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밴코리아, B2B 확장 비결은 '전문기사 양성' [미들마일 딜리버리 돌풍]③차주 평가 시스템 도입, 고객사 500여곳 확보
박동우 기자공개 2019-12-11 08:19:02
[편집자주]
기업 제품을 물류 거점과 판매처로 보내는 단계를 뜻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이 물류 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팽창과 유통업계의 물류센터 투자와 맞물려 미들마일 딜리버리 시장이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기업들도 속속 등장해 경쟁을 하는 상황이다. 미들마일 물류시장에 뛰어든 스타트업 현황과 특징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0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첫선을 보인 '고고밴'은 아시아 최초의 모바일앱 기반 화물 운송 플랫폼이다. 홍콩, 싱가포르, 타이완, 중국, 인도, 베트남, 한국 등 아시아 7개국에 진출했다. 화물 운송에 IT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편의를 증진하는 데 기여했다. 중간 거래 단계 없이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하면서 글로벌 물류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물류 전문기업 고고밴코리아는 2014년 11월 출범했다. 창업자인 남경현 대표는 IBM과 델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케팅,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우연히 고고밴의 사업 모델에 관한 외신 기사를 접한 뒤 매력을 느껴 스타트업을 창업해야겠다는 결심을 품었다. 홍콩에 있는 고고밴 본사 관계자와 접촉해 한국법인을 설립할 뜻을 밝혔다.
남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 근거리 배송 위주의 벤처기업이 생겨나고 있었지만 기업물류에 특화한 스타트업은 흔치 않았다"며 "고객사가 원하는 유형의 차량을 즉시 제공해 다양한 형태의 배송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업이 유망해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이후 차주의 기반 강화에 공을 들였다. 온디맨드(수요응답형) 화물 중개 모바일 플랫폼에서 운송계약 수수료를 걷지 않고 주간 단위로 차주 운임을 정산한다. 용역을 수행한 대가를 최대한 보장하는 동시에 운송기사들의 근로 의욕을 높였다.
고고밴코리아는 기업간거래(B2B) 화물 수송을 통틀어 '커스텀 딜리버리(custom delivery)'로 부르고 있다. 현재 차주 규모는 2만여명이나 고객사는 500곳이 넘는다. 주요 거래 파트너로 티몬·롯데닷컴·무인양품 등 유통기업부터 페덱스·머스크·DHL 등 전통 물류회사, 현대모비스·포스코ICT 등 국내 대기업,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슈피겐코리아 등 외국계 기업이 있다.
개별 업체를 겨냥한 운송계약의 내용은 각양각색이다. 글로벌 SPA 기업과는 당일배송 계약을 맺고 하루 안에 수입 의류를 전국 매장에 보낸다. 다국적 물류사와는 자체 보유 운송수단의 수송 여력이 떨어지면 고고밴코리아 차량을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기업을 상대로 간선 물류 프로젝트도 수행한다.
동종 업계에서 가장 촘촘하게 B2B 네트워크를 구축한 덕분에 실적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남 대표는 "월간 거래액이 꾸준하게 늘어 이달에는 1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본다"며 "올해 거래액은 70억원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B2B 영업망을 확장한 비결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기사를 양성하는 직무훈련 체계를 꼽을 수 있다. 차종과 적재 품목에 따라 기사를 선별해 매칭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체 매뉴얼을 갖고 온·오프라인 교육을 진행한다. 서울 구로구 가산동 물류센터에 매주 40~50명의 운송기사를 초청해 직무 강의를 제공한다.
택시 호출 앱에서 영감을 얻어 차주 평가 시스템도 도입했다. 화주가 0점부터 5점까지 점수를 매겨 운송기사의 서비스 품질을 평가할 수 있다. 고고밴코리아 회원으로 등록된 기사들의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78점을 기록했다.
남 대표는 "서비스 품질이 균일한 운송기사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드라이버 수를 늘리는 데만 골몰한다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물류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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