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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완료 스카이레이크, 1세대 PE 2막 준비 진대제 회장 2선 후퇴…엑시트 기대감 솔솔

김병윤 기자공개 2019-12-12 14:25:38

[편집자주]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가 이제 서서히 저물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펼친 사모투자펀드 운용사들도 한해를 마무리 하고 다가올 경자년 새해를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운용사들의 올해 농사는 어땠을까. 더벨은 PE 하우스별로 투자와 회수, 펀딩, 그리고 내년도에 꼭 풀어야 할 과제를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1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이하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섰다. 간판이나 다름없었던 진대제 회장이 세대교체를 본격화 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PE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창업세대의 권한 이양을 적극 반영한 움직임이었다.

특히 진대제 회장은 단순히 권한을 내려놓기 보다는 핵심 운용인력들에 대한 지분 분산을 통해 스카이레이크가 영속 가능한 운용사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국내 1세대 PE의 진화에 시장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상반기 300억원 규모의 투자 한 건만 있었을 정도로 올해 투자활동은 잠잠했다. 이같은 투자 활동의 아쉬움은 엑시트(exit) 기대감으로 메우는 분위기다. 특히 설립 초기 집중한 IT·테크 외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하나둘 무르익고 있다. 첫 보험업 투자로 눈길을 끈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이하 에이플러스에셋) 경우 내년 기업공개(IPO)가 예상된다. 스카이레이크가 '세대 교체와 회수 성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고유명사 됐던 진대제 펀드서 운용인력 전면으로

스카이레이크의 올해 키워드는 '세대교체'로 볼 수 있다. 진대제 회장이 설립의 중심이 되며 '진대제 펀드'로 불리던 옛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했다.

세대교체 작업은 새 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본격화 됐다. 올 5월 진 회장은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유한회사'를 설립했다. 진 회장이 회사 지분 50%를 보유하고, 민현기 사장과 김영민 부사장 등 세 명의 핵심운용인력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다. 진 회장과 민 사장이 신규 법인의 공동대표를 맡는다. 기존 스카이레이크의 지분구조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새 회사를 통해 향후 주축이 될 임직원들의 지분 소유의 길을 열어놓은 셈이다. 국내 PE 업계에서 생소하지만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분 분산 이슈에 자연스레 대응하는 구조가 마련됐다.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 스카이레이크는 최근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한창이다. 세대교체 후 처음 조성하는 블라인드펀드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유한책임사원(LP) 마케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블라인드펀드 규모는 5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펀드의 밑천은 이미 마련된 상태다. 올 7월 한국교직원공제회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1000억원은 확보했다.

PE 업계 관계자는 "내년 연기금·공제회의 출자사업 결과에 따라 블라인드펀드 규모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그동안 펀드레이징(fund raising)에서 비중이 컸던 진 회장의 역할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 옷으로 갈아입은 스카이레이크가 출자사업에서 어떠한 성과를 거둘지에도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잠잠했던 투자…무르익는 엑시트 기대감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투자에 있어 다소 주춤 행보를 보였다. 올 6월 아웃도어 캠핑용품업체 헬리녹스에 300억원을 투자한 게 전부다. 스카이레이크는 헬리녹스가 발행한 우선주 1만5000주(33.3%)를 매입했다. 올 상반기 기준 헬리녹스 주주는 라영환 헬리녹스 대표와 스카이레이크 뿐이다.

스카이레이크는 헬리녹스의 성장 가능성과 안정적 수익성에 베팅했다. 6월 결산인 헬리녹스는 매해 15%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62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매출은 올해 300억원 정도로 확대됐다.

투자와 달리 회수 기대감은 무르익는 분위기다. 올해도 소규모의 투자금 회수는 있었다. 스카이레이크는 카메라모듈 제조업체 픽셀플러스 지분 20만주를 올 8월 장내에서 주당 6070원에 팔았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픽셀플러스에 대한 스카이레이크 지분율은 11.96%(55만1759주)에서 4.31%(35만17590주)로 낮아졌다.

스카이레이크가 픽셀플러스에 첫 투자한 때는 2012년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주당 9876원에 픽셀플러스 지분 95만969주를 매입했다. 스카이레이크는 픽셀플러스 최대주주였던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에 이어 2대주주(지분율 12.4%)로 올라섰다. 스카이레이크는 2013년 픽셀플러스 지분을 추가로 사들였다. 픽셀플러스가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한 후 개인·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장외에서 매입했다. 2013년 말 현재 스카이레이크는 픽셀플러스 지분 150만1759주를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2014~2015년 본격적으로 픽셀플러스 엑시트(exit)에 나섰다. 스카이레이크는 픽셀플러스 상장을 앞두고 프리IPO(Pre-IPO·상장 전 지분투자) 방식으로 2014년 총 세 차례에 걸쳐 구주 총 55만주를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4만원이다. 취득액 대비 4배 이상의 가격이다. 2015년 픽셀플러스의 기업공개(IPO) 때 구주매출을 통해 총 40만주를 팔았다. 픽셀플러스의 공모가는 3만원이다. 스카이레이크는 2014~2015년 픽셀플러스 보유주식 63.3%를 투자금 대비 3.6배 높은 가격에 처분한 셈이다.

스카이레이크는 현재 픽셀플러스 지분 35만1759주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주식을 주당 6000원에 전량 매각한다고 가정할 때, 최종적으로 투자금 대비 2.5배 정도의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트 기대감은 내년에도 유효하다. 투자 포트폴리오 가운데 엑시트가 가장 유력한 종목은 보험 비교판매 전문사 에이플러스에셋이다. 스카이레이크의 첫 보험업 투자로 관심을 모은 기업이다. 스카이레이크는 2017년 에이플러스에셋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전환우선주(RCPS), 구주 등을 500억원어치 매입했다. BW 경우 지난해와 올 상반기에 걸쳐 전액 상환됐다.

에이플러스에셋은 현재 NH투자증권과 IBK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하고 있다. IPO 목표시점은 내년 상반기다. 이는 스카이레이크가 투자한 RCPS의 조건과 직결된다. RCPS 발행 때 3년 이내 IPO 조건을 포함했다. RCPS 발행이 2017년 6월 14일에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IPO는 내년 상반기에 이뤄져야 하는 셈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에이플러스에셋에 투자한 때부터 엑시트를 염두한 것으로 파악된다. 스카이레이크는 에이플러스에셋의 IPO 주관사 선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보험중개사 에이온(Aon)과 미국 보험중개기업 마쉬 앤드 맥레넌 컴퍼니(Marsh & McLennan Companies) 등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밸류에이션을 산출할 전망이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을 단순 연환산하고 비교기업 멀티플 가운데 다소 보수적인 벨류에이션을 적용할 경우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분가치는 2432억원 정도 도출된다. 스카이레이크가 2017년 에이플러스에셋 구주를 매입할 당시 지분가치는 1086억원 정도다. 2년 새 지분가치가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내년 에이플러스에셋의 IPO가 실제 이뤄져 스카이레이크가 구주매출에 나선다면 양호한 투자성과가 기대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속 여부 관심

시장의 관심은 스카이레이크의 투자 행보로도 쏠린다. 설립 후 주로 IT·테크에 집중 투자한 모습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자가 야놀자다. 스카이레이크는 2017년 야놀자에 600억원어치 투자했다. 투자 당시 스카이레이크 내부에서도 찬반 대립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숙박시설 예약이라는 단순한 사업 모델과 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 등이 투자 결정을 다소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투자 초기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 투자 후 야놀자의 몸값은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야놀자는 올해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Booking Holidings)로부터 1억8000만달러(약 2142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 1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7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으로 등극했다.

M&A 업계 관계자는 "야놀자가 설립 초기에 숙박 예약사업에 초점을 맞췄지만, 점차 종합 레저업체로 진화하고 있다"며 "야놀자와 글로벌 사업자 간 협업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이하 아웃백) 투자 역시 빠질 수 없다. 스카이레이크는 2016년 7월 블루밍 브랜즈 인터내셔널로부터 570억원에 아웃백을 인수했다. 첫 요식업 진출 성과는 수치상 꽤나 성공적이다. 지난해 아웃백의 에비타(EBITDA)와 영업이익은 각각 225억원, 130억원이다. 투자 후 에비타는 연평균 50%씩 늘고 있고, 영업이익은 2년 새 5배 커졌다.

스카이레이크의 경영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스테이크 전문점답게 스테이크의 질을 높이는 데 포커스를 맞췄다. 스카이레이크는 아웃백 인수 이후 신메뉴 개발에 공을 들였다. 아웃백 매출 가운데 스테이크 비중은 스카이레이크 인수 전 30% 안팎이었지만, 인수 후 55% 정도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스카이레이크 관계자는 "아웃백은 스카이레이크의 첫 외식업 투자지만, 제품 재고와 판매량은 충분히 예측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며 "실제 아웃백 경영은 다른 B2C 제조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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