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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손실 본 기관투자자, "공모주 일단 깎고 보자" 3상 실패로 CB·우선주 투자 손실…IPO 후발주자에 불똥

민경문 기자공개 2019-11-14 07:41: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5: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업종에 베팅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에게 2019년은 최악의 한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임상3상업체 상당수가 기대를 저버렸고 우선주나 전환사채(CB) 물량은 동반손실이 불가피했다. 기관들이 하반기들어 바이오 투자에 대해 보수적으로 돌변한 이유다. 바이오 섹터의 밸류에이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면서 일단 깎고 보자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결국 신규 IPO에 나선 바이오업체들의 공모 흥행에 직격탄으로 이어졌다.

최근 바이오 공모주들의 수요예측 분위기는 차갑게 얼어붙었다. 8월 말 수요예측을 진행한 올리패스부터 라파스, 제테마 그리고 티움바이오까지 희망 공모가 밴드의 하단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모두 적자 상태의 특례 상장기업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당초 밸류에이션이 높게 설정돼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흥행 실패를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같은 시기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SJ그룹(의류 패션), 아이티엠반도체(2차전지), 자이에스앤디(부동산 개발업) 등이 준수한 공모 성적을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업종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 디스카운트를 당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존 상장 바이오회사를 둘러싼 기관투자가들의 손실 확대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엘비를 시작으로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바이오업계 대장주들이 임상 3상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과 무관치 않다.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미 상당수 기관투자가들은 '손절'하거나 반대매매를 당한 상태였다.

전환사채(CB)나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들도 주가 하락에 따른 후폭풍이 적지 않았다. 강스템바이오가 3상 결과 발표 전에 찍은 전환우선주를 매입한 투자자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이미 상당한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기관들은 더이상 바이오주식을 매수할 만한 여력이 없었고 결국 그 빈자리는 개인들이 채우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은 바이오 공모주에 대해 무차별적으로 가격할인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임상 진척도나 파이프라인의 시장성 등 바이오업체간 차별화에 주목하기보다 저가 매수에만 주력했다. 일부에서는 기관끼리 담합해서 가격 후려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할 정도였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해당 바이오업체와 주관사가 증권신고서를 통해 아무리 정교한 밸류에이션을 제시한다고 해도 이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라며 "어쩌면 그동안 장외 바이오주식들의 가격이 너무 비쌌던 것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그렇게 공모가격이 결정된 이후 실시된 청약에서는 대부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라파스, 올리패스, 제테마는 모두 수백대 일의 청약 경쟁률과 함께 조단위 증거금이 모여 주목을 받았다. 공모가격이 다소 과도하게 디스카운트된 것 아니냐는 인식이 청약에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바이오기업 공모주에 대한 기관들의 외면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브릿지바이오, 메드팩토, 신테카바이오 등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후발주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비임상 CRO업체인 노터스의 경우 지난 8일 수요예측을 마치고 밴드 상단에 공모가격이 결정됐다. 노터스는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 때문에 기술특례 상장이 아닌 일반상장을 택한 케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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