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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정몽규 회장, 범현대가 내 입지·친분관계는KCC·현대해상·현대종합상사 등 우호적…지분 관계로도 얽혀

김성진 기자/ 박기수 기자공개 2019-11-22 07:58:4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1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 현대해상보험, 현대종합상사 등 범(凡)현대가 기업들이 현대산업개발이 추진하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참여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각 그룹의 수장들과 정몽규 HDC 회장과의 친분 관계에도 관심이 모인다. 아직 범현대가의 어떤 기업이 어떤 제휴에 나설지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 회장의 범현대가 내 입지와 각 계열사 수장과 개인적인 친분관계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범현대가 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사업적 교류를 추진 중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큰 금액은 아닌 선에서 투자 검토도 이루어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아직 어떤 범현대가 기업이 아시아나항공과 어떤 제휴를 할 지, 얼마만큼의 금액을 투자할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다. 범현대가 기업으로 거론되는 모든 기업이 함께 참여할 수도 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몇몇 업체들만 따로 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정몽규 회장이 과연 어떤 인물이길래 범현대가 기업들을 결집하고, 인수 참여를 설득할 만큼의 입지를 갖추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정몽준 '축구', 정몽진 '한 지붕 성장'…범현대가 인물과 관계 각별

정 회장은 현대그룹이 현대자동차그룹과 범현대그룹으로 나뉘기 이전부터 주목받던 인물이다. 199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하며 경력을 쌓기 시작한 그는 1996년 그룹을 대표하는 현대자동차 회장까지 역임했다. 현대자동차는 정 회장의 아버지인 고(故)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이 발전시킨 회사로, 정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자동차산업 전문가로 입지를 다졌다.

1999년 자동차산업에서 건설업계로 업종을 바꾼 뒤에도 경영능력을 증명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지시에 따라 현대자동차 경영권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 넘긴 후 정몽규 회장과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산업개발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정몽규 회장은 HDC그룹을 자산 10조원대 대그룹을 키워냈으며 지난해엔 지주사 체제로 전환에도 성공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범현대가에서 정몽규 회장의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이다.

범현대가 가계도2 무엇보다 정 회장은 다른 범현대가 기업들과 여전히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주주이자 사촌 형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과는 '축구'라는 교집합이 있다.

정몽규 회장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이전 이 자리에 있었던 사람이 바로 정몽준 이사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장은 국빈 대접을 받으며 세계 각지의 부호들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는 자리다. 정몽규 회장이 이 자리에 오르는 데 정 이사장이 큰 힘이 돼줬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지주에 속해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 등은 투자 참여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금시초문"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오너들간 서로 밀어주고 끌어준 이전 사례가 있었던 만큼 시장은 가능성을 쉽게 일축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정몽준 이사장 외에도 범현대가에서 정몽규 회장의 네트워크는 광대하다고 평가받는다. 특히 정몽진 KCC 회장과는 각별한 사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과 정몽진 회장은 나이도 2살 차이밖에 안 나는 데다 어린 시절 한집에서 같이 살았다"라며 "학창 시절도 오랫동안 함께 보낸 인연을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과 정몽진 회장은 용산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함께 졸업했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과도 돈독한 사이로 알려졌다. 정몽혁 회장은 1961년생으로 지난 2009년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하다 경영 부실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후 건설자재 유통회사를 차려 재기할 때 정몽규 회장이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그뿐만 아니라 정몽규 회장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과 친분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몽윤 회장은 1955년생으로 1962년생인 정몽규 회장과는 7살의 터울에도 서로 자주 교류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대산업개발이 현대그룹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한 때 현대중공업과 KCC와는 척을 진 적이 있어도 현대산업개발과는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며 "현대산업개발은 범현대가 내에서도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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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 (오른쪽 위)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왼쪽 아래)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 (오른쪽 아래) 정몽진 KCC그룹 회장

◇소수 지분으로 얽힌 범현대가 기업들

이러한 친분 관계는 각 계열사 간 지분관계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범현대가 기업들은 소수 지분 투자를 통해 얽히고설킨 관계를 맺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지주회사인 HDC는 현대종합상사의 지주회사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에 2.0%의 지분을 지난 2015년부터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도 1.3%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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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과 돈독한 사이로 알려진 정몽진 회장이 이끄는 KCC도 여러 범현대가 기업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 우선 HDC현대산업개발에는 지난 2018년 2.37%의 지분을 투자했으며,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주식을 각각 12%씩 보유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라, ㈜한라홀딩스에 각각 9.53%, 4.1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범현대가 기업 오너들이 얼마나 잦은 교류를 하는지에 대해선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으나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범현대가 기업 중 추가로 투자에 나설 기업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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