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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업구조 개편]'삼성·한화·포스코'와 같은점, 다른점승계와 맞물린 사업재편 시점, 항공산업의 구조조정 바람 편승

임경섭 기자공개 2019-12-03 10:23:5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8일 10: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세 승계 완료와 항공산업의 침체는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6개월여만에 상속 문제를 매듭지으면서 한진그룹은 3세들의 가족 경영체제가 탄생했다.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은 이제 막 출발 단계에 서있다. 앞서 승계와 함께 사업구조를 재편했던 재계 주요 그룹들과 같은점 및 차이점은 무엇일까. 한진그룹에 향후 닥칠 격변의 시기를 삼성그룹과 한화그룹 등 앞서 사업 재편을 이뤘던 그룹들과 비교해보면 특징들을 뽑아 볼 수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삼성-한화와 닮은꼴...승계와 맞물린 사업구조 재편

자산총액 기준 재계 순위 13위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시점은 삼성 및 한화를 연상시킨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은 한진그룹에 앞서 사업구조 재편의 움직임을 가져갔다. 여기서 재편 작업의 불씨를 당긴 것은 '3세 승계'였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핵심은 승계작업이었다. 삼성그룹은 2013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했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이 정점으로 올라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양사가 합병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2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과 승계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지배구조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 한화그룹도 마찬가지였다. 한화그룹은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화와 에이치솔루션 두개의 법인을 통해 75곳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김동관 전무 등 한화그룹 3세 삼형제가 지분을 나눠가진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의 지분을 매집하면서 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동시에 한편으로는 방산·금융·화학·태양광 등 지배구조 개편을 병행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왼쪽부터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올해 4월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별세한 이후 한진그룹의 승계 문제에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진그룹 3세들의 한진칼 지분은 불과 얼마 되지 않았다.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지분이 2.34%에 불과했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도 2.31%와 2.30%만 보유하고 있었다. 때문에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17.84%(우선주 2.4%)의 향방에 한진그룹의 승계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법정 상속비율대로 지분 상속이 이뤄지면서 조원태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6.52%로 증가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가 6.49%와 6.47%를 보유했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5.31%의 한진칼 지분을 상속받았다.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재편도 승계와 시점이 맞물린다. 지분과 재산의 상속이 마무리되면서 가족경영체제를 맞았다. KCGI의 위협이 여전한 가운데 한진가 구성원 중 어느 누구도 지배적인 입지를 갖추지 못한 탓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의 한진그룹 복귀가 임박했다는 예측이 우세하고 삼남매가 실질적인 한진그룹의 경영을 맡게 되면 향후 사업구조 재편의 가능성이 남아있다.

다만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했다는 부분은 한진그룹과 다른 그룹들이 구별되는 점이다. 2013년 대한항공과 분할하면서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탄생했다. 한진칼을 정점으로 대한항공·㈜한진을 중간지주회사로 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삼성과 한화 등이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3세 승계를 위한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어가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항공산업 구조조정 편승…포스코와 닮아

조 회장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있는 것을 지키기도 힘든 환경에 대한항공이 자리를 잡으면 전체적으로 정리할 사업은 좀 있을 것 같다"며 "이익이 안 나면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에서 사업구조 재편이 시작될 것을 암시하는 발언이었다.

한진그룹의 핵심인 대한항공은 오랜기간 변화와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항공산업의 특성상 항공면허를 취득한 업체들 간 제한적인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독점하던 시장에 1989년 아시아나항공이 제2 민항 사업자로 등장하면서 한 번 변화했지만 대한항공의 독주는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9개의 LCC가 난립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공고했던 체제는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항공산업 전반에 불어오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부추기고 있다. 한진그룹은 주요 계열사로 대한항공·㈜한진·진에어·칼호텔네트워크 등을 거느리고 있다. 항공·여행·운송·항만 등 운송과 관광의 폭넓은 영역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항공산업의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대한항공도 적자를 이어가면서 비핵심 계열사들에 대한 조정 가능성이 커진다.

한진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철강산업의 침체 속에 사업구조를 개편했던 포스코그룹과 다르지 않다. 포스코그룹은 최정우 회장이 부임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철강 부문 사업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그룹내 핵심 사업인 철강 부문을 중심으로 비핵심 계열사들의 성과를 들여다보고 적자 사업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철강 업체들이 저가 물량공세를 통해 글로벌 철강산업의 주역으로 도약하면서 국내 철강산업은 위기를 맞았다. 2001년 세계 2위에 오르며 단단했던 포스코마저 5위까지 순위가 하락했다. 과잉 설비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철강 산업은 구조조정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

국적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도 항공 산업의 위기를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3월 국적 항공사가 11개까지 확대되면서 항공사들간 경쟁이 심화됐다. 여객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항공산업의 호황을 이끌었지만, 공급이 수요를 앞지른지 오래다. 외항사와 경쟁하는 대한항공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동 항공사들과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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