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베스트

[글로벌 파이낸스 3.0] 하나은행 "투자금융, 베트남 메인 플레이어 목표”[thebell interview] ⑦ 함진식 하노이지점장, 김상수 호치민지점장

하노이·호치민(베트남)=진현우 기자/ 최은수 기자공개 2019-11-25 09:21:45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 초, 베트남 금융기관 수장들 책상엔 하나은행과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파트너십 체결 초청장이 놓여 있었다. 주재원들은 양측의 니즈가 맞아떨어져 성사된 빅딜이지만 투자 대비 성과를 거둬들이는 건 온전히 하나금융 몫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법문화된 규정보다 감독당국 말 한 마디에 좌우되는 시장이기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감도 표했다.

하나은행 하노이지점(함진식)
함진식 하나은행 하노이지점장
하나은행은 소매금융을, BIDV는 선진화된 금융기법 내재화가 이번 딜의 표면상 목적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앉아서 법인 라이선스를 기다리기보다 촘촘한 지점 네트워크를 갖춘 BIDV를 즉시 전력감으로 판단했다. 너도나도 소매금융을 외치는 외국계은행들의 행보에 비춰볼 때 꽤나 효율적인 M&A 전략으로 이해됐다.

BIDV의 작년 말 총자산은 66조3000억원, 순이익은 3809억원에 달한다. 현지 금융기관과의 네트워크가 부족한 하나은행이 1조원대 과감한 베팅에 나선 건 IB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포석이 핵심이다. BIDV는 한국의 산업은행과 사업영역이 비슷해 IB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 현지화에 다가서고자 하는 하나은행에겐 맞춤형 파트너로 여겨졌다.

함진식 하노이지점장(사진)은 "베트남 로컬은행과 파트너십을 맺어 변두리가 아닌 주도자 입장에서 해외사업 강화에 나서는 기조로 가닥을 잡았다"며 "현재 민간협력투자사업(PPP) 관련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 올라가 있는 만큼 법률 환경이 구축되면 BIDV와 전략적 관계를 형성한 의사결정이 빛을 발할 것"이라 말했다.

하나은행이 함 지점장을 베트남 책임자로 임명한 이유는 분명하다. 함 지점장은 1994년 입행해 2006년부터 2009년, 2011년부터 하노이 주재원으로 근무한 그룹 내 베트남 전문가다. 2017년부턴 하노이지점장으로 다년간 쌓은 현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BIDV 전략적 지분투자 후 통합작업(PMI)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2년 전 인프라금융 신디케이션론에 첫 발을 내딛었다. 베트남 디벨롭먼트가 태양광 발전소 설립을 위한 PF에 선순위 트랜치로 돈을 태웠다. 당시 딜 사이즈는 총 2억달러로, 지분과 대출 비중은 각각 30%, 70%였다. 하나은행 하노이지점이 일궈낸 트랙레코드는 태양광 1건과 전력공급망 3건을 합쳐 모두 4건이다.

함 지점장은 "지난 2년간 주선 금융기관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맺는 데 공을 들이며 참여했지만 앞으론 딜 주선자로 역할을 확대하고 싶다"며 "현지 RM 직원들을 채용해 IB데스크로 운영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나은행은 RM 직원들이 스스로 본인의 딜을 발굴·관리하도록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성과금도 그에 맞춰 지불하는 방식으로 동기부여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점의 업무반경을 넓혀나가는 '빅 브랜치(Big Branch) 전략'의 일환이다. 함 지점장은 직원 수를 현재 32명에서 내년 말 50명까지 늘려나가 지점 신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이행한다는 복안이다.
김상수 호치민지점장
김상수 하나은행 호치민지점장
BIDV 입장에서도 하나은행은 인프라금융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한국기업들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은행은 지점망이 멀리 떨어져 있는 한계를 BIDV를 통해 채워나갈 계획이다. 물론 구매력이 증가하는 소매금융 시장 공략을 위해 양사가 강점을 지닌 상품을 교차 판매하고, 신용카드와 수탁업무 등 BIDV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협력관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김상수 호치민지점장(사진)은 "최근 베트남 1위 자동차회사 타코(Thaco)가 2억1000만달러를 모집하는 신디케이션론에 참여할 수 있었던 건 분기에 한 번씩 현지 기업고객들의 사업장을 찾아가며 쌓은 관계에서 비롯됐다"며 "신디론을 주선하려면 최소 3개월 이상 소요돼 비용 효율성이 떨어져 그동안 제한적으로 참여했지만 BIDV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내년부턴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이라 말했다. 1995년 입행한 이후 글로벌금융 IB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인수금융 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도움이 됐다.

베트남 호치민엔 한국 교민 약 2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외국계은행 지점이지만 한국 본점과 비슷한 수준을 갖춰야 하는 이유다. 김 지점장은 지난 2017년 호치민으로 발령받아 5000만 달러였던 자산을 1억4300만 달러로 약 3배 가까이 성장시켰다. 무역금융 수수료와 외환매매이익 등 비이자수익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