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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전문점 '몰리스펫샵' 매각 나설까 역성장 부딪힌 '정용진표' 펫용품 사업…펀드·중기서 관심, 매각제안 물밑 작업?

전효점 기자공개 2019-12-04 09:22:5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2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의 애착이 담겨있는 이마트 펫용품 전문점 '몰리스펫샵'이 시장에서 잠재 매물로 거론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이마트의 펫용품 전문점 몰리스펫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모펀드를 비롯한 다양한 원매자들이 먼저 나서 몰리스펫샵 인수 의지를 비치면서 증권사와 손잡고 이마트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몰리스펫샵은 이마트의 전문점 사업 가운데 하나로, 펫 용품 판매와 함께 애견 호텔과 놀이터도 운영한다. 직영점은 총 34개로, 주로 트레이더스나 스타필드 등 이마트 계열 체류형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이마트가 보유한 16개 전문점 브랜드 가운데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센텐스에 이어 4번째로 점포가 많다. 정용진 부회장이 기르던 푸들 '몰리(Molly)'에서 이름을 따온 브랜드이니만큼 정 회장의 반려동물에 대한 애착이 녹아있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몰리스펫샵은 이마트가 할인점 외에 전문점으로의 오프라인 유통업태 다각화를 모색하던 무렵인 2010년 말 이마트 트레이더스 구성점에 1호 매장을 개점했다. 몰리스펫샵 점포수는 지난해 36개까지 늘어났다가 올초 2곳이 문을 닫은 후 현재 34개 수준에서 멈춘 상태다. 2016년 이후 정부 규제로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이 둔화되면서 마트를 기반으로 점포수를 확장해온 몰리스펫샵의 신규 출점도 한풀 꺾였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 채널로 펫용품 소비가 이전되면서 몰리스펫샵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7% 감소한 4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도 6% 역성장했다. 전체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몰리스펫샵 점유율은 5% 미만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들어선 시장에서 '애완용 동물 및 관련용품 소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또 다른 난관을 만났다. 6월 말 동반성장위원회가 펫소매업에 대해 시장감시를 결정하면서 적합업종 지정의 위기는 간신히 피했지만 이마트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마트측은 일단 몰리스펫샵 매각설을 부인하고 나선 상태다. 다만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가 몰리스펫샵과 다른 전문점 브랜드를 함께 묶어 별도 법인을 설립하고 외부 지분투자를 검토한 적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몰리스펫샵 사업이 전문점 가운데 특별히 두각을 나타내거나 성장 동력이 둔화되는 상태에서, 시장에서 원매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 이마트도 매각을 고려하게 될 가능성이 남아있다. 인수단 구성을 검토하고 있는 한 증권회사는 이미 이마트 의향을 타진하기 위해 재무라인 물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마트가 올해 들어 부진한 전문점을 잇따라 정리하고 있는 것도 매각설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문점 사업은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62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485억원 대비 적자폭을 늘렸다.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한 전문점 '실험'은 올해 들어 H&B스토어 '부츠', '삐에로쇼핑' 등 전문점을 중심으로 40여개 점포를 폐점하면서 구조조정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몰리스펫샵을 두고도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 채널 변혁기에 직면해 이마트는 최근 수 년간 다양한 신사업을 전방위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스타필드, 화성 테마파크 사업, 전문점, 편의점 등 신사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전개하면서 조 단위 투자를 이어갔다. 자연히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신용등급이 강등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마트는 최근 들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거나 보유한 부동산을 유동화하면서 재무건전성 회복에 신경을 쓰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와 중견·중소기업들에서 이마트 몰리스펫샵에 관심을 보이는 원매자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이마트쪽 의사를 타진해 본 후 SI(전략적투자자)를 모집하고 인수구조를 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접촉한 원매자들은 몰리스펫샵 인수가를 1000억원 미만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마트의 다른 전문점 브랜드와 묶어서 인수하고 싶어하는 사모펀드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몰리스펫샵 매각은 사실무근"이라며 "실적 악화에도 앞으로 사업을 계속 가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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