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KKR·국민연금, 다시 만난 르네상스호텔 인연 1년만에 남산스퀘어빌딩 거래 상대방으로 조우
김경태 기자공개 2019-11-07 08:32:16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남산스퀘어빌딩의 새 주인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됐다. 매각 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관한 구두 통보를 받은 상태로 조만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개발사업에서 협력했던 이지스자산운용과 KKR, 국민연금이 거래 상대방이 돼 눈길을 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앞으로 리모델링이나 신축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는 밸류애드(Value-add)형 전략을 구사한 뒤 투자금을 회수할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우선협상대상자 내정
남산스퀘어빌딩 매각주관사 씨비알이(CBRE)코리아와 신영에셋은 지난달 16일 매각 입찰을 실시했다. 입찰에는 총 여섯 군데가 들어왔고, 곧바로 숏리스트(예비적격후보)를 추렸다. 이든자산운용·안젤로고든 컨소시엄, 이지스자산운용·KKR 컨소시엄, 한국토지신탁 자회사 코레이트자산운용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그 후 매각 측은 지난주 금요일(11월1일) 구두로 이지스자산운용에 우협으로 선정될 것이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아직 정식으로 통보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 이번 딜과 관련해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매각주관사 CBRE코리아 관계자 역시 "답변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숏리스트에 포함된 곳들은 모두 3.3㎡(평)당 20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가격으로는 4500억원 이상이다. 가격적인 측면에서는 3곳 모두 국민연금의 마음을 흡족하게 한 셈이다. 국내 부동산운용사 중 1위인 이지스자산운용은 그간 프라임급오피스빌딩 등 초대형 부동산을 인수한 다수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KKR의 자금력이 더해진 만큼 딜클로징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만간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에 정식 우협 통보가 이뤄진 후 매매양해각서(MOU) 체결이 이뤄지고 실사와 본계약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일반적인 프라임급오피스 매각 절차를 고려할 때 올해 내 거래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2009년 지이자산관리(현 코레이트투자운용)의 리츠를 통해 매입한 지 10년 만에 손바뀜이 있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우협 선정에 관해 다른 입찰 참여자 사이에서 일부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개발 협업 인연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앞으로 남산스퀘어빌딩을 인수한 후 밸류애드 전략을 활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남산스퀘어빌딩은 리모델링 촉진지구에 있어 용적율을 30%가량 추가로 확보 할 수 있다. 서울 지하철 충무로역 인근이라는 입지적 장점이 있어 새로운 주거 상품 등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그간 끈끈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대표적인 협업 사례가 작년부터 추진한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 개발이다. 이번에 약 1년 만에 새로운 대형 개발사업에서 손을 잡게 됐다.
옛 르네상스호텔 토지는 삼부토건이 1981년 매입한 후 4년 뒤 건물을 올린 곳이다. 삼부토건이 글로벌 금융위기 후 경영난을 겪으면서 2013년 매물로 나왔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매각가에 대한 입장차로 거래가 무산된 바 있다.
그 후 2016년 4월 다올이앤씨(옛 브이에스엘코리아)가 토지와 건물을 합해 6831억원에 인수했다. 매입 주체로 ㈜멕킨237피에프브이를 내세웠다. 부지는 다시 매물로 나왔고 이지스자산운용이 KKR과 손잡고 작년 7월초 ㈜멕킨237피에프브이와 옛 르네상스호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작년 10월 '이지스제210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해 1조1590억원에 매입을 완료했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이 옛 르네상스호텔 개발 사업의 우군으로 국민연금과 협력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개발 사업의 총 비용으로 약 2조1000억원을 잡았는데, 차입 외 국민연금이 에쿼티 투자로 5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지스자산운용과 KKR, 국민연금 3곳은 남산스퀘어빌딩에서 1년 만에 거래상대방으로 조우하게 된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과 KKR은 새로운 대형 개발사업을 펼칠 수 있고, 국민연금은 대규모 차익을 남긴다는 점에서 또 다시 서로 '윈윈(Win-Win)'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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