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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각]자산유동화 대신 진성매각 결정한 배경은부지개발 등 불구 유동성 확보에 방점찍힌듯

김병윤 기자/ 김혜란 기자공개 2019-10-17 15:37:3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6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주유소 부지 개발로 적잖은 차익을 실현했던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매각에 나선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수익률이 낮은 주유소 대신 부동산을 개발한 뒤 임대 등으로 수익처를 다변화할 수 있는 카드를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유동성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이번 거래의 초점이 맞춰졌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동산 개발 경우 절차가 길고 복잡해 현금 창출이 단기간 내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SK네트웍스는 현재 국내에 320여개 정도의 직영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시 내에는 강남구·강동구·송파구·서초구 등에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가 위치하고 있다. 양천구와 영등포구에는 4개 정도씩 운영돼 서울 내 가장 비중이 높은 곳으로 파악된다. SK네트웍스는 경기도·부산시 등 주요 도시에서도 직영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직영주유소가 위치하고 있지만, 수익성은 높지 않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 SK네트웍스의 주유소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2% 사이를 오가고 있다. 주유소사업 경우 경쟁이 치열한데다 특정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충성도가 높지 않은 점이 낮은 마진(margin)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에 SK네트웍스는 주유소 매각을 지속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의 부동산 가치에 주목해 진성 매각 보다는 개발을 통한 수익 창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 SK네트웍스는 주유소 부지 개발을 통해 수백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사례가 있다. SK네트웍스는 여의도역 인근의 주유소 부지에 에스트레뉴(S-Trenue) 빌딩을 올리며 2006년 분양에 나섰다. 이 건물은 약 1만2000평 면적에, 지하 7층과 지상 36층으로 이뤄졌다. 강남 고급 오피스텔 '부띠크모나코'의 설계자가 직접 설계를 맡아 관심을 모았다.

SK네트웍스는 또 경기도 화성의 물류센터 부지에 주상복합 SK뷰(View)를 지어 분양하기도 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에스트레뉴 빌딩은 분양 초기 90% 이상의 계약률을 기록했으며, 분양률이 양호한 덕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SK네트웍스는 부동산 개발 관련 경험과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네트웍스가 유형자산을 활용하는 대신 매각을 선택한 배경으로 '빠른 유동성 확보'를 꼽고 있다. 부동산 개발 경우 인허가 절차, 자금마련, 건축, 마케팅, 분양, 입주 등 절차가 복잡하고 장기간 소요돼 현금 창출이 더디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기 민감도가 큰 특성상 분양이나 임대수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점도 매각의 요인으로 꼽힌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 인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면서 확대된 차입금을 줄이기 위해 이번 거래를 진행하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최대한 빠르게 직영주유소를 매각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 말 현재 SK네트웍스의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전년 말 대비 각각 2조8450억원, 2조2004억원 늘었다.

일각에서는 직영주유소 매각 결정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수입처 다변화와 계열 간 시너지 창출 등 매각에 따른 기회비용 역시 적지 않다는 의견이다. 여의도 에스트레뉴빌딩 경우 그룹 계열사인 SK건설이 시공사를 맡으며 매출을 올렸다. 인수·합병(M&A)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과거 매각한 통신마케팅(IM)부문 리테일사업이나 패션부문과 달리 부동산은 현금 창출의 잠재력이나 활용도가 큰 자산으로 볼 수 있다"며 "직영주유소를 매각함에 따라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크게 위축되는 점은 장기적으로 이득보다 손해가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SK그룹 계열사가 인수할 경우, SK네트웍스는 유동성을 확보하고 SK그룹은 부동산 자산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 상반기 말 현재 SK네트웍스가 소유한 영업용 설비(토지·건물) 장부가는 2조1388억원이다. 이 가운데 직영주유소 가치가 절반 정도로 알려졌다. 직영주유소가 매각될 경우 사옥과 호텔(그랜드워커힐·비스타워커힐) 정도만이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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