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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출신 정호영 사장의 첫 주문 "부채비율 개선" LG디스플레이, 2018년 최악의 실적 기록…투자 속도 조절로 재무구조 개선 시사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09 08:23:48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의 구원투수로 올라선 정호영 사장의 첫 일성은 부채비율 감소였다. 올해 흑자전환 속도보다 부채비율 감소 등 재무구조 개선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LCD 생산 비중을 줄이고 OLED로 전환하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 사장의 발언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나왔다. 기자간담회의 주된 내용은 LCD에서 OLED 전환이었지만 정 사장의 주 전공인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메시지가 자본시장에선 더 큰 관심이었다.

정 사장은 "부채비율과 현금흐름 개선 속도는 흑자전환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부채비율은 2018년까지 유지했던 100% 초반 수준까지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안정적으로 부채를 관리했다. 2011년 말에 148.4%를 기록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줄여 2014년 94.9%, 2015년 77.7%, 2016년 84.8%, 2017년 94.6%로 100% 이하를 꾸준히 유지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부채비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무기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경쟁에 뛰어들어 위기가 커지던 시기였다.



지난 몇 년간 중국 기업들의 저가 공세로 실적이 부진했다. 이 같은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OLED 전환 투자에 나섰고 중국 광저우와 경기 파주에 대규모 공장 건설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지난 3년간 투입한 금액은 22조원에 달한다.

LCD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부진에 투자 확대까지 겹치면서 LG디스플레이는 부채비율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2018년 말에 122.9%로 다시 100%를 넘겼고 작년 3분기 말에는 161.4%까지 치솟았다. 부채총계도 늘기 시작하면서 2018년 말에 18조2895억원에서 작년 3분기 말 23조1171억원으로 3개 분기만에 26.4% 증가했다.

지난해 차입금도 급증하면서 3분기 말 기준으로 13조4290억원, 순차입금은 10조5910억원을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같은 순차입금을 기준으로 실효이자율을 고려할 경우 연간 3500억원 수준의 금융비용이 발생한다고 추정했다. 아울러 적자를 내면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도 -15.6배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이면 한계기업으로 분류한다.

정 사장은 이처럼 지난해 대규모 적자와 재무 악화를 기록하는 가운데 '구원투수'로 사장에 취임했다. LG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통하는 그는 지난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관리자)로 안살림을 챙긴 경험이 있다. 취임 직후 재무 개선과 흑자 전환이라는 두 가지 과제에 매달렸다.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조직 슬림화였다. 지난해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면서 인력 감축에 나섰다. LCD 생산 조직을 축소하고 해당 인력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플라스틱OLED(P-OLED)로 전환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 지으면서 올해는 설비투자비(CAPEX) 부담을 줄였다. 재무 개선에 대한 자신감은 이 같은 노력에 기초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의 키는 투자 속도 조절이다. 정 사장은 "지난 3년간 시설투자에 22조원, 연평균 7조원 이상을 투자를 진행했는데 올해와 내년은 대규모 확장의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만큼 3조원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연간 감가상각비로 반영되는 비용도 5조원 내외로 현금흐름이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올해 하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다. OLED 매출 비중을 전체의 50%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 대형 OLED 부문에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할 계획이다. 대신 수익률이 떨어지는 국내 LCD 사업은 차량용 패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라인에서 철수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광저우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하반기 상당히 개선되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작년 하반기까지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나 하반기 경영 정상화의 조건이 하나둘씩 만들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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