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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변화'보다 '안정' 택한 현대重그룹 재무라인승진 인사 5명 그쳐, 재무구조 정상화 고려…이시국 전무 승진 '눈길', 안정적 재무구조 안착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22 08:00:0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올 연말 정기인사는 승진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술개발 등의 공로를 인정받거나 핵심 보직을 맡고 있는 인물 등 기술인력 중심의 승진 인사가 단행됐다. 반면 재무 및 회계를 담당하는 인력의 승진은 다섯명 남짓에 그쳤다. 이마저도 대부분 신규임원 발탁에 초점이 맞춰졌을 뿐 기존 임원의 승진은 단 한명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에서만 기존 재무인력 승진자가 발탁돼 눈에 띈다.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로 전환된 2017년 이후 계열사 지분매각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은 물론 조단위 차입금을 1000억원대로 축소하는 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점을 높이 산 데 따라 이번 인사에서도 보상이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19일 권오갑 부회장을 회장으로 추대하는 등 74명의 임원 승진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연말 정기 인사의 특이점은 대표이사 교체 인사 없이 임원 승진 인사만 발표됐다는 데 있다. 지난해 사장단 물갈이를 단행한 데 따라 올해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하겠다는 판단으로, 임원승진만 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사적으로 기술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데 따라 기술인력들이 대거 승진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국조선해양의 기술연구원장인 주원호 전무와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로봇사업을 맡고 있는 서유성 전무가 각각 부사장으로 올랐다. 반면 재무라인의 인력은 이번 승진에서 최소화된 분위기다. 74명의 승진인사자 가운데 재무인력은 단 5명에 그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재무구조 정상화 과정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지주1

현대중공업그룹 주요계열사의 재무라인은 그룹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는 조영철 부사장을 정점으로 두고 각 계열사 내에 재무담당 임원을 두는 형태로 구축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송명준 전무는 지주에서는 기획업무를 맡고 있지만 현대오일뱅크 등의 계열사에선 CFO로도 겸직을 하고 있다. 이들 약 15명의 재무인력들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에서 승진하고 현대일렉트릭의 재무 총괄임원으로 이동한 이철헌 상무를 제외하곤 대부분 지난 2016~2017년 승진한 인물들이다.

하지만 올해 이들 재무인력 중 승진한 인물은 현대미포조선의 이시국 전무가 유일했다. 이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에서 전무로 3년만에 승진하게 됐다. 지난 2016년 이 전무와 함께 승진했던 조 부사장, 송 전무 등은 이번 승진인사에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이 전무 외에 재무인력 가운데 승진한 인사들은 대부분 부장에서 상무보로 신규 임원이 된 인물들이다. 현대중공업 이경섭·현대삼호중공업 김태문·현대오일뱅크 윤중석·현대건설기계 정명호 상무보가 부장에서 임원으로 첫 발탁됐다.

현대미포
출처 : 한국기업평가

이번 재무라인 인사에서 기존 임원 중 이 전무만 유일하게 승진한 것은 현재 현대미포조선에 대한 그룹의 평가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된 데 따라 지주회사 행위제한 규정 준수를 위해 현대중공업과 하이투자증권 등 계열사 지분 매각을 추진했다. 재무부서는 이 과정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면서 매각재원을 기반 삼아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현대미포2

현대미포조선의 개별기준 차입금은 자산매각 등을 단행하기 전인 2016년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118%에 달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및 계열사 지분매각 등을 통해 이를 절반수준으로 낮췄다. 최근 기준 현대미포조선의 총차입금은 1100억원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은 47.2%에 그친다. 45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감안한 순차입금 기준으로 보면 무차입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미포조선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 계열사 가운데 최근 분할한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하고는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이러한 안정적 재무구조를 활용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현 한국조선해양)에 자산매입이나 배당 등을 통한 지원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현대미포조선의 승진인사는 이러한 일련의 정상화 과정을 치하하는 보상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가운데 핵심 재무라인 승진자는 총 5명이었고 기존 임원 승진자는 현대미포조선의 이시국 전무가 유일하다"며 "대부분은 신규임원 발탁일 뿐 재무라인에서 큰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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