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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대기업 결제대금 유동화 확대…배경은 한달간 '1조' 넘어, 제조업체 중심…MS 확대, 한도 증가 규제차익 전략도

피혜림 기자공개 2020-01-13 09:00:20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0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카드사들이 대기업 카드대금채권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구매카드에 대한 이용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나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 등을 발행하는 구조다.

카드대금채권을 SPC에 넘기는 과정에서 이용 한도를 재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관련 유동화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사는 시장점유율(MS)을 늘릴 수 있고, 대기업은 카드결제 규모 확대를 노릴 수 있다. '윈윈' 효과를 겨냥한 일종의 규제차익(regulatory arbitrage) 전략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카드사, '카드대금채권 유동화' 조달 확대

지난달 대기업 카드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 물량은 1조 1106억원 수준이었다. ABCP와 ABSTB가 각각 4591억원, 6515억원 발행됐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 우리카드 등이 기업 카드대금채권을 활용해 적극 조달에 나선 결과다.

해당 카드사는 제조업체 카드대금채권을 적극 활용해 조기에 유동성을 확보했다. OCI와 현대제철, 삼화페인트공업, LG디스플레이, 현대종합특수강, 효성중공업, SK하이닉스, 대우건설 등에 대한 카드대금채권이 주요 기초자산으로 활용됐다. 이밖에도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 SK네트웍스 등의 카드대금채권이 유동화 시장에서 소화됐다.

단기자금 시장이 은행 중심으로 재편되자 카드사가 이같은 방식의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카드사들도 콜금리로 조달이 가능했지만 단기 시장에서 은행이 부상해 돈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어차피 받을 카드대금채권을 팔아 단기 조달에 나서는 모습"이라며 "일이년 전부터 몇몇 카드사의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조업체에 대한 시장점유율 확대차원에서 관련 조달을 늘리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카드대금채권을 SPC에 넘겨 카드대금채권이 줄어든 만큼 해당 기업들에 대한 결제 한도를 늘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이 카드를 많이 쓸수록 받을 수 있는 수수료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수익에도 도움이 되는 셈이다.



◇제조사, 한도·만기 확대 수혜…신용위험은 '주의'

제조사 입장에서도 해당 조달에 따른 수혜를 겨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전략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금결제 기일이 ABCP나 ABSTB 만기까지 늘어날 수 있는 데다 차입을 줄일 수 있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드결제 금액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카드대금채권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기업들 역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카드 이용 금액은 차입금으로 잡히지 않다보니 그들에게도 유리한 조달방법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 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초자산으로 활용할 카드대금채권 대상 기업을 선별 시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상환 리스크가 큰 곳들을 중심으로 검토하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관련 유동화 기초자산으로 활용된 카드대금채권 채무자는 대부분 크레딧 이슈가 부상한 기업들이었다. 실적 저하로 유동성이 악화된 LG디스플레이와 재무부담 심화로 보유 자산 매각 등 자금 확보에 나선 CJ그룹사 등이 카드대금채권 채무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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