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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디시스템 M&A, 프리미엄 고베팅에 발목? ③시가 대비 55% 웃돈 얹어 거래, 주가 하락에 추진 동력 상실

박창현 기자공개 2019-12-03 08:13:59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2일 11: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스디시스템이 대주주가 바뀐지 4개월도 되지 않아 또 전환기를 맞고 있다. 새주인이 경영권 강화 후속 거래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다시 M&A장이 섰기 때문이다. 경영권을 취득하기 위해 시장 가격의 50%가 넘는 웃돈을 지급했지만 라임 사태 등 각종 악재로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못하자 추진 동력을 잃었다. 특히 외부 차입과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대부분의 인수자금을 마련한 상황이라 주가 하락에 따른 후폭풍이 더 컸다는 분석이다.

우석플래닝 컨소시엄은 올 5월 에스디시스템 기존 최대주주였던 박봉용 대표이사와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도 대상은 에스디시스템 경영권 주식 270만여주(29.86%)이며, 매매 대급은 110억원으로 책정됐다.

컨소시엄 측은 크게 두 번에 나눠 지분을 취득했다. 먼저 레몬페이스와 리버스코퍼레이션이 주당 5922원에 총 11.2%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후 우석플래닝과 셀바이온, 영마린이 잔여 지분을 주당 2961원에 사들였다. 이를 종합한 평균 주당 인수 가격은 4071원이다.

이는 M&A 계약일 기준 에스디시스템 한 달 간 평균 종가(2620원)보다 55.4% 더 높은 가격이다. 그 만큼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얹어 M&A를 성사시킨 셈이다.

새주인은 경영권 취득과 동시에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또 △게임 퍼블리싱과 △신용카드 가맹점 모집 △스포츠용품 수출입업 △전자 금융업 등 신규 사업을 대거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신사업 기대감 덕분에 에스디시스템은 올 9월 한 때 주가가 5000원을 넘나들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들어 돌발 악재가 터졌다. 코스닥 투자 큰 손 중 하나인 라임자산운용이 사모채권 유동화 문제로 펀드 상환금 지급을 연기하자 후폭풍이 몰아쳤다. 코스닥 기업의 자금 조달이 경색 국면을 맞을 것이란 위기론과 함께 추가 환매에 따른 주가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우려는 현실이 됐고 코스닥 시장 종목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에스디시스템 역시 마찬가지였다. 4000원 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던 주가는 불과 이틀 만에 2700원까지 떨어졌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외부 자금 중심으로 M&A 인수 구조를 짰던 새주인 측 또한 직격탄을 맞았다. 자금 레버리지 핵심 자산인 에스디시스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서 추가 자금 조달 동력을 잃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장 컨소시엄 핵심 멤버이자 경영권 행사 주체인 우석플래닝은 인수 자금 대부분을 주식 담보 대출로 마련했다. 보유 주식 8.94% 가운데 8.19%가 대출 담보물로 묶여 있는 상태다. 담보물의 가치가 높아져야 추가 대출이 가능한데 그 창구가 막혀 버렸다.

다른 컨소시엄 멤버들은 모두 FI들이다. 차익 실현이 주된 투자 목적이다. 하지만 주당 4071원을 주고 산 주식이 2700원까지 떨어지면서 추가 자금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주가 하락 여파로 경영권 인수 후 추진했던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거래가 모두 연기됐다. 자금 납입 시점도 당초 올해 7월에서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 측의 M&A 추진 동력이 상실된 만큼 추가 자금 조달 거래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실질적인 에스디시스템 경영권 행사 주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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