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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아시아나 딜 전략 '트릭' [thebell note]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11 08:54:23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08: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당일 오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서 황당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가 가격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본입찰 참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 미래에셋대우 고위 관계자는 "양사 두 회장님의 성향이 너무 달라 조율이 잘 안되는 부분이 있어 본입찰 참여가 불투명 하다"고 말했다.

KCGI가 재무적 투자자(SI)로 대기업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갈등설은 시장에 충격을 줬다. 자칫 대형 M&A에 애경그룹 컨소시엄이 사실상 단독 후보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입찰 마감을 얼마 남기고 않고 양사는 갈등설을 잠재우고 본입찰에 참여했다. 입찰가격은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약 2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이 마감된 후 미래에셋대우는 양사의 갈등설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본입찰 전과는 전혀 다른 얘기가 나왔다. 사실 시장에 도는 갈등설은 모두 인위적으로 만든 '트릭(trick)'이었다는 것. 경쟁 후보군들이 무리한 베팅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M&A 전략이었다는 얘기다. 양사는 가격이나 경영 참여 등에 대한 그 어떠한 부분도 이견을 빚고 있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본입찰 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던 미래에셋대우의 고위 관계자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었을 뿐 단단한 파트너십은 여전하고, 지금은 함께 축배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양사의 동행을 불안한 시각으로 보고 있다. 컨소시엄이 꾸려질 초창기부터 미래에셋대우가 FI보다는 SI 역할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얘기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미래에셋대우는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최대 20%까지 직접 확보하는 딜(Deal)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일정부분의 경영 참여가 불가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대우의 말처럼 양사에 대한 불안한 시각을 그저 '트릭'으로 치부할 문제는 아니다. 이번 딜은 국가 기간산업 중 하나인 항공업 M&A이다. 트릭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얼마나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대한 진정성과 역량이다. 트릭을 활용한 갈등설이 오히려 항공산업을 맡을 주인으로 불안해 보일 수도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트릭 전략으로 일단 승기는 잡은 듯 보이지만, 시장의 신뢰까지 얻을 수 있을 지는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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