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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그룹, 개별 크레딧 부각…각자도생 '험로' '지주사 분할' 7조 연대채무 대부분 상환…현대중지주·일렉트릭 초점

양정우 기자공개 2019-10-17 13:59:4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전환 3년차에 들어서면서 계열사의 자체 신용도가 부각되고 있다. 분할 직후 7조원이 넘었던 그룹 계열의 연대보증 채권이 대부분 상환된 만큼 개별 부채상환능력으로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옛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체제로 거듭나고자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등으로 분할됐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이 찍은 조 단위 회사채는 각 계열로 나눠 이관된 동시에 이들이 함께 갚아야 하는 연대보증 의무가 부여됐다. 이 연대보증 채권엔 분할 계열 가운데 신용도가 가장 우수한 현대중공업지주의 등급(A-, 안정적)이 부여돼 왔다.

이젠 연대보증 채무가 거의 사라져 이들 분할 계열의 각자 신용도가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각자도생에 나선 현대중공업그룹 앞엔 꽃길보다 험로가 놓여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소화하는 현대중공업지주부터 재무구조가 악화된 현대일렉트릭까지 BBB급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대보증 채권, 7조서 2000억 '급감'…현대일렉트릭, 아웃룩 조정 '스타트'

옛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7년 분할 직전 총 차입규모가 7조2000억원(무역금융 제외) 수준에 달했다. 이 가운데 회사채는 지주사 전환에 따라 분할된 계열(현대중공업지주와 현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로 분산됐다. 상법상 분할 전 채권은 분할로 나눠진 기업이 모두 연대보증 책임을 진다.

그간 현대중공업그룹의 연대보증 채권엔 분할 계열 중 신용도가 가장 높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등급이 일괄적으로 부여돼 왔다. 특정 분할법인의 채무상환능력이 통합신용도를 상회할 경우 연대보증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그에 맞춰 조정된다. 현대중공업(분할 후)과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로 이관된 회사채에 모두 'A-(안정적)' 등급이 책정된 셈이다.

막대한 규모의 연대보증 채권은 올 들어 21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내년 중순엔 현대중공업지주로 귀속된 회사채 1개(700억원 규모)를 남겨둔 채 모든 연대보증 채권이 상환될 예정이다. 이제 분할 계열마다 각자 지닌 신용도를 선명하게 나타낼 시점이 다가온 것이다.

현대일렉트릭의 경우 이미 조달시장에서 자체 부채상환능력을 드러낸 계열사다. 올해 초 분할 당시 이관받은 연대보증 채권을 모두 상환했고, 실적 부진과 재무구조 악화가 크게 부각됐다. 지난 5월 분할 계열 가운 유일하게 신용등급 아웃룩이 '부정적(A-)'으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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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지주, '대우조선 M&A' 크레딧 부담…현대건설기계, 글로벌 수요 위축 '숙제'

현대중공업그룹의 분할 계열은 이미 A급 끝선(A-)에 놓여있다. 하향 압박이 이어질 경우 BBB급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각기 생존에 나서야 하지만 넘어서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현대일렉트릭이 등급 하락의 위협에서 벗어나는 건 녹록치 않다. 무엇보다 올 들어 영업실적이 크게 주저앉았다. 올해 상반기 1127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적자(1006억원)보다 한층 더 실적이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EBIT마진 2% 하회)와 차입금커버리지 지표(순차입금/EBITDA 6배 초과)는 이미 신용평가사의 등급하향 트리거를 충족한 지 오래다.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지만 수익 회복에 실패하면 단기 수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현대중공업지주도 신용등급을 좌우할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다. 그간 다른 분할 계열보다 신용도가 비교 우위에 서있던 건 현대오일뱅크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초우량 신용도를 갖춘 현대오일뱅크가 지주사의 부채상환능력을 뒷받침해 왔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산업 불확실성이 높은 조선 계열의 비중이 크게 높아진다. 현대오일뱅크의 존재감이 축소돼 등급하향 압박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조선 계열의 중간지주사 격인 한국조선해양(기업신용등급 A-) 역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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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현대건설기계는 'A-(안정적)' 등급의 안정권에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해외시장 의존도(매출 비중 85%)가 매우 높은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건설기계 수요를 토대로 꾸준히 수익성을 개선해 왔다. 다만 지난해 정점을 찍은 뒤 하강 국면에 진입한 글로벌 건설 수요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올 들어 실적(상반기 매출액 1조6383억원, 영업이익 1131억원)이 서서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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