. 그룹에서 ICT업무를 담당하는 신한DS가 실질적인 운영 업무를 맡고, 신한금융지주는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고 전략을 기획하는 일종의 투트랙(Two-Track) 형태다. 전략통인 박우혁 신한금융지주 CSO(Chief Strategy Officer)가 핀테크랩 리더다.

◇ 신한퓨처스랩, 분산된 디지털역량 ‘한곳으로'… 지난 5년간 122개社 육성

신한퓨처스랩은 머릿속에만 존재하던 디지털전략을 자유롭게 꺼내 논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장(場)으로 위상이 올라갔다. 실제 조 회장은 각 계열사의 디지털 담당 임원들과 정기적으로 이곳에서 전략회의를 가질 정도다. 분산돼 있는 디지털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시너지로 만들겠다는 ‘원신한(One Shinhan)' 문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그룹 디지털금융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부터 협업 가능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평가에 참여한다. 반대로 스타트업 실무자들로 하여금 협업하고 싶은 계열사를 직접 골라 1대1 매칭 성사 가능성을 끌어올린다. 은행 특유의 보고절차를 생략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한퓨처스랩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갔고, 지난 5년간 총 122개사를 길러냈다. 이중 45개 스타트업과 49건의 사업제휴를 맺었고, 35개 기업에 지분(Equity)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신한퓨처스랩이 육성한 스타트업을 주요 투자 섹터로 조성된 108억원 규모의 원신한퓨처스펀드는 육성-발굴-투자의 선순환을 일궈냈다는 평가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캐피탈이 공동운용사(CO-GP)로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생명보험 등이 기관투자자(LP)로 참여했다"며 "그룹 차원의 펀드 조성은 원신한 관점에서 GIB부문 중심으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투자를 하기 위한 목적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펀드 소진율은 약 3분의1로, 남은 자금은 내년까지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 해외진출 지원체계 구축 정중동… "옥석 가리기, 집중할 것"

신한퓨처스랩은 2016년 12월 베트남에 사무국을 열며 핀테크랩 최초로 해외진출에 앞장섰다. 올해엔 인도네시아를 두 번째 해외진출 거점으로 확보하며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는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네 곳이 법인 형태로 진출해 있는 만큼 여러 방면에서 사업적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진출 전략은 달리 했다. 신한은행이 오래전 진출해 안착한 베트남에선 현지 스타트업 발굴·육성부터 시작했던 반면, 인도네시아는 일정 수준 이상 사업모델을 정교화한 국내 스타트업을 선발대로 보냈다. 인도네시아는 신한금융그룹이 진출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중국계 스타트업의 영향력과 시장 판도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에서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국내 여타 핀테크랩이 갖추지 못한 스타트업 해외진출 지원경험과 광범위한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야 의미를 더해갈 것"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각각 일본과 인도에 신한퓨처스랩 해외 사무소를 열기 위한 사업성 검토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신한퓨처스랩은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과거엔 수동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이젠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라도 다양한 영역의 스타트업을 직접 찾아간다는 복안이다. 가령,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에서 국내 탑티어(Top-Tier)에 속하는 스타트업 대다수가 신한퓨처스랩을 거쳐 갔다. 따라서 공유경제, 실생활 서비스 등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분야의 스타트업 옥석 고르기에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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