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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각]오일뱅크-코람코 컨소시엄, 거래 완주할까현장실사 이제 시작…1조 펀딩 곳곳 변수

김혜란 기자공개 2019-11-06 13:38:4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5일 12: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이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인수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거래 완료까지는 아직 여러 변수가 남아 있다. 직영주유소 200여 곳에 대한 상세 실사와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펀드레이징 등 코람코자산신탁이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이 무사히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를 품을 수 있을지 딜 종결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조만간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310여 곳 가운데 SK네트웍스가 직접 부지를 보유한 200여 곳에 대한 상세 실사 작업에 착수한다. 이들 200여 곳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소유권을 직접 가져가기 때문에 면밀한 실사가 필요하다.

인수 후보들은 예비입찰 이후 기본적인 실사 자료만 제공받았을 뿐 구체적인 실사를 진행하지 못한 채 인수 가격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각지에 흩어진 직영주유소 부지를 일일이 실사하는 데만 수십억원이 들 정도로 방대한 작업인 탓에 현실적으로 우선협상자 자격을 얻은 뒤에야 현장 실사에 착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딜에서 현장실사가 최대 난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사 과정에서는 주유소 토양이 오염되지 않았는지, 향후 환경·안전 관련 리스크는 없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부동산 가치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 주변상권과 유동인구, 향후 개발 가능성 등도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현장실사를 진행하면서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디스카운트 요인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경우 가격을 낮추려 하는 등 매각 측과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일 수 있다. 인수 측이 제시하는 최종 가격과 매각 측의 희망가격 눈높이 차이가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1조3000억원가량을 베팅한 것으로 알려진 코람코자산신탁이 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자금을 신속하게 모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딜은 재무적투자자(FI)가 자산을 인수하고 전략적투자자(SI)는 임차인으로 FI에 임대료를 지불하는 구조로 짜여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코람코자산신탁에 연간 400~500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지불하기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LP 모집에 나설 때 현대오일뱅크라는 우량한 기업과의 협업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내세울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신용등급은 AA-다. 코람코자산신탁이 현대오일뱅크로부터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으면, 펀드에 출자한 LP들은 일정한 일드(Yeild·수익)를 확보할 수 있다. 주유소업 자체는 사양산업이긴 하지만, 점차 수소차 보급률이 높아질 경우 기존 주유소 부지를 수소차 충전소로 바꿔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문제는 시장 일각에서 코람코자산신탁이 제시한 1조3000억원은 다소 높은 가격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고밸류에이션 이슈가 있을 경우 출자자(LP) 모집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 시장에 알려진대로 코람코자산신탁이 1조3000억원으로 직영주유소를 인수하고, 현대오일뱅크로부터 매년 400억원의 임대료를 얻는다고 가정하면, 연간 수익률이 3%대에 머문다.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요 금융기관으로부터 연 2.8~4.6% 안팎의 금리로 대출을 받아왔다. 지난해 회사채를 발행했을 당시 금리는 4.1%수준이었다. 코람코자산신탁의 조달금리가 4%대인 점을 감안하면 3%대의 수익률로는 역마진 구조가 나올 수밖에 없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분 투자에 참여해 코람코자산신탁의 인수 부담을 덜지 않으면 딜 종결에 불확실성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어떤 엑시트(투자금 회수) 플랜을 가지고 있는지도 LP입장에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주유소업의 경우 ROI(투자수익률)가 낮기 때문에 FI가 장기적으로 부동산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주유소를 묶어 리츠(REITs·부동산투자전문 뮤추얼펀드)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리츠를 비롯해 다양한 엑시트 시나리오를 가지고 펀드레이징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런 엑시트 시나리오가 LP들에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반면 IB업계 한 관계자는 "에너지·인프라, 부동산 펀드의 경우 펀드 만기를 25년~30년가량 길게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만 확보한다면 펀드 운용 기간 동안 다양한 매출 모델을 만들어 업사이드를 노릴 수 있다"며 "다만 코람코자산신탁이 제시하는 연간 수익률이 낮다면 펀딩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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