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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위축된' 기초자산 다변화 노력, '쏠림현상' 재현되나DLS 발행 줄고 S&P500 ELS 급증…중장기 투자자 효용 감소

최필우 기자공개 2019-12-12 08:15:0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0: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생결합펀드(DLF) 대량 손실에 따른 여파로 파생상품 기초자산 선택지가 빠르게 줄어들 전망이다. 기초자산 다변화 차원에서 출시되던 파생결합증권(DLS)가 감소하면서다. 주가연계증권(ELS) 기초자산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이 시행되면 이같은 흐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DLS 발행 두분기 연속 감소, 기피현상 지속 전망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4분기 DLS(DLB 포함) 발행량은 지난 9일까지 5조34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8조6437억원을 기록한 이후 두분기 연속 발행량 축소가 점쳐진다.

우리은행에서 판매된 독일 10년물국채 금리 연계 DLF와 KEB하나은행이 판 미국·영국 CMS금리 연계 DLF에서 지난 3분기 대거 손실이 발생하면서 발행량 감소 흐름이 시작됐다. 투자자가 파생상품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데다 판매사와 발행사도 신상품 출시를 멈췄다. 현재 원리금보장형이나 금리가 극히 낮은 상품만 발행되고 있는 상태다.


DLS는 ELS와 기본적인 구조가 동일하다. 기초자산에만 차이가 있다. ELS가 주가 또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수익 구조를 만들어낸다면 DLS는 유가, 금리, 신용, 펀드 등을 기초자산으로 써 가격 등락에 따른 수익 구조를 짜는 식이다.

증권사가 그간 DLS 발행을 꾸준히 늘린 건 기초자산 다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ELS 기초자산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던 홍콩H지수가 2016년 급락한 여파로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 가능성에 노출되자 DLS 확대 필요성이 제기됐다. 특정 기초자산에 편중된 발행이 이어지면 유사한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발행사가 다양한 기초자산으로 눈을 돌리면서 DLS 발행에 힘이 실린 것이다.

하지만 DLF 대량 손실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같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투자자들이 기초자산과 구조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기 전에 DLS라는 상품 자체에 편견을 가지게 됐기 때문이다. 투자 심리가 얼어 붙으면서 증권사들의 새로운 기초자산 활용 시도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2일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 대책이 확정되면 이같은 기조가 굳어질 전망이다. 불완전판매 감사 기준이 강화되면 증권사가 신상품을 선보일 때 큰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상품 출시 길이 막히면 특정 기초자산 활용이 급증하는 쏠림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ELS도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쳐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현 구조를 탄생시킨 것"이라며 "DLS에서 큰 사고가 발생하긴 했지만 개선된 상품을 내놓을 기회까지 잃게 하는 건 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신상품 출시 위축이 결국 투자자 효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S&P 500 ELS, 홍콩H보다 안전(?)

DLS 뿐만 아니라 ELS에서도 기초자산 쏠림 현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S&P500 기초 ELS가 지속 증가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 11월 S&P500 기초 ELS 발행량은 5조3299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기초지수 중 활용이 가장 많았다. S&P 500 기초 ELS 발행이 가장 많았던 달은 올들어 처음이다.

S&P 500 ELS가 늘고 있는 건 홍콩H지수 ELS가 위축된 반대 급부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H ELS는 지난달 2조3630억원 규모로 발행돼 니케이225 기초 ELS보다 규모가 적었다. 시중은행이 파생상품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홍콩H지수 ELS 판매를 중단하거나 비중을 줄인 여파다. 이에 풍선 효과로 S&P 500 활용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판매사는 홍콩 범죄인 인도법 반대 시위 격화에 따른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홍콩H지수 ELS 판매를 줄였지만, 오히려 S&P 500 기초 ELS가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S&P 500은 수년째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지수 급락시 ELS 조기상환 지연 또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S&P 500에 집중하는 것보다 금융주 비중 60%로 시위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는 홍콩H지수에 분산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크고 작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시장의 판단에 맡겨 최대 효용을 이끌어내는 게 시장의 생리"라며 "정책이 파생상품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심어주면서 비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하다고 인식되는 기초자산에 쏠리는 게 오히려 더 큰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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