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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에 쏟아지는 중고거래 플랫폼…밸류는 제각각 재무제표 기반 가치평가 제한적…성장성 등에 베팅

김병윤 기자공개 2019-12-06 10:11:2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1: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몸값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사한 사업자의 인수·합병(M&A)이나 투자유치 등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밸류에이션이 일관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수익구조 탓에 재무제표 기반의 정확한 기업가치 산출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벨류에이션이 들쑥날쑥한 모양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 현금흐름이나 성장 가능성 등 주관적 판단이 가치평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 산업 내 거래는 '당신 근처의 마켓'이라는 뜻을 지닌 당근마켓에서 일어났다. 당근마켓은 올 9월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와 굿워터캐피탈 등으로부터 4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기존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벤처스, 카카오벤처스, 스트롱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투자로 당근마켓의 누적 투자금은 480억원으로 알려졌다.

당근마켓은 400억원을 유치할 때 포스트(post) 기준 3000억원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당근마켓의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올 8월 이(E)종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면서 발행 전 기업가치를 2700억원이라고 명시했다.

이는 최근 바이아웃(buy-out)을 추진하고 있는 번개장터 대비 두 배 정도의 기업가치다. 번개장터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의 지분 100% 가치를 1500억원 정도로 책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금성자산(지난해 말 약 15억원)과 차입금(지난해 말 약 10억원) 규모 등을 감안했을 때, 기업가치(EV)도 지분가치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여러 수치를 놓고 봤을 때, 번개장터의 기업가치를 더 우호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당근마켓의 매출은 8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번개장터의 지난해 매출은 당근마켓보다 9배 가까이 큰 75억원 수준이다.

수익성에서도 번개장터가 우위에 있다. 당근마켓은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하지만 번개장터는 3년 연속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중이다.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인식되는 중고나라 역시 3년 연속 적자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번개장터의 수익성은 단연 돋보인다.

이커머스(e-commerce) 사업자 가치평가의 핵심으로 꼽히는 거래규모 역시 번개장터가 더 큰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번개장터의 거래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근마켓 경우 7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산업 특성상 기업가치 산출에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익을 실현하지 못하는 사업자가 다수 포진한 탓에 수치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도출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 경우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기 때문에 에비타멀티플을 적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게 쉽지 않다"며 "향후 현금창출력을 예측하는 등 주관적 판단이 밸류에이션에 크게 개입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반적으로 바이아웃 거래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되지만 이커머스 산업 경우 반대로 디스카운트가 적용될 수 있다"며 "적자를 기록하는 기업을 인수해 성장시켜야하는 원매자가 더 우월한 가격 협상력을 가져갈 수 있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당근마켓에 투자한 한 관계자는 "중고물품 거래 플랫폼은 외형상 비즈니스가 유사해 보이지만 세부적인 내역은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밸류에이션을 적용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며 "재무제표나 비교기업 멀티플보다는 매도자-원매자 또는 기업-투자자 간 합의가 몸값 책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당근마켓 경우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사용자 간 신뢰도가 높고, 핵심 고객인 주부들을 통해 사업을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는 점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고객 400만명을 돌파할 때까지 기간이 이커머스 산업 내 선두주자로 인식되는 쿠팡보다 짧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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