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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사채펀드 긴급 점검]회계사·변호사 '키맨' 급부상, 옥석가리기 '첨병'④회계법인 네트워크, 딜 소싱 '원천'…법률리스크 관리 중요성 '부각'

최필우 기자공개 2019-12-09 10:44:40

[편집자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의 배경에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운 사모사채펀드가 있다. 사모사채는 공모채권과 달리 발행사에 대한 평가와 공시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아 잠재돼 있는 위험을 평가하기 어렵다. 거래가 쉽지 않은 자산이어서 헤지펀드의 유동성 위기를 초래하는 트리거로 작용할 수도 있다. 더벨은 사모사채펀드 시장이 빠르게 팽창한 이유와 내재된 리스크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3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사채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발행사 재무와 법률 리스크 검증 인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회계사는 발행사가 제시한 조건에 거품이 있는지를 파악하고, 변호사는 최악의 경우 채권추심에 나서 원리금을 회수할 키맨으로 꼽힌다. 인력 충원 여력이 충분한 곳들은 회계사와 변호사를 직접 고용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회계사, 자금조달 니즈 파악 후 기업 실사

회계법인은 사모사채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린다. 자금 조달 수요가 있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이 사모사채 발행사과 투자자 주선에 직접 나서는 것은 물론 투자 유치를 원하는 기업들을 헤지펀드 운용사에 소개하면서 시장 조성자 역할을 하고 있다.

회계사 출신 자산운용사 임직원들은 회계법인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중소기업 네트워크 또는 이 기업들을 감사하는 회계사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발행사를 확보하는 게 이들의 역할이다. 라임자산운용을 비롯한 몇몇 자산운용사들은 회계사 채용을 통해 사모사채펀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단순히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한 인력 보단 중소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또는 재무팀 근무 경력이 있어 발행사 니즈(needs)를 파악할 수 있는 인력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최근 사모사채 발행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기업 중엔 자금 조달 경험이 부족한 곳이 대부분이다. CFO 경험이 있는 자산운용사 임직원은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직접 발행을 유도하는 게 가능하다.

발행 전후로 발행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는 것도 회계사 몫이다. 발행사의 재무 상태와 매출 흐름을 파악해야 사모사채 금리와 담보 조건을 정할 수 있다. 사모사채 발행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경우 장래 매출을 담보로 제시하기 때문에 대출을 제공한 후에도 지속적인 감사가 요구된다.

자산운용사는 회계사 출신 인력을 늘려 사모사채 발행을 주선하는 회계법인과 증권사 등을 검증하고 있다. 회계법인이 투자자 소개를 명목으로 수수료를 수취하거나 감사 업무를 수주하는 경우엔 발행사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이 부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리금 상환 능력과 장래 매출이 부풀려지는 경우가 빈번한 만큼 반드시 회계사가 아니더라도 기업을 검증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회계법인이나 증권사 등 이해관계자가 추가되면 상환 능력 또는 매출 성장 가능성이 낙관적으로 제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발행 절차가 간단해 쉽게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운용사가 많은데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회계사 또는 회계사에 준하는 재무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업 초기단계 발행사, 빈번한 법률리스크 노출

근래 사모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는 곳들은 사업 초기 단계에 있어 법률리스크에 노출될 때가 많다. 경쟁사 또는 하청업체와 송사에 휘말릴 위험도 있다. 사모사채는 매매가 쉽지 않은 탓에 리스크가 발생하면 이를 회피할 길이 마땅치 않아 법률리스크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법률리스크는 곧 펀드 유동성 위기 또는 손실로 직결된다.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리드가 횡령 배임 혐의 발생으로 주권 매매가 정지되고 총 1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이같은 경우 채권추심 절차가 필요한데 변호사가 관련 업무에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올초 사내변호사를 채용한 것도 사모사채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자산군에서 불거질 수 있는 법률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사모사채펀드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는 알펜루트자산운용도 올해 변호사를 영입, 피투자사 법률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여건상 변호사를 채용하지 못하고 사후에 로펌을 선임하는 곳들이 다수다. 이같은 운용사의 경우 투자 집행 전 단계에서 법률리스크 진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모사채는 메자닌처럼 주식전환이 가능하거나 풋옵션 조항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원금 회수를 위해 채권추심에 나서야하는 상황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변호사 채용이 원리금 상환을 보장하진 않으나 발행사와의 법률 분쟁 가능성, 법률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계약조건 점검이 가능하다"며 "최악의 경우 법률 분쟁을 겪지 않고서는 원리금 회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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