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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 투자 스틱, 2차전지 동박 시장에 주목한 배경은 전기차 확대와 맞물려…폭발적 성장 기대감에 베팅

김혜란 기자공개 2019-11-20 07:26:0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1: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각광받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일진머티리얼즈가 KCFT, 대만의 CCP와 함께 이미 세계 시장을 과점하며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입지가 확고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전 세계적으로 2차전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회사의 향후 성장성도 높다고 판단해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6년 일진그룹의 초음파 의료기기 전문기업 알피니언메디칼시스템에 투자한 적이 있다. 당시 일진그룹과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공장 증설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는 데서 투자 기회를 포착했다. 양사는 프라이빗딜(수의계약)로 협상을 진행해 거래를 성사시켰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 8월 결성한 1조2100억원 규모의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 2호를 보유 중으로 드라이파우더(미소진물량)가 상당한 상태였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동박을 제조해 리튬이온 2차전지제조업체나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체에 납품한다. 주요 납품처로 LG화학과 삼성SDI 등 국내 대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CATL, BYD 등을 확보하고 있다. 동박은 구리로 만든 얇은 금속 제품으로 휴대폰과 TV, 컴퓨터 등 전자제품과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 내 음극집전체다. 향후 모바일, 전기자동차, 지능형 로봇,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면서 이들 산업의 핵심부품인 동박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일진머티리얼즈에 6000억원을 베팅한 것은 이 시장의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는 데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세계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탑티어 기업이어서 투자 안전성까지 두루 갖춘 투자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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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는 생산품목의 90% 이상을 직접 개발한다.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해왔다. (사진=일진머티리얼즈 홈페이지)

동박 제조를 위해선 고도의 생산기술이 필요하다. 얇은 두께와 음극활물질과의 접착력, 이 두 가지를 구현할 수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핵심이다. 기술적 진입장벽이 높아 전 세계적으로 동박을 생산하는 기업은 5~6개에 그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1988년 국내 최초로 동박(일렉포일)을 국산화해 꾸준히 연구·개발(R&D)에 매진했고 30년 이상 노하우를 쌓아 우수한 제품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일진머티리얼즈가 동박 국산화에 성공하기 이전에는 일렉포일 전량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현재는 2차전지용 일렉포일 분야에서 후루카와(Furukawa), 니폰 덴카이(Nippon-Denkai) 등 일본기업과 비교해서 시장점유율에서도 앞설 정도로 성장했다. 신영증권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2차전지용 동박 공급 시장 점유율은 일진머티리얼즈가 15% KCFT와 CCP가 각각 14% 니폰 덴카이가 5%, 후루카와가 10%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차전지 소재 산업은 지속적은 성장이 예고되고 있는 분야라는 점에서 스틱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투자 매력도가 상당히 높은 기업이었다. 2025년 2차전지 시장규모는 1200억 달러로 2018년 보다 약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앞으로 동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는 전기차용 동박 수요가 지난해 3만 4000톤에서 2025년 38만 5000톤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동박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한 상태다. 국내만 보더라도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업체는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동박 공급증가율은 이에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박 제조업체들의 생산 능력(Capacity, 캐파) 확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해 일진머티리얼즈는 캐파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낮은 전력비와 인건비가 강점인 말레이시아에 터를 잡고 공장 10기까지 증설해 현재 연간 3만톤 수준인 생산량을 10만톤까지 늘린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대규모 투자금 유치에 나선 것도 생산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6000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캐파 확대를 계획대로 실현해나갈 수 있게 됐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우선 3000억원을 투입해 공장2기와 3기 건설에 쓸 예정이다. 나머지 투자금은 일진머티리얼즈가 4, 5기 공장 증설에 나설 때 집행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법인이 발행한 자본인정형 영구 전환사채(CB) 6000억원어치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졌는데, 자본인정형 영구CB는 자본으로 인식돼 부채 비율 하락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배출량 목표치 달성을 위해 자동차 OEM 업체들이 내년부터 전기차 모델수를 크게 늘리면서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의 전기차 배터리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따라 일진머티리얼즈의 I2B(리튬2차전지 음극집전체용 일렉포일) 매출 역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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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진머티리얼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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