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개별협상서 공개매각으로…태세전환 딜 주목 메디트·SKC코오롱PI 등…흥행에 방점

한희연 기자공개 2019-11-11 08:49:1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이뤄진 국내 인수합병(M&A) 딜 중에는 프라이빗 딜이 공개 입찰로 전환된 사례가 많다. 인수 의향을 밝힌 일부 후보들과 제한적으로만 얘기하다 흥행의 조짐이 보이면, 매각 측이 가격을 좀더 받으려 공개 딜로 판을 벌리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완료된 딜 중 상당수가 공개 전환 이후 결국 기존 협상 상대가 매물을 가져간 경우가 많은 분위기다.

대표적인 사례가 올초 있었던 지오영 매각이다. 6년간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보유하며 성장시킨 지오영을 블랙스톤이 100% 지분가치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금액에 가져가며 상반기 빅딜로 기록됐다. 사실 블랙스톤은 지난해부터 앵커에쿼티와 유의미한 협상을 진행하며 주요 원매자로 꼽혔다. 해외 사례를 감안하면 의약품 유통업체의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보고, 지오영이 국내 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차지하는 점 등을 감안해 매물 인수를 적극적으로 타진해 왔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지분 100% 가치 기준으로 1조원이라는 허들을 두고 협상은 좀처럼 진척되지 않았다.

매물 매력도에 자신있었던 매각 측은 올 들어 딜을 공개입찰로 전환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의 자문을 받아 다른 글로벌 PEF들의 인수의향을 태핑한 결과 다수의 후보들이 러브콜을 보냈다. 대형 PEF 대상으로 제한적인 초청으로 입찰을 진행한 결과 기존 협상 대상자인 블랙스톤을 비롯해 베어링 PEA, 칼라일, KKR, TPG 등 글로벌 PEF들이 총출동했다.

공개입찰 진행 결과 가장 강한 인수의지를 드러낸 곳은 블랙스톤이었다. 공개입찰이라는 절차를 추가했지만 결과적으로 블랙스톤이 최종 주인이 된 셈이다. 이는 베팅가격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오랜기간 매물을 검토하면서 쌓인 이해도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이 완료된 메디트 매각 딜도 오랜 협상대상자가 결국 새주인으로 낙점된 경우다. 메디트는 치과용 3차원(3D) 스캐너 업체로 국내 기업 중엔 이 같은 기술을 보유한 곳이 없고 해외 기업들과의 경쟁시장에서도 업계 수위권을 차지하는 업체다. 때문에 지난 9월 메디트 지분 매각이 수면위로 올라왔을 때 여러 글로벌 PEF의 러브콜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매각 대상 지분은 메디트 구주주인 장민호 대표 등의 지분 50%+1주로, 유니슨캐피탈이 최종적인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특히 지난달 25일 본입찰이 치러진 이후 다음날인 26일 SPA체결까지 마무리되며 속전속결로 딜이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속전속결 딜 진행의 비결은 유니슨캐피탈이 이미 매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던 데 있었다.

사실 유니슨캐피탈이 메디트를 접하고 스터디를 해 온 것은 이번 딜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이었다. 메디트는 지난 4월 프리IPO를 통해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유경PSG자산운용으로 부터 54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유니슨패키탈은 프리IPO 딜 시작 전부터 메디트라는 기업 가치를 알아보고 스터디를 해 왔다. 하지만 경영권을 원했던 유니슨캐피탈은 소수지분 투자만을 받는 프리IPO딜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나중을 기약했다고 전해진다.

그리고 6개월 후 메디트 경영권 매각 딜이 띄워지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KKR과 칼라일 등 여러 글로벌PEF와 경합을 벌였지만 매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이미 오래전부터 향후 성장전략도 구체적으로 구상해 놓은 유니슨캐피탈은 결국 최종 승자가 됐다.

아직 완료되지 않은 딜 중에선 SKC코오롱PI도 프라이빗 딜에서 공개입찰로 전환된 경우다. SKC코오롱PI의 경우 글랜우드 PE 등과 개별 협상을 벌여왔으나 딜의 흥행을 위해 공개입찰로 전환돼 지난 4일 본입찰을 실시했다. 현재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 PE의 2파전으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흥행을 위해 프라이빗딜을 공개입찰로 전환하는 경우가 최근들어 많이 보인다"며 "드라이파우더가 많은 PEF들이 늘어나며 이런 매각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더 늘어난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clip20191108105301
국내 M&A(인수·매각) 시장 거래규모 추이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