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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대책 후폭풍]'허탈한' 헤지펀드 업계, 요구사항 반영 '전무'최소금액·시리즈펀드 규제 원안 유지…전문투자자 자금 유치에 '사활'

최필우 기자공개 2019-12-13 08:22:54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2일 15: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 당국이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대책 최종안을 발표했으나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요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은행에 조건부 주가연계신탁(ELT) 판매가 허용된 것과 대비된다.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전문투자자 자금 유치에 사활을 걸어야하는 상황이 됐다.

◇당국 "사모재간접펀드, 전문투자자 제도 등 대안 충분"

금융위원회가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내놓은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대책 보완 내용에 따르면 사모펀드 최소가입금액을 3억원으로 상향하는 안이 그대로 유지됐다. 공모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시리즈펀드 단속 관련 내용도 원안과 동일했다. 헤지펀드 업계는 사실상 아무런 소득 없이 의견 수렴 기간을 보낸 셈이 됐다.

헤지펀드 사장단 모임은 지난달 14일 대책 발표 직후 금융 당국 관계자와 미팅을 가졌다. 이후 사장단 긴급 회동을 주최해 의견을 수렴하고 금융 당국에 고위험 투자상품 투자자 보호대책에 따른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브이아이피자산운용이 주축이 돼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최소가입금액이 3억원으로 상향되는 데 우려를 표했다. 국내 자산가 대부분 부동산과 안전자산군을 확보한 후 일부 금액을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고가입금액이 올라가면 신규 투자자 유치가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운용 중인 펀드가 수익을 내고 상환된다고 해도 재투자를 유치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리즈펀드 감독 강화도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걱정하는 대목이다. 공모 규제 회피 의도가 없는 헤지펀드 운용사도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다. 비상장주식, 메자닌, 사모사채펀드 등을 여러 펀드에 나눠 편입할 경우 시리즈펀드로 오해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펀드들의 편입 자산군과 수익 발생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이같은 규제 완화를 바라는 헤지펀드 운용사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았다. 공모로 설정된 사모재간접펀드를 경유해 자금 유입이 가능하다고 봤다. 또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요건이 낮아지면서 최소가입금액 제한 없이 투자 가능한 고객 자금이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다. 사모재간접펀드가 투자자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전문투자자 시장 확대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협회장 선거 영향 미치나…자산운용협회 분리 목소리도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들은 금융투자협회가 금융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기 어려웠던 게 원안이 유지된 요인 중 하나였을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달 대책 발표 직후 은행연합회가 영업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표명했던 것과 달리 금융투자협회는 말을 아꼈다. 현재 협회장 자리가 공석인 것도 금융투자협회 회원사들의 의견에 힘이 실리지 못한 배경이다.

이번 조치가 오는 20일로 예정된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속수무책으로 강화된 규제를 감당하게 된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자산운용사를 위한 정책도 챙길 수 있는 협회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규제안 확정으로 자산운용협회 분리 독립에 대한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의 입장이 워낙 강경한 것으로 전해들어 규제 완화는 기대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은행 ELT 판매가 허용된걸 보니 헤지펀드 업계의 영향력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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